죠슈아웡 인터뷰,"홍콩인들 영화 택시운전사 보며 민주화 정신 배웠다..모른척하면 안 돼"
YTN라디오(FM 94.5) [황보선의 스토리]
□ 방송일시 : 2020년 6월 6일 (토요일)
□ 출연자 :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임대근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윤상현 의원? 전혀 없는 일
- 지금 홍콩 상황은 40년 전 광주
- (보안법 통과되면) 정치적 문제 아니라 정보 통제의 문제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앵커 황보선(이하 황보선): 오늘 이 시간은 특별한 초대손님과 특별한 인터뷰를 준비해봤습니다. 바로 홍콩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는데요. 1년 전에 홍콩은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 수백만 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습니다. 시위는 몇 달간 지속되었고, 홍콩 정부와 경찰은 시위대를 과잉진압했죠. 송환법 철회로 잠잠하던 홍콩이 다시 요동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홍콩 국가보안법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홍콩의 불안은 왜 끝나지 않는 걸까요? 자세한 그 내막 알아보고요. 홍콩 현지의 특별한 인물과의 인터뷰, 바로 홍콩 현지의 민주화시위를 지도하고 있는 청년인 조슈아 웡과의 인터뷰까지 준비해봤습니다. 먼저 도움 말씀 주실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의 임대근 교수님부터 소개해드리겠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임대근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이하 임대근): 네, 안녕하십니까.
◇ 황보선: YTN라디오 청취자들에게는 '3분 차이나'로 익숙하신 분이죠. 이렇게 봬니까 참 좋습니다.
◆ 임대근: 네, 반갑습니다.
◇ 황보선: 1년 전으로 먼저 가보시죠. 범죄인 인도 법안, 이른바 '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대규모 집회를 벌였죠.
◆ 임대근: 네, 홍콩이 해외의 여러 나라들하고 범죄인 인도조약이 체결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예를 들면 홍콩 사람이 홍콩 바깥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 데리고 올 수도 없고, 또 홍콩 사람들이 홍콩 경내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경우에, 예를 들면 중국이 범죄인 인도를 요구할 수도 있었거든요.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우려를 표명한 끝에 홍콩에서 작년에 대대적인 송환법에 대해서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죠.
◇ 황보선: 그런데 이번에는 홍콩 국가보안법 때문에 홍콩 전역에서 또 촛불을 들고 있다고 합니다. 홍콩 국가보안법, 어떤 내용이길래 이런 거죠?
◆ 임대근: 홍콩 국가보안법이라고 하는 것은 법률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고요. 홍콩의 홍콩식의 헌법인 홍콩기본법이라고 하는 게 원래 있습니다. 그 기본법 23조를 보면 국가에 반대하거나 국가를 전복하거나 국가를 분열하려고 하거나 혹은 테러를 일으키거나, 이런 것들을 금지한다고 하는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단지 금지한다는 조항만 있을 뿐이지, 이 사람들을 어떻게 처벌하겠다고 하는 처벌조항은 없어요. 그러다 보니까 이게 일종의 선언적인 조항이 되어 버리고 만 거죠. 그래서 이번에 중국 정부에서 나서서 이것을 처벌해야겠다고 하는 조항을 부칙에 집어넣게 된 겁니다. 그런데 그 처벌의 주체가 홍콩이 아니고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우리나라로 따지면 국회 격에 해당하는 그런 기구가 이것을 처벌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겠다. 이렇게 된 겁니다. 그래서 홍콩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홍콩 자치에 말이 안 된다고 해서 아주 강하게 반대하고 있는 그런 상황입니다.
◇ 황보선: 그러면 이렇게 홍콩의 민주화운동 과정의 상징적인 인물이지 않습니까? 그게 바로 우리가 사실 많이 들었던 이름인데, 데모시스토당의 비서장. 조슈아 웡입니다. 이 사람, 어떤 인물입니까?
◆ 임대근: 네, 비서장이라고 하면 우리나라로 하면 사무총장쯤 되는 직책이고요. 영어 이름은 조슈아 웡, 그런데 홍콩 분들은 다 영어 이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대외적으로 이렇게 쓰고 있고요. 한자로 따지면 황지봉이 되겠습니다. 광동어로 하면 웡즈펑, 이렇게 읽는다고 하는데요. 저는 광동어는 못 합니다만. 1996년생입니다. 그러니까 올해 우리 나이로 따지면 24살, 만 나이로 따지면 23살쯤 되는 아주 젊은 청년인데요. 이분이 17살 때부터 민주화운동을 시작합니다. 홍콩을 민주화 자유의 가치를 가지고 지켜야겠다고 해서요. 학민사조라고 하는 단체를 결성해서 민주화운동을 하게 되는데요. 왜 그랬냐 하면 2011년도에 중국 정부가 홍콩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서 이른바 국민교육계획이라고 하는 것을 발표합니다. 이게 중국의 입맛에 맞는 학생들을 길러내겠다고 하는 거였기 때문에 이런 시도에 이 젊은이가 나서서 자기 친구들끼리 이 조직을 결성해서 우리는 그 교육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렇게 아주 격렬하게 운동을 시작을 했죠. 그런데 이 친구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들어가고, 또 활동을 하게 되면서 학민사조는 중고등학교 조직이었기 때문에 이거는 발전적으로 해체해서 데모시스토당이라고 하는 정당을 창당했고요. 거기 사무총장을 맡으면서 지금까지도 민주화운동에 투신하고 있습니다.
◇ 황보선: 아까 이름을 말씀하셨는데, 마지막 글자가 봉(鋒) 자가.
◆ 임대근: 네, 그렇습니다. 아주 첨예하다고 할 때 쓰는 그런 봉(鋒) 자입니다.
◇ 황보선: 그 이름에서도 뭔가 이 사람이 무슨 일을 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 제가 보기에는 읽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 임대근: 네, 정확하게 지적하셨습니다. 아주 날카로운 예봉, 이런 것들을 보여주는 그런 이름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 황보선: 이름값을 하면서 살아가는 젊은이라고 봐도 되겠네요. 2014년에 홍콩 민주화시위, 우리가 '우산혁명'이라고 하는데, 이것을 이끈 말씀하신 조슈아 웡과 임대근 교수님께서 직접 인터뷰를 진행하셨다고 제가 들었습니다.
◆ 임대근: 네, 그렇습니다.
◇ 황보선: 진행해보시니까 어떻습니까?
◆ 임대근: 저도 직접 목소리를 들은 건 처음이었는데요. 말이 굉장히 조리가 있고요. 아주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또 굉장히 당차고, 아주 강인한 청년이구나, 하는 것을 멀리서 전해온 전화 목소리였습니다만, 그런 것을 아주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황보선의 스토리를 위해서 임 교수님께서 직접 진행해주신 이 인터뷰 들으면서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슈아 웡이 설명해주는 홍콩 상황, 그리고 한국에 던지는 메시지까지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 임대근: 우선 홍콩의 오늘 분위기가 어떤지 여쭤보려고 합니다. 마침 제가 지금 녹음을 진행하고 있는 이 시간이요. 6월 4일 오후인데요. 천안문 사건이 일어난지 3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매년 오늘이 되면 홍콩에서는 천안문 사건의 희생자를 기리기 위한 추모집회가 열렸는데요. 오늘 홍콩의 분위기 어떤가요?
◆ 조슈아 웡: 지난 31년 동안 홍콩 사람들이 매년 추모기념을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 처음으로 정부가 나서서 금지를 했습니다. 원래 저녁에 촛불집회가 있을 예정이었는데요. 이를 통해서 북경이 얼마나 홍콩에 대해서 얼마나 심하게 탄압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리에 나가서 시위를 할 예정입니다.
◆ 임대근: 홍콩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많은 분들이 지금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사실은 조슈아 웡 씨께서도 2015년에 자서전을 발간을 하셨죠. '나는 좁은 길이 아니다'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셨는데요. 얼마 전에 한국에도 이 책이 번역돼서 나왔습니다만, 여기서 이렇게 말씀을 하셨어요. 대체 미래를 바꿀 의지를 가진 불복종자는 아직 몇이나 남아있는가. 어떠신가요? 2020년 6월, 지금 홍콩의 불복종자는 얼마나 남아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조슈아 웡: 홍콩은 작년부터 지금까지 총 8000명이 체포됐고, 1300명이 기소됐고, 100여 명이 지금 감옥에 가 있습니다. 북경이 이렇게 일국양제를 일국일제로 완전히 바꾸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할수록 더 많은 홍콩 사람들을 깨어나게 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구의원 선거에서 무려 85%의 의석이 민주파에게 넘어갔습니다. 이를 통해서 보면 더 많은 홍콩 사람들이 북경에 반항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 임대근: 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중국 정부의 압력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시위 진압과정에서 인권침해도 엄청나게 일어나고 있다고 하는 소식이 있던데요? 실상은 어떤가요?
◆ 조슈아 웡: 홍콩에서 지금 대규모의 체포가 이루어졌고, 무려 8000명의 시위자가 체포됐습니다. 이 8000명이라고 하는 숫자가 현재 홍콩 감옥에 가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숫자입니다. 아시겠지만 경찰이 비비탄을 기자의 눈에 쏜다거나 3만 개의 최루탄을 발사한다거나 심지어 여성 시위자가 경찰서에 잡혀가서 집단 성폭행을 당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제가 보기에 지금 홍콩의 상황이 딱 40년 전 한국 광주의 상황과 똑같습니다.
◇ 황보선: 인터뷰를 진행하신 날이 지난 6월 4일이니까 천안문 사태 31주년 아닙니까? 홍콩 시민들한테는 굉장히 특별한 날인데요.
◆ 임대근: 네, 그렇습니다. 천안문 사건은 1989년에 일어났습니다. 그래서 올해가 31주년이 되는 해였고요. 그리고 이 천안문 사건은 홍콩인들에게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입니다. 북경에서 일어나기는 했지만 민주화운동이 무력에 의해서 진압된 사건이기 때문에 이것이 곧 홍콩의 미래일지 모른다고 하는 그런 불안감이 홍콩인들에게는 늘 있어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홍콩의 민주화를 지켜야겠다고 하는 많은 홍콩 시민들이 매년 이 날만 되면 함께 모여서 당시 천안문 광장에서 희생됐던 무고한 시민들을 추모하는 집회를 늘 열어 왔습니다. 그래서 그것이 30년 동안이나 한 번도 빠지지 않고 계속 되어 왔거든요. 그런데 올해 31주년이 되는 해에 작년에 그런 대규모 시위가 벌어진 것에 놀란 홍콩 정부가 역시 31주년의 추모집회를 불법시위라고 규정하고, 추모집회를 열지 못하도록 그렇게 조치를 취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홍콩 정부가 금지를 한 것이지만 사실상 그 뒷배경에 중국 정부가 있다고 하는 것은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콩 시민들은 6월 4일 저녁에 모여서 천안문 광장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집회를 강행했습니다.
◇ 황보선: 그랬군요. 조슈아 웡이 시위과정에서 8000명이 체포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숫자만 들어서는 규모가 감이 안 옵니다.
◆ 임대근: 8000명이라는 숫자가 조슈아 웡도 인터뷰하면서 이야기했습니다만, 현재 홍콩의 감옥에 수감되어 있는 사람 수보다 더 많은 숫자다,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우리가 홍콩 인구를 따져볼 필요가 있어요. 홍콩의 인구가 대체로 750만 명 전후가 되거든요. 계산하기 쉽게 800만 명이라고 우리가 생각을 해보면요. 1000명 중 한 명은 지금 체포가 된 겁니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1인 가구로 치면 아파트 세대가 한 명씩 살고 있다고 하면 1000세대 중에서 한 명이 잡혀간 겁니다. 그런데 아파트에 우리가 한 명씩 살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4인 가구 기준이라고 하면 250가구 중에 한 명은 잡혀간 겁니다. 그러니까 아마 청취자 여러분들 살고 계시는 아파트 단지가 몇 세대인지를 따져보시면 예를 들어서 1000세대라고 하면 4명 정도는 같은 단지 안에서 체포가 된 겁니다. 그러니까 이게 바로 내 이웃들에게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고, 그것은 곧 나의 일이다. 이렇게 지금 홍콩 사람들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그러면 이런 상황 속에서도 홍콩 시민들이 거리로 계속 나서고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임 교수님의 인터뷰 계속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 임대근: 최근에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전인대,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 의하면 중국 전인대회가 홍콩 기본법을 해석할 수 있는 해석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것을 발동해서 홍콩 국가보안법을 만든 것이다. 이렇게 주장을 하고 있는데요. 이런 논리에 대해서는 어떻게 반박하실 수 있을까요?
◆ 조슈아 웡: 사실 보안법은 전 세계 어느 나라에나 다 있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해석방법은 조금 다릅니다. 북경의 해석법 같은 경우에는 시진핑을 비판하기만 해도 국가를 전복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게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고요. 그리고 제가 보기에 앞으로 보안법이 시행되면 더 이상 홍콩 사람을 체포할 사람이 경찰이 아니라 비밀경찰이 될 것이고, 홍콩 사람을 재판할 사람도 홍콩 법정이 아니라 북경 법정. 심지어 홍콩 사람을 감옥에 가둘 때도 홍콩이 아니라 북경에 가둘 것 같습니다. 이것이 일국양제를 완전히 일국일제로 만드는 것입니다.
◆ 임대근: 그래서 그렇게 보안법을 막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는군요.
◇ 황보선: 전인대회 입장을 물으셨는데, 이거 조슈아 웡이 제대로 답을 안 한 거 아닙니까?
◆ 임대근: 그렇습니다. 사실은 제가 이 질문을 드린 이유는요. 저는 아무래도 공부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학자의 입장에서 이 입법과정의 논리가 궁금했어요. 왜냐하면 중국 정부도 아무렇게나 이런 입법을 진행한 것은 아니고, 자신들의 논리가 있어서 이것을 추진한 것이기 때문에 이것에 대해서 조슈아 웡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느냐고 하는 반박논리를 들어보기 위해서 질문을 그렇게 드렸는데요. 일종의 법리라고 하지 않습니까? 법의 이치. 법리를 따져보기 위해서 물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저의 개인적인 호기심이기도 했지만 사실은 이 법리가 어떤 논리와 논리가 충돌됐을 때 어느 쪽을 우리가 더 논리적으로 받아들일까 하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문제이기 때문에 그렇기도 했습니다만, 조슈아 웡은 민주 운동가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입법과정의 이런 논리보다는 이것이 입법된 이후의 결과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어떤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인가에 대해서 훨씬 더 우려와 관심이 많은 것으로 그렇게 보입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그러면 계속해서 인터뷰 들어보겠습니다.
◆ 임대근: 그런데 이런 사태에 대해서요. 미국 정부에서 아주 강하게 반발을 하고 나섰습니다. 하지만 지금 미국은 국내 상황이 좋지 않죠.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시위 사태로 미국이 혼란에 빠져 있는데요. 그런 미국의 시위 모습을 보시면서 인권 운동가로서 또 어떤 생각을 하셨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조슈아 웡: 네, 경찰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전 세계 어느 나라나 다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봐도 개혁은 필요합니다. 문책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보안법 같은 경우에 홍콩과 미국이 매우 다릅니다. 미국은 어쨌든 선거를 통해서 대통령을 바꿀 수 있지만, 홍콩 사람은 투표권까지 빼앗겼습니다.
◆ 임대근: 네, 그렇군요. 이런 상황에서 영국의 대표적인 금융기업이죠. HSBC은행은 홍콩 국가보안법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이게 중국 정부의 압박 때문이라고 하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외부의 압박까지 이어나간다고 하면 앞으로의 저항은 더 힘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싶은데요.
◆ 조슈아 웡: 북경의 홍콩에 대한 압박이 날로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어떻게 보면 백색공포가 더 심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보안법이 시행되면 더 심각한 문제가 정치가 아니라 정보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는 것입니다. 심지어 페이스북의 CEO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보안법이 시행되면 더 이상 홍콩에서 페이스북을 서비스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다.
◇ 황보선: 답변 내용 중에 선거권을 빼앗겠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이게 무슨 이야기입니까?
◆ 임대근: 빼앗겼다는 표현을 쓰기는 했습니다만,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선거권을 아직 가지고 있지 않다고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이거는 무슨 말이냐면 홍콩의 행정장관이죠. 그러니까 홍콩의 최고 통치자입니다. 행정장관을 뽑는데 이게 우리처럼 직선제가 아니고, 간선제입니다. 그런데 간선제는 보통 선거인단을 먼저 뽑아서 선거인단이 행정장관을 뽑게 되는 이런 상황이 되는데요. 간선제에 들어갈 수 있는 선거인단이 1200명인데요. 1200명을 어떻게 구성하냐 하면 여러 직군들에서 뽑는 직능별 선거인단이 있고요. 또 홍콩의 의회죠. 구의회를 대표하는 구의원들. 그다음에 홍콩 전체 입법의원들. 그리고 중국의 전국인민대표대회 파견되는 전인대회 의원들. 그리고 중국의 인민정치협상회의라고 하는 기구가 또 있습니다. 여기에 참여하는 의원들. 이렇게 1200명 정도가 구성이 되어 있어요. 그런데 이 1200명도 직선제로 뽑는 게 아니고, 이 1200명을 투표할 수 있는 사람들이 약 24만 명 정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750만 명이 아까 홍콩의 인구라고 말씀드렸는데, 아주 일부만이 참여하는. 그런데 이 24만 명은 대부분 중국과 친한 사람들로 구성되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조슈아 웡이 우리는 직선제에 대한 권리가 없다고 하는 뜻으로 빼앗겼다, 이런 표현을 쓴 것으로 그렇게 보입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아까 인터뷰 내용에도 잠깐 나왔지만 영국의 HSBC은행이 보안법지지 입장을 낸 것에 대해서도 조슈아 웡이 상당한 우려를 표했습니다. 미국의 반발에 이유가 있다는 것이 우리가 많이 들었고, 보도가 되기도 했습니다만, 중국이 홍콩 보안법에 집착하는 데에도 큰 그림이 있다,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 임대근: 네, HSBC은행뿐만 아니라 지금 스탠다드차타드 은행도 보안법을 지지하겠다고 하는 입장을 냈고요. 중국의 입장에서는 그러면 왜 이렇게 말씀하신 대로 홍콩 국가보안법에 집착을 할까. 첫 번째는 우선 작년에 일어났던 홍콩의 대규모 시위를 보고 너무 놀랐습니다. 중국 정부가. 이렇게 홍콩에서 민주화시위가 일어나면 홍콩을 통치하는 데 굉장히 큰 문제가 되겠다고 해서 우리가 볼 수 있는 대로 홍콩 자체를 잘 관리해야겠다고 하는 의도가 첫 번째라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죠. 그런데 어떤 사건은 꼭 그렇게 단순하게 한 가지 이유 때문에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여기에 보면 중국 정부가 미국이나 서양 세계가 반발할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상황 속에서도 홍콩 국가보안법이라고 하는 이런 카드를 꺼내든 데에는 중국의 궁극적인 노림수. 그것은 세계질서를 재편하겠다고 하는 노림수가 있다. 그 과정에서 홍콩을 지렛대로 삼겠다고 하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것은 다시 말씀드리면 전체 판을 흔드는 데 홍콩이라고 하는 한 지점을 흔들어서 세계의 동서양 구도, 중국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중미, 미중 구도를 흔들어보겠다고 하는 의도가 도사리고 있다고 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미국과 중국이 싸우는 것은 좋은 일은 아닙니다만, 중국 입장에서 보면 싸움이 일어나야 우리가 누가 내 편이고, 누가 다른 사람 편인지를 분명히 알 수 있게 되지 않습니까? 그런 과정을 통해서 중국이 사실은 홍콩이라고 하는 지렛대를 통해서 누가 자기를 지지해주고, 누가 자기들과 반대편에 서는지를 확실히 하려고 하는 그런 의지도 있다. 이렇게 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홍콩 문제를 통해서 동아시아 질서, 나아가서는 세계 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을 통해서 이런 문제들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텐데요. 그렇기 때문에 홍콩 문제는 단지 우리에게서 멀리 떨어진 어떤 지역의 문제가 아니고, 우리하고도 굉장히 밀접하게 연관이 있는 그런 문제다. 이런 인식을 우리가 가질 필요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황보선: 조슈아 웡이 한국에도 메시지를 전했다, 이렇게 들은 것 같은데요?
◆ 임대근: 네, 그렇습니다. 한국 정부, 그리고 한국 국민들에게도 홍콩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해주기를 바란다, 이런 내용을 아주 강력하게 요청했습니다.
◇ 황보선: 그랬군요. 함께 들어보시겠습니다.
◆ 임대근: 얼마 전 한국에서 번역·출판된 자서전에서 한국의 독자들에게 이런 메시지를 전해주셨는데요. 오늘은 광주, 내일은 홍콩이 되기를 소망한다, 이런 말씀을 하셨어요. 한국 시민들에게 특별히 연대의식을 느끼는 이유가 있으실까요?
◆ 조슈아 웡: 홍콩 사람이 한국의 민주화운동에 관한 세 편의 영화를 봤습니다. <택시운전사>를 비롯해서요. 한국 사람들이 민주화운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굴복하지 않고 하는 그런 정신을 배웠습니다. 제가 바라는 바는 홍콩도 언젠가 자유를 얻고, 한국처럼 직선제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임대근: 네, 한국의 영화가 홍콩에서 그러한 역할을 하고 있군요.
◇ 황보선: 한국 영화 이야기를 했습니다?
◆ 임대근: 네, 그렇습니다. 한국 영화 <택시운전사>죠. 광주 민주화운동을 다룬 영화로 아주 인기를 끌었는데요. 이 영화가 홍콩에서도 상영이 됐고, 또 홍콩 시민들도 이것을 보면서 많은 공감대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한류라고 하는 것이 그냥 오락거리로서 해외에 나가서 젊은이들의 유흥만을 도와주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고, 상당히 민주화운동이나 이런 정치사상적인 측면에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류를 어떻게 볼 것인가, 라고 하는 해석을 할 때요. 그런 측면에서도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합니다.
◇ 황보선: 조슈아 웡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시죠.
◆ 임대근: 얼마 전에는 한국의 윤상현 의원하고 연락이 돼서 만나기로 했다, 이런 보도가 한국에서 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직접 밝히셨는데요. 그 일은 또 어떻게 된 걸까요?
◆ 조슈아 웡: 이것은 완전히 없는 일입니다. 저도 많이 당황했습니다. 하지만 저도 이런 국회의원이나 다양한 당파하고 교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임대근: 그러셨군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여쭤보겠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정부에 아쉬움을 전하기도 하셨는데요. 한국 정부, 그리고 한국 국민들에게 바라는 바를 마지막으로 말씀을 부탁드리겠습니다.
◆ 조슈아 웡: 동아시아의 다른 나라에서, 예를 들면 일본이나 대만에서도 홍콩 상황에 대해서 많은 관심을 가져줬고, 보안법에 대해서 비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한국 정부도 역시 태도를 분명히 밝혔으면 좋겠습니다. 홍콩이 앞으로 보안법이 정말 시행되면 아마 중국 대륙처럼 방화벽이 작동돼서 더 이상 정보들이 많이 차단될지도 모르겠습니다.
◆ 임대근: 그런데요. 한편으로는 이런 이야기도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중국과 홍콩 일에 이래라저래라 할 수는 없다는 의견인데요. 일종의 내정간섭이라고 보는 관점입니다. 이런 관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 조슈아 웡: 세계 40개국 이상의 정상들이 다 입장을 밝혔습니다. 여기서 G7 회원국부터 시작해서 유럽, 심지어 아프리카까지도 보안법에 대한 반대의사를 밝혔는데 한국만이 아무런 표현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보안법이 시행되면 한국하고 홍콩 사이의 상업적인 이익도 분명히 손해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까 모른 척하시면 안 됩니다.
◆ 임대근: 네, 잘 알겠습니다. 오늘 굉장히 바쁜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은데요. 이렇게 바쁜 와중에서도 시간 내주셔서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홍콩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과 함께했습니다.
◇ 황보선: 교수님, 지금까지 조슈아 웡과 인터뷰 같이 들어봤는데, 마지막 부분에 보니까 우리 정부한테 바라는 바를 이야기했는데, 지금 우리 정부는 입장 표명을 안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 임대근: 모르긴 몰라도 우리 정부가 아마 고민이 많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사실은 문재인 대통령이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보여주시는 태도는 굉장히 친절하고, 또 광주 민주화운동을 어루만지려고 하는, 정서적으로도 그렇고요. 또 제도적으로도 그렇고, 그런 입장을 계속 취해오지 않았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홍콩에서의 민주화운동도 광주민주화 운동하고 상당히 결을 같이 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충분히 개인적으로는 그런 홍콩 민주화운동에 대해서 동질감을 느끼시고 계실 것 같아요. 하지만 이게 그런 개인적인 감정이나 이런 문제로 국가의 정책을 결정할 수는 없기 때문에 아마 곤혹스러운 부분이 많을 것 같은데요. 사실은 우리 정부는 그동안 어색해졌던 한중관계를 개선하기 위해서 최근에 집중적으로 노력을 해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상반기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방한을 하느냐, 마느냐, 이런 이야기도 계속 나오고 있고요. 상반기가 얼마 남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렇기 때문에 한중관계를 개선해야겠다고 하는 큰 목표를 가지고 있는 정부로서는 홍콩문제에 대해서 어설프게 입장을 표명했다가 다 잃게 되는 그런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국익이 어디에 있는가 하는 것을 가장 염두에 두고 이 문제를 풀어나가려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 황보선: 지금 교수님께서 상당히 오랫동안 인터뷰를 진행하셨는데, 제가 언뜻 듣기에도 매우 능수능란하게 통역을 해주시는 분이 계신데, 어떤 분이십니까?
◆ 임대근: 네, 중국어는 표준어가 북경을 중심으로 있고, 여러 방언 체계가 있습니다. 광동어도 굉장히 큰 방언 중 하나인데요. 조슈아 웡이 아마 표준어를 할 줄 알 겁니다. 제 생각에는. 그런데 아마 자기의 정체성 때문에 일부러 광동어로, 지금 홍콩에서 주로 쓰는, 광동어로 진행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통역 분을 구하려다 보니 한국에는 광동어를 하실 줄 아는 분이 굉장히 적습니다. 광동에서 한국에 와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공부하고 계시는 리투 씨를 저희가 섭외를 했습니다.
◇ 황보선: 그렇군요. 정말 조슈아 웡과의 귀중한 인터뷰 함께해주셨고, 이 인터뷰를 스토리를 통해서 설명도 해주시고 하셨는데요. 어떻습니까? 나오신 김에 괜찮은 곡 한 곡 교수님께서 신청해주시면 좋겠는데요.
◆ 임대근: 신청곡에 대한 권리를 저한테 주시는 거군요. 감사합니다. 홍콩 민주화, 그러면 요즘에 많이 이슈가 되고 있는 노래 중에 우리 광주 운동을 상징하는 노래 중 '임을 위한 행진곡,' 이런 노래도 있습니다. 홍콩에서도 현재 많이 불리고 있고요. 시위 과정 중에. 아마 임을 위한 행진곡은 최근에 많이 들어보셨을 것 같아서, 저는 오늘 홍콩 시민들의 갈증을 잘 나타내주는, 그리고 홍콩의 민주화가 잘 풀려갔으면 좋겠다고 하는 홍콩의 미래를 기원하면서 조금은 밝은 목소리로 안치환 씨가 부른 '타는 목마름으로'라는 노래가 있습니다. 그것을 신청을 해보겠습니다. 될까요?
◇ 황보선: 그러면 같이 안치환의 '타는 목마름으로' 들으면서 마무리하고요. 지금까지 한국외대 글로벌 문화콘텐츠학과의 교수이자 저희 YTN라디오의 '3분 차이나' 진행하시는 임대근 교수님께서 나오셔서 저희와 함께 좋은 시간 가졌습니다. 감사합니다.
◆ 임대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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