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광장] 미래권력 'AI'를 주목하라

동성혜 제주특별자치도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

동성혜 제주특별자치도 서울본부 대외협력팀장

"권력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에서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0월 제19차 당대회 개막 연설에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이라는 목표를 제시하며 밝힌 말이다. '디지털 레닌주의'라고 이름이 붙여진 이 내용은 권력을 독점한 엘리트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해 레닌주의의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경제를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다. 시진핑 주석의 세계관이나 역사 인식 분석 혹은 '디지털 레닌주의'에 대한 의견은 논외로 하더라도 중국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바라보는 시선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제4차 산업혁명시대' 핵심기술인 빅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로 불릴 만큼 주요 자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빅데이터 활용은 자동차·전자·기계·운송·의료 등 각 산업 분야는 물론이고 마케팅 업무에서는 없으면 안되는 존재가 됐고, 공공정책분야와 정치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무형의 자산인 데이터를 모으기 위한 기업들의 움직임은 혁신적이다. 정보기술 기업들은 데이터 수집을 위해 하늘에 드론과 열기구까지 띄우고 있다. 페이스북은 '아퀼라'라는 태양광 드론을, 구글은 '룬'이라는 열기구를 띄워 오지에서 인터넷을 서비스하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세계 최초의 해저 데이터센터 구축을 추진 중이다. 정부도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의 결정체인 '스마트 시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스마트 시티나 스마트 팩토리 모두 핵심은 실시간 생성되는 빅데이터다.

제주도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전국에서 최초로 공공이 보유한 데이터와 민간의 빅데이터를 융합해 비즈니스 창출이 가능하도록 지역 거점형 민관 융합 데이터 서비스 표준모델과 포털을 구축할 계획이다. 제주도가 공공데이터 포털을 통해 민간에 공개하고 있는 버스운행정보 및 교통, 관광관련 데이터 등의 공공데이터 일체와 ㈜카카오의 주요 생활기반 데이터를 융합한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고 공공데이터 포털을 전면 개편하는 방식이다.

이 사업으로 도내 체류 관광객에 대한 주된 이동경로와 이동수요 등 모빌리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새로운 창업 아이템 발굴 촉진과 함께 제주도내 일자리 창출에도 한몫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공 와이파이를 활용한 스마트관광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정책 활용은 이미 활성화됐다. 2020년까지 제주 전역에 공공 와이파이 5천 곳 이상을 설치해 통신사와 관계없이 누구나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빅데이터 활용만으로는 세계적 흐름을 쫓아가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했던 대통령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가 지난 9월 개설해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이를 기점으로 국민 성장 4대 축의 하나인 혁신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혁신 성장을 위해서는 기업 성장을 위한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정부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성장잠재력을 키워야 한다. 그 중심에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중국은 장기 국가발전 전략을 위해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의 변화를 예고했다. 우리 역시 미래를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동북아 시장 나가서는 국가 생존을 위한 먹거리 산업이 좌우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