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 한계.. 대책도 없다

도쿄 | 서의동 특파원 2013. 4. 8.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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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탱크 800곳 넘고 저수조는 시공불량으로 누수하루 400톤씩 불어나 임시방편 2년 만에 비상사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매일 400t씩 불어나는 방사성물질 오염수의 처리가 위기를 맞고 있다. 원전 부지에 저장탱크를 지어 오염수를 담는 방식이 한계에 부딪히자 지난해 말부터 지하저수조를 파 오염수를 저장하고 있으나 오염수가 줄줄이 새는 문제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밑빠진 독에 물붓기'식으로 불어나는 오염수를 근본 대책 없이 쌓아두는 임시변통이 2년 만에 파탄 상황에 몰렸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120t의 오염수가 유출된 2호 저수조에 담긴 오염수 1만3000t을 펌프를 동원해 1호, 6호 저수조로 이송하는 작업을 지난 6일부터 사흘째 벌이고 있다. 이날 오전 현재 오염수 7000t이 1호 저수조로 옮겨졌으며, 도쿄전력은 오는 11일까지 이송작업을 완료할 예정이다.

하지만 2호 저수조와 인접한 3호 저수조에서 7일 오염수가 추가로 유출된 사실이 확인되면서 동일한 구조의 지하저수조 7곳 전체가 오염수 유출에 취약한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서쪽의 지반을 파낸 뒤 7개의 크고 작은 저수조를 조성해 지난해 11월부터 이곳에 오염수를 저장하기 시작했다. 사고 초기 오염수 저장을 위해 철제 저장탱크를 짓는 방식으로 대응해왔으나 이미 800개가 넘어서면서 한계에 달했기 때문이다.

저수조 바깥에는 오염수 유출 방지를 위해 폴리에틸렌 방수시트와 점토 방수시트를 3중으로 겹쳐 깔아놨다. 하지만 저수조에서 오염수가 유출된 것은 시공불량으로 방수시트 연결부에 생긴 틈이 수압 등으로 벌어졌거나 누수검사기를 설치할 때 방수시트에 낸 구멍을 제대로 메우지 않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더구나 원자력규제위원회는 저수조를 사용 전 검사대상에 포함시키지 않는 등 시공불량 가능성을 방치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발생한 오염수는 27만t으로, 오염수 저장용량(32만5000t)의 83%가량이 이미 채워졌다. 지하저수조 7곳의 저장용량은 5만8000t 규모로, 이 가운데 절반인 3만t가량은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 만약 지하저수조 전체가 유출 가능성이 있어 못 쓰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오염수 처리는 비상사태를 맞게 된다. 도쿄전력은 현재 32만5000t의 오염수 저장용량을 가을까지 45만t으로 늘릴 예정이며, 향후 2년간 30만t을 추가 증설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달 중순까지 추가 확보 용량은 6000t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저장공간을 확보하지 못하는 위기가 초래될 가능성도 예상된다.

한편 도쿄전력은 유출된 오염수 120t의 방사성물질 총량이 7100억베크렐(㏃)이라고 발표했으나 요미우리신문은 저수조 내 방사성물질의 농도를 감안하면 실제 방사성물질의 총량은 도쿄전력의 발표보다 50배 많은 35조㏃로 추정된다고 8일 보도했다.

<도쿄 | 서의동 특파원 phil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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