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의무휴업' 공방 2라운드
[서울신문]8월 둘째주 휴일인 지난 12일 광주 광산구 A대형마트. 구청 직원 5~6명이 들이닥쳤다.이들은 이 유통업체가 진열한 공산품과 농수축산물 등을 꼼꼼히 살폈다. 구 직원들은 원산지 미표시, 폐기물 처리 불량, 주변 주정차 등 각종 위반 사항을 단속해 업체 측에 390만원의 과태료를 물렸다. 앞서 7월 넷째주 일요일인 22일에도 비슷한 단속을 폈다. 광산구가 관내 6개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대해 합동단속에 나선 것은 이들 업체가 '의무 휴업'을 최근 철회하고 영업을 재개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서울 23개 자치구 마트 일요 영업재개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6월 강동·송파구의 대형마트 규제 관련 조례에 대해 "행정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판결한 이후 각 지자체의 관할 법원도 비슷한 소송에서 이를 인용하면서 대형마트의 영업재개가 속속 이뤄졌기 때문이다. 서울은 25개 자치구 중 용산구와 성북구를 제외한 23개 자치구의 대형 마트와 SSM 등이 영업을 재개한 것을 비롯, 전국 230여개 자치단체 가운데 경기 안산·광주·시흥, 충북 제천, 제주 서귀포시 등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지난주 일요일부터 일제히 영업에 들어갔다. 이로써 대형마트 의무 휴업을 둘러싼 유통업체와 지자체 간의 1라운드는 일단 유통업체의 판정승으로 끝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각 지자체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다. 광주 광산구와 남구가 이미 영업을 재개한 이들 유통업체에 대해 보복성(?) 단속에 들어가는 등 업체의 의무 휴업 준수를 압박하고 나섰다. 또 시내 5개 자치구가 공동으로 최근 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대규모 점포 등의 등록 및 조정 조례'를 개정, 공포했다.
●광주, 업체 압박 등 본격 움직임
이에 따라 광주지역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13곳과 기업형 슈퍼마켓 14곳은 다음달 23일부터 또다시 한달에 이틀간 영업 제한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점쳐진다. 이들 자치구는 이번 개정 조례에서 법원의 판결에서 지적된 '단체장이 영업시간 등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강제 규정을 '제한할 수 있다.'는 정도의 임의 조항으로 바꿨다. 또 영업 제한 전에 업체 측에 충분한 의견 제출의 기회를 줘 행정절차 위반 논란을 피했다.
전국 최초로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를 시행했던 전주시와 청주시, 울산·창원·대구의 자치구들도 광주 5개 구의 이번 조례 개정안을 면밀히 살핀 뒤 관련 조례 재개정을 서두르고 있다.
광주지역 이마트 관계자는 "각 자치구들이 개정 조례를 시행하기 이전에 대형 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의견청취 시간을 갖기로 한 만큼, 이런 절차를 통해 우리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SSM의 모임인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각 지자체가 재개정을 추진 중인 영업규제 조례안에 대해 내용을 살펴보고 있다."며 "이를 토대로 향후 법적 대응 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혀 또다른 갈등을 예고했다. 대형 마트 측의 추가 소송이 이어질 경우 당분간 혼란은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지난 2월 유통업체 측이 지자체의 영업제한은 평등권에 저촉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 판결이 내년 상반기 중 나온다. 위헌판결이 나오면 유통산업발전법은 효력을 잃고, 이 법에 근거한 조례도 자동 무효화되면서 대형마트 영업규제는 원점으로 되돌아갈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경실련 "조례·법 개정해 혼란 줄여야"
경실련은 이와 관련, 이날 성명을 내고 "유통재벌이 각종 소송을 준비하는 등 여론을 외면하고 대중소기업 상생을 거부하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며 "지자체와 정부는 즉시 조례를 개정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보호하고, 국회는 대형 유통업체의 휴일 영업과 심야 영업 규제를 담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한 전면 개정을 통해 혼란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종합·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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