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골라주고 라면 추천하고..일본, AI가 손님 끈다
[경향신문] ㆍ라면가게, 고객 얼굴 알아보고 메뉴 추천 AI 로봇으로 인지도 상승
ㆍ안경업체 AI, ‘객관적 안목’으로 제품 추천…“한국도 모델 개발을”
일본 도쿄 하마마쓰의 맛집 중 하나인 라면가게 ‘도리포타 라멘 THANK’에 들어서면 메뉴 자판기 옆에서 아담하고 귀여운 로봇이 맞아준다. 이름은 ‘소타’. 일본에서 유명한 커뮤니케이션형 인공지능(AI) 로봇이다. 소타는 전용 애플리케이션에 등록된 개인정보를 이용해 고객의 얼굴을 알아보고 반갑게 인사한다. 메뉴도 추천해준다. 마치 주인이 단골손님을 맞이하는 것처럼 보인다.
5일 코트라 도쿄무역관에 따르면 이 라면가게는 올해 2월부터 AI 로봇 소타를 활용했다. 비용은 월 3만엔(약 30만원)가량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타를 ‘채용’한 후 라면가게 인지도는 나날이 올라가고 있다. 소타는 고객의 개인정보를 클라우드에서 관리·분석해 고객의 성별과 연령대 등에 따른 선호 메뉴를 파악한다. 이를 토대로 새로운 메뉴도 개발할 수 있다. 코트라는 “단순히 로봇이 존재하는 것만으로 손님을 모으는 시대는 지났다”며 “로봇과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다시 방문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본의 대표적인 안경업체 진스(JINS)는 지난해 11월부터 고객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하는 AI 서비스 ‘JINS BRAIN’을 제공하면서 이목을 끌고 있다. 200여 종류의 안경을 쓴 6만장의 캐릭터 사진을 클라우드에 저장하고 안경과 어울리는지 여부를 직원 3000여명이 판단케 했다. 그 결과를 학습한 AI가 고객에게 어울리는 안경을 추천하고 있다. 고객이 자신의 얼굴 사진을 진스 사이트에 등록한 후 원하는 스타일의 안경을 고르면 AI가 얼마나 어울리는지를 ‘퍼센트(%)’로 알려준다. 매장 직원이 “잘 어울리시네요”라고 말하는 것을 립서비스로 보고 구매를 망설이는 경우도 있지만, AI를 통한 객관적인 분석은 믿음이 간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요즘 AI가 소매업 현장에서 맹활약 중이다. 수요를 예측하고 고객의 재방문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AI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라면가게에서 고객과 소통하는 소타처럼 AI를 통한 얼굴 인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한 침구 전문점은 AI의 영상 분석 기술을 서비스와 마케팅에 접목했다. 매장에 설치된 4대의 카메라가 매장을 방문한 고객의 성별과 연령대뿐만 아니라 가게 앞을 지나간 사람 수까지 정확히 알아낸다. 고객의 행동 분석 결과는 곧바로 마케팅 전략 수정으로 이어졌다. 애초 여성과 고령층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분석 결과 성비는 50 대 50이었고 30대 고객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이를 토대로 침구들을 전면 재배치했다.
일본 시장조사기관인 후지키메라종합연구소는 AI 관련 시장이 2030년엔 2조1200억엔(약 21조5000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1500억엔)과 비교하면 14배나 급성장하는 것이다. 최근엔 채용 현장에서 AI 면접관이 등장했고 AI 법률가도 활약할 정도로 AI 기술은 끊임없이 발전하고 다양한 곳에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코트라 관계자는 “한국 기업들도 AI 선진국 사례를 참고해 새로운 모델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영득 기자 god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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