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33% "난 하류층"..소비 양극화 역대 최고
갈수록 심화돼온 소비생활 양극화가 2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소비생활이 기대에 얼마나 충족했는지를 나타내는 소비생활 만족도는 2년 전보다 하락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4월 성인 남녀 25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소비생활 양극화지수는 167이라고 5일 밝혔다. 1994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다. 소비생활 양극화지수는 상류층에 대한 하류층 비율로 산출한다. 1994년 12로 시작해 2002년에는 56, 2013년에는 90을 기록하는 등 소비생활 양극화는 지속적으로 심화돼왔다.
스스로를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2013년보다 소폭 상승한 65.2%였다. 이는 중산층 중에서도 ‘상’보다는 ‘하’에 속한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산층 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3.0%포인트 감소한 반면 ‘중산층 하’라고 답한 비율은 5.7%포인트 증가했다. 중산층 비율은 2002년만 해도 80.1%에 달했으나 2013년 이후 줄곧 60%대에 머물고 있다. 또 자신의 소비생활 계층을 ‘하류층’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은 33.4%였다.
이번 조사에서 소비생활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평균 63.8점을 기록했다. 2013년 71.6점보다 7.8점 낮아진 것으로, 기대에 못 미치는 소비생활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만족도가 가장 높았던 소비분야는 식생활로 66.5점이었다. 뒤이어 의료는 64.2점, 문화·여가 서비스는 64.0점을 받았다. 반면 만족도가 가장 낮은 분야는 59.1점을 받은 경조사지원 서비스가 뽑혔다. 경조사지원 서비스는 2013년에도 최하점을 받았다. 뷰티·헬스, 금융·보험도 각각 60.6점, 61.2점으로 만족도가 낮았다.
소비생활 과정에서 불만이나 피해 등을 경험한 비율은 평균 59.6%였다. 100명 중 약 60명이 연간 최소 1회 이상 소비자문제를 경험한 것이다.
소비자문제 경험률이 가장 높은 분야(중복응답)는 이동통신서비스(77.7%)였다. 이어 의류 구매 74.4%, 외식서비스 72.5%, 식료품 71.9%, 병원진료 68.2% 등의 순이었다. 유형별로는 품질 대비 비싼 가격이 25.5%로 가장 많았다. 소비자정보 부족 12.6%, 품질불량 11.9%, 부당 표시·광고 10.6% 등의 답변도 있었다.
제품 결함이나 하자 등으로 연 1차례 이상 피해를 경험한 경우는 13.6%인 350명이었다. 이들 중 정부부처 민원센터나 소비자 관련기관 등에 소비자분쟁 해결을 의뢰한 소비자는 21.0%인 74명이었다.
소비자원은 “주거생활, 정보통신, 금융·보험처럼 만족도가 낮고 피해 경험이 많은 분야는 소비자정책을 수립할 때 우선순위로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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