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호랑이머리 달린 중국제 청자호 백제무덤서 국내 첫 출토

2018. 7. 15.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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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 머리상이 달린 1600여년전 중국제 청자항아리(청자호수호)가 경기도 하남 백제 고분군에서 국내 최초로 나왔다.

15일 고고학계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 유물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해온 하남시 감일, 감이동 일대의 공공주택조성터의 백제 고분군에서 출토됐다.

계수호의 경우 공주 수촌리 등 충청권 백제고분군에서 흑색유약을 입힌 항아리(흑유호) 형식으로 간간이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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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남 감일동 한성백제 귀족무덤서 발견
호랑이상 장식한 중국 청자는 국내 첫 출토
물 따르는 부위 호랑이 머리로 장식
4~5세기 중국 남북조시대 청자제품
금알갱이 붙인 누금구슬도 나와 눈길

[한겨레]

호랑이 머리장식이 물을 따르는 주구에 달린 4~5세기의 청자호수호. 하남 감일동 백제 고분군에서 국내 처음 출토된 동진시대의 중국 도자기다.

호랑이 머리상이 달린 1600여년전 중국제 청자항아리(청자호수호)가 경기도 하남 백제 고분군에서 국내 최초로 나왔다.

다른 쪽에서 바라본 하남 고분군 출토 청자 호수호의 모습.

15일 고고학계와 문화재청 등에 따르면, 이 유물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고려문화재연구원이 조사해온 하남시 감일, 감이동 일대의 공공주택조성터의 백제 고분군에서 출토됐다. 조사 구역은 2016년 연말 이래로 4~5세기 한성백제 시대 귀족층 무덤인 구덩식돌방무덤(횡혈식 석실분) 52기가 역대 최대규모로 발견되면서 고고학계의 시선이 집중됐던 곳이다. 청자호수호는 잔존높이 21cm, 최대 직경 22cm의 크기이며, 4~5세기 중국 남북조시대 동진에서 만든 것으로 보고있다. 국내 고대 유적에서는 처음 확인되는 당대의 최고급 도자기로, 고분군과 다른 출토 유물들의 연대를 가늠하는 기준 유물로 평가된다.

청자호수호는 물을 담는 용도로 추정되는 병모양 항아리다. 물을 따르는 부위(주구)를 작은 호랑이 머리상으로 빚어 장식한 것이 눈길을 끈다. 발굴된 무덤에서는 비슷한 모양의 청자항아리 주구에 닭머리를 놓은 계수호(잔존높이 24cm, 최대직경 25cm)도 함께 발견됐다. 계수호의 경우 공주 수촌리 등 충청권 백제고분군에서 흑색유약을 입힌 항아리(흑유호) 형식으로 간간이 나온 바 있다. 하지만, 감일동 고분군처럼 청자로 된 호수호와 계수호가 출토된 것은 전례가 없다.

물과 술 등을 담는 도자용기 표면에 동물상을 장식하는 것은 중국 후한대와 남북조시대 길상적 사고가 반영된 특유의 조형적 스타일로 꼽힌다. 한성백제와 교류가 활발했던 4~5세기 남북조 시대의 이런 동물상 장식 청자는 백제 왕실, 귀족한테 각광받은 수입품으로 백제무덤 등에서 종종 부장품으로 나오곤 한다. 제작시기가 특정되어 있어 학계에서는 유적들의 시기를 가늠하는 잣대 구실을 해왔다.

한성백제기 서울, 경기권 일대 유적에서는 처음 확인된 누금기법의 금제구슬.

한편 이 고분군에서는 그동안 신라 고분에서 주로 나왔던 누금기법(금알갱이를 붙이는 장식공예술)으로 꾸민 고급 금제구슬 1점도 함께 출토돼 학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누금기법으로 장식한 이 금제구슬은 크기가 매우 작은 초소형으로 서울, 경기지역 한성백제시대 유적에서는 처음 확인되는 희귀유물이다. 위 아래 반구를 맞붙인 뒤 미세한 금알갱이를 정교하게 붙여 장식했다. 누금기법은 실크로드를 통해 전래된 고도의 공예술로 꼽힌다. 그동안 신라권 고분의 부장품에서 주로 나타났던 유물이어서 한성백제시대 공예문화의 국제성을 새롭게 엿볼 수 있다. 조사단은 16일 오후 3시 발굴현장에서 공개설명회를 연다. 노형석 기자 nuge@hani.co.kr, 사진 고려문화재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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