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교과서 필진 공모 사실상 '실패?'..'부실집필' 논란 불가피

이혜원 입력 2015. 11. 9.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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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4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김정배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올바른 역사교과서 집필기준과 집필진 구성에 관련한 브리핑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2015.11.0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진 공모진행이 9일 마감된 가운데 국사편찬위원회가 최종 공모 인원을 비공개키로 결정해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편의 공모인원 비공개는 당초 기대했던 인원수에 턱없이 모자란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다시 말해 25명 선발 인원수에 비해 응모자수가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이다.

교육계에서는 25명의 집필진 선발을 위해서는 적어도 10배수 정도의 응모자 가운데 옥석을 가려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공모가 사실상 실패로 끝나면서 결국은 초빙 집필진 비중이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이 때문에 집필진의 편향성 논란과 함께 부실 집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진재관 국편 편사부장은 "오늘 공모 마감되는 건 공개하지 않을 계획"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숫자나 어떤 분들이 공모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분들이 실제 집필에 참여하게 될 지도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먼저 공개할 수 없다는 게 우리의 입장"이라며 "25명 이상이 공모했다는 정도만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편은 공식적인 지원자수를 밝히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진 편사부장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공모와 초빙 두 가지를 병행하고 있고 이미 많이 진척이 됐다"며 "공모도 순조롭게 되고 있어서 집필진 구성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만큼 공모가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 편사부장은 당초 공모로 25명을 모집하겠다고 밝힌 것과 달리 "25명은 공모와 초빙을 병행해서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숫자"라고 밝혔다. 공모절차가 제대로 되지않자 이제와서 뒤늦게 말을 바꾼 것이다. 더불어 고육지책으로 초빙 집필진을 늘릴 수 밖에 없음을 시인한 셈이다.

문제는 초빙 집필진이 늘어나게 되면 균형잡힌 집필진을 구성할 수 있냐는 점이다.

전국 66개 대학의 교수 580여명이 국정 역사교과서의 집필을 거부하고, 28개 역사학회들이 모든 역사학자들의 국정교과서 제작 불참을 촉구하는 분위기 속에서 국편이 초빙할 수 있는 집필진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국편이 공개한 대표집필진 가운데 신형식 이화여대 명예교수만 보더라도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부정하는 보수적 역사관을 가지고 있는 교수다.

신 명예교수는 지난 6일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임시정부에 대해 "그때(임시정부) 국민이 없고, 영토가 없잖아요. 그건 국가가 아니에요"라고 말했다.

더욱이 국편이 집필진 편의를 이유로 앞으로도 집필진 공개를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논란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가 집필진 공개를 않겠다는 것은 공개에 자신없고 당당하지 못하다는 고백이나 다를 바 없다"며 "정부가 집필진 명단을 숨긴다면 우리는 집필진이 부실하거나 편향됐기 때문이라고 판단할 것"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국편은 20일까지 집필진 구성을 완료한 뒤 집필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이다.

익명을 요구한 역사학자는 "국정 역사교과서가 가장 쟁점이 되는 부분이 과연 서술을 얼마나 객관적으로 할 수 있냐는 것인데 집필진을 통해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며 "집필진을 비공개로 할 경우 추측조차 하지 못한 상황에서 결과물만 받아보게 되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jael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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