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인재 폭풍 지원.. 中 뜨거운 '로봇굴기'

선전(중국)=임경업 기자 2017. 8. 8.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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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오후 중국 선전(深圳)시 선전베이 스타디움.

500여 평 선수 대기실이 '로보마스터' 대회 8강전에 참가한 중국 대학생 300여 명과 로봇 50여 대가 내뿜는 열기로 가득 찼다.

로보마스터는 중국 최대 규모의 학생 로봇경연대회이다.

초청 팀으로 대회에 참가한 미국 워싱턴대팀의 셔먼 시아(21)는 "기업이 핵심 기술 코드를 무료로 배포하고, 로봇 개발비와 부품을 제공하는 대회는 처음"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중국 학생들이 부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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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첨단 로봇기술의 현장 '로보마스터 대회'를 가다]
- 3년차 대회, 195개大 7000명 참가
AI·자율주행·드론 기술 총집약.. 학생들 "곧 세계1위 만들겠다"
- 中 로봇산업 年 36%씩 성장
대회 개발비·부품 모두 지원에 외국 참가자 "中 환경이 부러워"

지난 5일 오후 중국 선전(深圳)시 선전베이 스타디움. 500여 평 선수 대기실이 '로보마스터' 대회 8강전에 참가한 중국 대학생 300여 명과 로봇 50여 대가 내뿜는 열기로 가득 찼다. 대학생들은 "우리가 중국의 로봇 기술을 세계 1위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상하이 자오퉁(交通)대학팀의 류소위(23)는 "지금 중국에서 로봇은 가장 기회가 넘쳐나는 분야이기 때문에 전공 불문하고 인기"라며 "우리 팀원 14명의 전공도 기계전자, 통신, 화학 등 다양하다"고 말했다. 스유(石油)대학팀의 팡자동(24)은 "바이두, 알리바바 같은 IT 기업에서 제의가 온다고 해도 관심 없다. 세상에 없는 로봇을 개발하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라고 했다.

지난 5일 중국 선전에서 열린 로보마스터 대회에서 중국 산둥(山東)과학기술대 학생들이 로봇을 정비하고 있다. 로보마스터는 대학생 7000여 명이 참가하는 중국 최대의 학생 로봇대회다. 사진 속 로봇은 센서와 인공지능(AI)으로 스스로 상대 로봇을 찾아 공격한다. 무인차 자율주행 기술과 같은 원리다. /DJI

로보마스터는 중국 최대 규모의 학생 로봇경연대회이다. 올해 대회에는 예선을 포함해 중국 전역의 195개 대학 7000여 명 학생이 참가했다. 이 대회는 중국 정부와 기업, 대학이 얼마나 로봇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지 잘 보여준다. 중국 1위 드론(무인기) 기업인 DJI가 주최하고, 중국 정부와 20여 IT(정보기술) 기업이 후원하고 있다. 정부는 참가 팀에게 로봇 개발 비용을 지원하고, 대학들은 참가 학생들에게 학점 혜택을 준다. 선전에 본사를 둔 DJI는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점유한 업체로, 학생들에게 자율주행·센서 기술 등 로봇 개발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소스를 무료로 공개했다. 지난해 60만 관중이 인터넷을 통해 경기를 시청했다.

대회는 바퀴로 움직이는 로봇 6대가 한 팀을 이뤄 상대 진지를 공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팀당 1대씩 드론도 배정했다. 대학생들이 개발한 로봇에는 4차 산업혁명의 유망 기술들이 집약돼 있었다. 센서와 AI(인공지능)가 부착된 로봇이 각종 장애물을 피해 목표를 찾아가는 기술은 무인차의 자율주행과 같은 원리다. 드론이 정확한 위치에 공을 떨어뜨리려면 아마존의 드론 택배에 쓰이는 자동 비행 제어 시스템이 필요하다. 탄환을 찾아내 원하는 지점까지 운송하는 로봇은 자동화 물류 창고의 핵심 기술이다.

DJI 소속의 양슈오 대회 총괄 엔지니어는 "로봇들이 보여준 능력은 모두 글로벌 기업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핵심 기술들"이라며 "이 학생들이 대학을 졸업하면 세계를 놀라게 할 기술들을 만들지 않겠느냐"고 했다

중국 정부는 2014년 '로봇 굴기(崛起: 우뚝 섬)'를 선포했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그해 중국과학원 연설에서 "중국 로봇 산업의 기술과 생산력을 향상시켜, 전 세계 로봇 시장을 점령해야 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이 로봇 산업에 있다고 보고, 로봇 산업 육성에 전폭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로보마스터 대회는 그 이듬해인 2015년부터 시작됐다. 지난 3년간 중국 내 400개 대학, 학생 2만명이 로보마스터 대회를 거쳐 갔다.

현재 중국의 로봇 시장은 세계 최대 규모로, 매년 36%씩 성장했다. 국제로봇연맹에 따르면 2015년 한 해 중국에서 판매된 산업용 로봇은 6만8600대로, 유럽(5만대) 전체보다 크고 한국(3만8000대)의 약 2배다. 아직 중국 로봇 기업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30% 내외로, 핵심 부품은 일본과 독일에서 들여오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초청받은 해외 전문가들은 "중국의 로봇 기술이 곧 로봇 선진국들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본 최대의 학생 로봇경연대회 '로보콘'의 심사위원인 토모노리 야노(36) 박사는 "학생들이 개발한 로봇인데도 정교한 사물 인식과 AI를 갖추고 있다"며 "이들이 10년 뒤 핵심 엔지니어가 되면 중국의 로봇 기술도 세계적 수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초청 팀으로 대회에 참가한 미국 워싱턴대팀의 셔먼 시아(21)는 "기업이 핵심 기술 코드를 무료로 배포하고, 로봇 개발비와 부품을 제공하는 대회는 처음"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로봇을 만들 수 있는 중국 학생들이 부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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