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와 전망] 제4의 물결, 한국의 생존 해법
대통령 선거일이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언론은 제4차 산업혁명의 추진체제와 관련, 정부 주도냐 민간 주도냐를 두고 후보 사이에 논쟁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선심성 공약이 난무하는 가운데, 그래도 몇 안 되는 미래지향적인 정책이어서 우리의 관심을 끈다.
제4차 산업혁명은 빅데이터, IoT, 모바일, 스마트폰 등 새로운 정보처리기술에 인공지능이 가세하면서 불어 닥치고 있는 다양한 미래 충격 가운데서 산업에 미치는 충격만을 강조한 말이다. 다시 말하면 인공지능 기술이 가져올 기존 산업의 붕괴현상과 미지의 새로운 산업의 등장 현상을 표현하는 개념이 제4차 산업혁명이다. 그래서 사회전반에 걸친 충격을 표현하는 말로는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용어보다는 '제4의 물결'이 좀 더 타당하다.
지금 밀어닥치고 있는 제4의 물결은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 충격을 줄 것이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서 다양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이 물결이 교육 분야에서는 교육혁명으로, 행정 분야에서는 새로운 전자정부혁명으로, 국방에서는 국방혁명으로, 보건 복지 분야에서는 보건복지혁명으로 다양하게 구현돼야 한다.
세계 여러 나라는 이미, 제4의 물결에 대해서 다양한 제도적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몇 가지 흥미로운 사례를 들어 본다. 첫째, EU는 인간의 두뇌 활동을 대체하는 인공지능 시스템에 대해 법인격을 부여했다. 인공지능 로봇을 '전자인간'으로 부르면서 법인격을 부여한 것이다. 로봇에 법인격이 부여되면, 필자 등이 몇 년 전부터 세미나 등에서 주창한 '로봇 근로세' 부과에 대한 논의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엔 빌 게이츠가 로봇에게 세금을 거두자는 발언을 해 이 분야에 대한 논의를 촉진하기도 했다. 둘째, 인공지능으로 인간의 근로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평생교육과 전 국민 안식년제에 대한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안식년은 인간에게 재충전의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다. 셋째, 로봇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서 진지한 연구와 토론이 시작됐다. 인간이 로봇에게 부여할 지능의 한계와 로봇과 인간의 관계설정까지 철학적 윤리적 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장기적이며 근원적이며 윤리적인 측면의 다양한 '딥 거버넌스(Deep Governance)'를 우리도 서둘러야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새 정부에서는 범정부적인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대응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이 몰고 올 제4의 물결에서는 나라의 부 즉 국부(國富)의 개념이 바뀔 것이다. 앞으로는 인공지능으로 무장된 '로봇의 숫자'와 지식재산권의 보유 정도가 국부의 원천이 될 것이다. 최근, 기재부는 내년 정부 예산안에서 '4차 산업혁명 대응'을 4대 핵심분야의 하나로 선정한다고 발표했다. 환영한다. 동시에 제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치가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첫째, 제4의 물결을 가져온 인공지능, 로봇 등 혁신적인 새로운 ICT 기술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직접 나서서 밀어줘야 한다. 또, 지식재산권 보유 정도가 나라의 부를 결정하는 제4의 물결 시대에는, 첨단과학기술 분야의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 이를 위한 적절한 전담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둘째, 로봇 등 '전자인간'은 데이터를 먹고 산다. 제4의 물결 시대에서는 데이터를 잘 관리하는 나라가 선두주자가 된다. 데이터의 공유를 막는 각종 장벽을 더 열심히 제거해야 한다. 셋째, 민간부문의 참여와 창의성 확보는 제4차 산업혁명의 성공적 정착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다. 이를 위해서는 낡은 규제를 과감하게 혁파해야 한다. 새 정부는 금년 안에, 낡은 규제의 절반이상을 혁파해야 한다. 또 적어도 인공지능 등 제4의 물결과 관련된 분야에서만이라도 '네거티브 규제'로 규제행정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넷째, 곧 불어 닥칠 '공무원 도움 없이' 인공지능이 스스로 행정을 하는 '알파고' 행정 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디지털 행정혁신처'를 설치해 각 부처의 행정혁신을 지원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제3의 물결을 예견하고 지혜롭게 준비해 세계최정상급의 정보화 사회를 성공적으로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다. 새로운 ICT 기술이 몰고 오는 이 거대한 제4의 물결에 잘 대비하지 못하면 물결은 쓰나미가 되어서 모든 것을 파괴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새로운 각오로, 제4의 물결을 지혜롭게 잘 대비해,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도 우등국가가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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