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의 트럼프' 몸 낮추나.."바티칸에 가 사과하겠다"
미·중·일 방문도 검토…두테르테 대통령 당선인의 달라진 모습 기대 주문
(하노이=연합뉴스) 김문성 특파원 = 막말의 대명사로 각인된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당선인이 자신의 국정 운영에 대한 안팎의 불안한 시선을 의식한 듯 몸을 낮추고 있다.
12일 GMA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두테르테 당선인은 대통령 취임 이후 바티칸, 미국, 중국, 일본 등을 방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두테르테 당선인이 사과와 기도를 하기 위해 바티칸에 갈 것이라고 피터 라비냐 대변인이 말했다. 구체적 시기는 언급하지 않았다.
작년 1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필리핀 방문 때 도로 통제로 교통 체증이 빚어진 것과 관련, 두테르테 당선인이 교황을 욕해 구설에 올랐다. 필리핀 전체 인구의 80% 이상이 가톨릭 신자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미국, 중국, 일본과의 교역·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들 국가의 방문도 추진한다.
대선 유세 때 유권자의 관심을 끌려고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지만 대통령이 되면 외교 관례와 국익을 무시할 수 없다는 현실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한 유세장에서 1989년 다바오 교도소 폭동사건 때 수감자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하고 살해된 호주 여성 선교사에 대해 "그녀는 아름다웠다. 시장인 내가 먼저 해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이를 비판한 어맨다 고렐리 호주 대사와 필립 골드버그 미국 대사에게 "입을 닥쳐라"며 외교관계 단절까지 경고했다.
라비냐 대변인은 "필리핀에서 선거 때 농담과 조롱 등 정치인들이 대중과 소통하는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며 외교가에 두테르테 당선인의 달라질 모습을 기대할 것을 주문했다.
두테르테 당선인은 해외 투자자들이 자신의 집권 시 경제정책 불확실성을 우려하자 외국인의 투자 지분 제한 규제를 풀겠다고 밝혔다.
그는 9일 치러진 대선에서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자 부모 묘소를 찾아 눈물을 쏟으며 "어머니, 도와주세요"라고 말하는 등 그동안의 강성 이미지와는 다른 '평범한 아들'의 모습을 보여주며 자신은 '마마보이'였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두테르테 당선인에 대한 일부 서방 언론의 시각은 차갑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사설에서 두테르테 당선인의 초법적인 범죄자 처형 경력과 교황을 모독한 인성적 자질을 지적하며 필리핀이 과거 민중 선동과 형편없는 통치의 시대로 회귀할 수 있다고 혹평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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