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염없이 눈물만..' 크레인 사고 생존자 동료 사망 알고 오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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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명단 좀 봐주세요. 박○○ 있는지 좀 봐주세요."
지난 9일 오후 발생한 경기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로 중상을 입은 근로자 A(38)씨가 화성 동탄 한림대 병원에서 깨어나 가족들에게 처음 한 말이다.
A씨는 몸이 괜찮으냐는 가족들 질문에 "나는 문제 없다"며 친구 박모(38)씨의 생존 여부를 거듭 물었다고 한다.
그러나 A씨는 친구 박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는 자신이 살았다는 사실이 죄스럽게 여겨지는 듯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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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연합뉴스) 강영훈 류수현 기자 = "사망자 명단 좀 봐주세요. 박○○ 있는지 좀 봐주세요."
지난 9일 오후 발생한 경기 용인 타워크레인 사고로 중상을 입은 근로자 A(38)씨가 화성 동탄 한림대 병원에서 깨어나 가족들에게 처음 한 말이다.
A씨는 몸이 괜찮으냐는 가족들 질문에 "나는 문제 없다"며 친구 박모(38)씨의 생존 여부를 거듭 물었다고 한다.
그는 머리나 가슴 부위를 크게 다친 다른 부상자들에 비해 그나마 부상 정도가 덜하다.
오른쪽 발목뼈 3개와 발가락 1개, 왼손 손가락 1개가 부러졌다. 꼬리뼈도 다쳤으나 다행히 신경을 건드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됐다.
몸 곳곳에는 찰과상이 가득하다. 턱부위는 크게 찢어져 여러 바늘을 꿰맸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A씨의 친척 윤모(48)씨는 "의사가 '어딘가에 걸쳐져서 다른 사람들에 비해 덜 다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며 "당사자는 '눈을 떠보니 병원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사고 당시 완전히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번 사고로 죽거나 다친 7명의 근로자는 타워크레인 75m 높이에서 작업하다가 추락했다.
A씨가 목숨을 건진 것은 천운이라고 할밖에 달리 설명이 어려운 대목이다.
그러나 A씨는 친구 박씨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는 자신이 살았다는 사실이 죄스럽게 여겨지는 듯 눈물을 쏟았다고 한다.
A씨 여동생(28)은 "동료가 3명이나 사망한 데다, 그중에 친구가 포함됐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 오빠는 계속 울기만 했다"라며 고개를 떨궜다.
급한 치료를 마친 A씨는 거주지인 부산 지역의 한 대형 병원으로 이송됐다.
다른 부상자 윤모(37)씨는 수원 성빈센트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다.
최모(43)씨 등 2명은 수원 아주대병원 중증외상센터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으나 외부인의 접근이 엄격히 제한되고 있다.
박씨 등 사망자 3명은 수원과 용인의 병원에 각각 안치돼 있다.
사망자와 부상자 가족들은 밤사이 부산 등지에서 황망히 올라와 병원을 찾았다.
kyh@yna.co.kr, yo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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