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 비관, 의사 자살 '도미노', 원인은?

입력 2007. 3. 19. 10:00 수정 2007. 3. 1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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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디컬투데이/뉴시스】

의사들의 자살이 이제 더 이상 뉴스에 오르지도 못할 만큼 자주 발생하고 있어 의료인들의 주름살이 깊어만 가고 있다.

올 3월 들어서만 벌써 2명의 개원 의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했다. 이번의 경우도 이들의 자살 원인이 모두 자신이 경영하던 병의원의 경영난을 비관한 것이어서, 의사의 자살이 곧 현 의료 시장의 어려운 현실을 반영하는 것이어서 더욱 문제다.

지난 3일 서울 송파경찰서에 의하면 이비인후과를 경영하던 전모(51) 씨가 자신의 집에서 목을 매 숨진 사건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전 씨가 그동안 서울에서 운영하던 병원의 경영난이 심해지자 고민을 하면서 우울 증세까지 보인 것으로 알려져 경영난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 씨는 지난 해 서울에서 운영하던 병원을 정리하고 "경쟁이 덜한 곳한 곳에서 개원하고 싶다"며 지난 해 말 경기 부천에서 새롭게 개원했으나 이 역시 환자의 수요가 늘지 않자 시름이 깊었다고 한다.

전 씨에 이어 지난 15일에는 전남 목포시에서 종합병원을 운영하던 임모(43)씨가 근육 주사제를 투여한 뒤 병원 건물 2층 원장실에서 숨진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임 씨 역시 최근 경영난으로 고민해왔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과 "가족과 동업자에게 미안하다. 이제 한계에 달한 것 같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점 등으로 미뤄 경영난을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놀라운 것은 임씨가 대표원장으로 있던 C종합병원은 목포지역 5개 종합병원 중 하나로 현재 내과, 외과, 정형외과. 이비인후과, 산부인과, 임상병리과 등 9개 진료과목에 200병상까지 갖췄으나 최근 2~3년 동안 환자가 급감하고 부채가 100억원이 넘자 직원 급여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지역에서 기반을 잡았던 종합병원급도 최근 들어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가 느는 실정이다 보니 현 의료 시장에서 중소 규모의 병원가에는 "더 이상 희망이 안 보인다"는 말이 끊임없이 새어나오고 있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최근 발표한 '요양기관 연도별 변동현황'에 따르면 중소병원 중 2005년 한 해 동안 명의가 바뀌거나 이전하는 사례를 포한한 폐업사례가 18.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병원 5곳 중 1곳이 자발적이든 그렇지 않든 간에 폐업을 하는 셈이다.

중소병원협의회 관계자는 "정부에서 책정하는 의료수가는 병원에서 기대하는 수준의 2%밖에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이것도 환자가 많은 병원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곳은 수가 비현실화에 따른 경영난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특히 이번에 정부가 추진 중인 의료법 개정안에 포함된 ▲의료법인의 부대사업 허용 ▲환자 유인·알선 행위 허용 ▲비보험 진료비 가격 공시 및 할인 허용 ▲병원 내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허용 ▲의료인의 비전속 진료 허용(의사 프리랜서제 시행) 등은 가뜩이나 경영난이 심각한 중소병원에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피부과네트워크 컨설팅 관계자는 "이미 대규모 병원들은 직원서비스 마인드에 대한 투자와 첨단 장비를 보유해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며 "이들 병의원들은 의료법이 개정이 되면 보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칠 것"이라며 이에 따른 국내 의료시장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16일 오전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중소병원협의회 정기총회에서 정인화 회장(성남 정병원)은 "도산병원이 속출하는 현재 중소병원들은 어떻게 망하지 않고 생존할 것인지에 사활을 걸고 있다"며 "특히 의료기관간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병원계가 한계에 직면해 있다"며 현 중소병원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특히 정 회장은 "1만원 짜리 진료에 10원의 오차까지 허용하지 않고 고도의 청렴을 요구하는 복지부의 감시고발 제도로 하루 빨리 시정돼야 한다"며 의료계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은 정부 정책을 강하게 질타했다.

석유선 기자 sukiza@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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