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종' 무선호출기, 멸종 운명 맞을까

2010. 7. 14.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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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2만여 가입자"..내년 상반기 이후 존속 `불투명'

"폐업사업자, 사용자에 거액 보상 루머도 떠돌아"

(서울=연합뉴스) 김중배 기자 = 애칭인 `삐삐'로 불리며 개인용 통신기기의 서막을 열었던 무선호출기 서비스.

지난 1982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1997년 가입자 1천500만명에 이르며 현재 휴대전화와 같은 대중 기기로 사랑받았던 삐삐 서비스는 이제 여전히 사용자가 있다는 것만으로 일반인들에게 놀라움의 대상이 될 정도로 명맥만 유지하는 상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들어 유일한 전국 사업자였던 리얼텔레콤이 자진 폐업에 들어간 뒤 현재에는 수도권 사업자인 서울이동통신 1개 사업자만이 5월말 기준 2만300여명을 대상으로 월정액 1만2천원에 실제 서비스를 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등록된 사업자는 모두 네 곳이지만, 리얼텔레콤처럼 폐업의 길을 걷고 남은 곳은 서울이동통신 한 곳뿐이다.

오래 무선호출기를 사용해온 이들은 이런 업체들의 서비스 중단에 대해 아쉬움과 함께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광주광역시에서 화장품유통업에 종사하는 김영현(48)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년 이상 사업 목적으로 삐삐를 함께 애용해왔는데 별다른 고지 없이 이렇게 갑자기 서비스를 끊어버리는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며 "뜻을 같이하는 이들과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나 방통위 등에 탄원하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리얼텔레콤 등 업자들이 사업을 접으면서 해지를 원치 않는 가입자들에게 수천만원에 이르는 거액의 보상금을 지급했다는 `루머'가 나돌기도 했다.

방통위 통신이용제도과 관계자는 "적자 상태인 리얼텔레콤은 고지서를 통해 폐업 고지를 하고 1달간 무료 서비스를 하는 등 나름대로 성의를 보였다"며 "사업자가 사용자에 대한 보호의무를 다해야 하지만 폐업한 마당에 이를 보상하는 방안이 마땅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이동통신은 여전히 사업 의지를 접지 않고 있으나 향후 존속을 장담하긴 어렵다.

서울이동통신 관계자는 "사업 중단 계획이 없으며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해나가겠다"면서 "망이 노후화돼 현재 보수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단말기도 제작하는 곳이 없어 자체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내년 6월 이후 주파수 할당 재심사에 들어가게 되는 데 사용 신청이 없으면 사업을 위한 주파수를 반환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jb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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