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주민 “왜 여기서 노조원들이 시위를 계속하는지 모르겠다”며 하소연
노조, 철강산업 불황 속 영업익 반토막에도 최대 규모 성과급 요구
현대제철 노조의 시위가 지역사회와 시민을 볼모로 진행되는 가운데 인근 주민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특히 현대제철 사측과 관련 없는 한남동 주택가에서 시위가 연일 진행되며 지역 주민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달 10일부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금을 요구하는 장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달 12일부터는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조까지 가세해 시민을 볼모로 하는 민폐 시위가 확대되고 있다.
현재 현대제철 협력업체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 및 단체협상이 지연되자 사측과 관련이 없는 한남동 주택가에서 시위를 벌이고 있다.
현대제철은 최근 진행된 노사협상에서 기본급 450%+1,000만 원 안을 제시했으나 노조 측이 수용을 거부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기본급 15만9,8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과 함께 ▲사상 최대 규모 성과금 지급 ▲차량 구매 대출 시 2년간 1,000만 원 무이자 대출 지원 ▲정년퇴직자 대상 3년마다 20% 차량 할인 지원 등을 사측에 요구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로 직격탄을 맞은 현대제철은 경영 부담이 가중돼 가동률이 10%대로 떨어진 포항2공장의 가동 중단을 결정하기도 했으나, 노조의 반발로 인해 일부 재가동 및 2조 2교대 형태로 근무를 축소해 전면 가동 중단은 유예됐다.
여기에 꾸준한 판매를 통해 캐시카우 역할을 하던 철근마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인천 및 포항 공장의 철근 설비는 올해 1월 가동일이 1~2주 정도에 불과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철강업황 부진과 실적 악화 속 현대제철 노조의 민폐 시위는 날이 갈수록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고 있다. 노조원들의 한남동 주택가 시위는 벌써 두 달째 접어든 데다 주말과 공휴일만 제외하고 매일 진행되고 있어 일대 주민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주민들은 물론 어린 학생과 직장인이 오가는 오전 시간대에 ‘악질’, ‘분쇄’ 등의 험악한 문구와 선정적인 색상으로 도배한 대형 피켓 및 현수막과 함께 확성기까지 동원해 통행 불편은 물론 불쾌감과 혐오감마저 주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지난해 10월 충남 지방노동위원회 조정 신청을 거쳐 쟁의권을 확보한 가운데 지난 1월 21일과 22일 양일간 당진제철소 냉연공장 파업을 진행했다. 이어 이달 2일에도 당진 냉연공장 및 인천공장 일부 라인에서 부분 파업을 진행했으며, 11일에도 24시간 총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지역사회에서는 사업장에서 파업 등을 통해 쟁의 행위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불편을 야기하는 주택가 시위를 연일 이어가고 있는 것은 도를 넘은 처사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인근 지역 주민은 “왜 여기서 노조원들이 시위를 계속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하소연했다.
업계 내부에선 이번 민폐 시위에 대해 사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시민의 불편이나 일상은 얼마든지 무시할 수 있다는 노조의 민낯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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