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경향포럼]거리엔 'AI 탑재' 자율주행차, 이곳서 '혁명'은 구호가 아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 박재현 기자 2017. 5. 31.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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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4차 산업혁명 진원지’ 실리콘밸리는 지금

미국 실리콘밸리의 구글 캠퍼스 주차장에서 쉐보레 볼트 등 전기차 2대가 태양광 발전을 통해 충전되고 있다. 실리콘밸리 | 전병역 기자

지난 17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인근 마운틴뷰에 자리 잡은 구글캠퍼스 주차장. 하얀 철제 기둥 위에 놓인 태양열 집전판 아래에서 쉐보레 엠블럼의 자동차가 기름을 넣듯 전기를 충전하고 있었다. 태양열로 만든 전기는 전기차뿐 아니라 구글이 사용하는 전체 전력의 30%를 충당하고 있다. 19일 새너제이 인근 팔로알토 테슬라 본사 주차장에는 전기차 회사답게 전기차들이 즐비했다. 우리에겐 아직 낯선 전기차가 실리콘밸리에서는 친숙했다.

전기차뿐 아니다. 세계 최대 빅데이터를 보유한 구글과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 모두 자율주행차 개발이 한창이다. 구글캠퍼스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시범운행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컨버시카의 알렉스 테리 대표는 “사물 간 소통하는 사물인터넷(IoT)의 실체에 대해 실리콘밸리는 가전이나 스마트폰이 아니라 자동차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이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들, 특히 AI가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율주행을 위해서도 주변 도로 상황 등 실시간으로 수집되는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AI가 필수적이다.

실리콘밸리는 4차 산업혁명 퍼스트무버들의 집합지다. AI,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의 첨병 기술들이 실리콘밸리 곳곳에서 연구되고 시험되고 있다. 애플, 구글, 페이스북, 엔비디아, 우버, 넷플릭스 등은 실리콘밸리의 터줏대감이다. 삼성전자, 도요타, BMW, 화웨이 등 각국 대표기업들도 앞다퉈 연구소를 세우며 실리콘밸리의 기술을 탐내고 있다. 이미 우버택시처럼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는 현실이 된 지 오래다.

1960년대 반도체 혁명을 일으켰던 미국 실리콘밸리가 4차 산업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에서 4차 산업혁명은 구호가 아니다. 그들은 이미 혁명의 소용돌이를 창조하고 있었고, 이를 통해 비전을 만들고 있었다.

인공지능(AI) 스타트업 컨버시카의 알렉스 테리 대표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개발한 인공지능 고객 대응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마케팅 대상을 새롭고 효율적으로 늘려가고 있으며 그로 인해 클라이언트 기업의 고용 인력도 늘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전병역기자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단순히 AI 제품을 개발해 파는 단계를 넘어 AI를 플랫폼화해 산업 생태계를 주도하려는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플랫폼을 차지해야 이익률이 높기 때문이다. “솔루션 플랫폼 공급자”를 추구하는 GPU 업체 엔비디아 이익률은 무려 60%선에 이른다. 구글, 아마존 등 주요 IT기업들이 AI 관련 기술을 공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의 구글과 애플은 모바일 운용체제(OS)를 통해 산업을 혁신시키고 이를 플랫폼화한 경험을 현재와 미래에도 적용하는 셈이다.

그뿐만 아니라 실리콘밸리에서 3D프린팅을 넘어선 4D프린팅(적층가공된 구조물을 펼쳐 움직이게 하는 것), 아이언맨처럼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장애인들을 자유롭게 움직이게 하는 ‘증강인간’, 먼지처럼 작지만 서버급 처리용량을 실현하는 스마트 더스트 등 ‘미래 기술’들은 이미 태동기를 지났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IT지원센터 조태일 매니저는 “창의적 인재, 기업들의 혁신, 성공을 찾는 투자자가 몰려든 실리콘밸리는 스타트업들이 꿈을 실현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라며 “이곳 기업들이 본격적으로 생태계 확장에 나서고 있는 반면, 국내 기업들의 대응이나 준비는 뒤처져 있는 듯 느껴진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 | 박재현 기자 park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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