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복 속은 사우나"…폭염 속 벌집과 사투 벌이는 소방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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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3일 오후 1시 30분께 동구 대송동의 한 단독주택 지붕에 매달린 벌집을 제거하던 소방관의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5년 차 소방관 A씨는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공기 순환이 되지 않는 보호복을 착용해야 하는 게 가장 큰 고충"이라며 "하루 출동 10건 중 6∼7건은 벌집 제거 출동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지난 7월 한 달간 울산의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2천448건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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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월엔 작년 동기보다 65% ↑…여름 번식과 꿀 채취 쉬워 말벌 활동 왕성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한 번 출동하고 나면 사우나에 온 것처럼 땀이 주룩주룩…"
울산 전역에 폭염특보가 발효 중인 13일 오후 1시 30분께 동구 대송동의 한 단독주택 지붕에 매달린 벌집을 제거하던 소방관의 얼굴이 땀으로 흠뻑 젖었다.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뜨거운 햇볕 아래에서 전신을 감싸는 보호장구를 착용한 채였다.
소방관 생활복 위에 착용한 상하의 보호복과 헬멧을 지퍼로 단단히 연결하고, 특수 재질의 두꺼운 장갑과 장화까지 착용하니 꼭 사우나가 따로 없는 듯했다.
보호복은 작업 중 벌 쏘임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바람이 아예 통하지 않는 비닐 재질로 돼 있었다.
다행히 이번에 신고된 벌집은 접근하기 어렵지 않아 약 5분 만에 제거가 끝났다.
하지만 고층 건물 등 닿기 어려운 곳에 있거나 벌집 자체가 보이지 않는 경우 작업 시간은 하염없이 길어지기도 한다.
30분∼1시간가량 걸려 벌집을 제거해야 할 때는 온열질환 방지를 위해 소방관 2∼3명이 번갈아 투입될 때도 있다.
5년 차 소방관 A씨는 "요즘 같은 더운 날씨에는 공기 순환이 되지 않는 보호복을 착용해야 하는 게 가장 큰 고충"이라며 "하루 출동 10건 중 6∼7건은 벌집 제거 출동인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전날(12일) 하루 울산소방본부 119 구조출동 159건 중 109건(68.6%)이 벌집 제거 신고였다.
지난 7월 한 달간 울산의 벌집 제거 출동 건수는 2천448건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천488건)보다 64.5% 증가한 수준이다.
벌 쏘임 사고는 1년 중 여름철인 7∼9월에 주로 집중된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번식과 꿀 채취가 쉬워지며 말벌 활동이 왕성해지는 탓이다.
벌 쏘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야외 활동 시 흰색 계열의 옷과 챙이 넓은 모자를 착용하고, 향수나 향이 진한 화장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벌집과 접촉했을 때는 머리 부위를 감싸고 신속하게 20m 이상 떨어진 곳으로 피해야 한다.
이미 벌에 쏘인 경우 신속하게 벌침을 제거하고 쏘인 부위를 소독하거나 깨끗한 물로 씻은 후 얼음주머니 등으로 찜질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벌독 알레르기로 인한 과민성 쇼크가 발생하면 메스꺼움, 울렁거림, 구토와 설사, 호흡곤란이 동반될 수 있으므로 인명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소방 관계자는 "말벌의 독성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119에 신고해 병원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은 지난달 20일부터 25일째 폭염특보가 발효 중이다.
이날 울산의 낮 최고 기온은 31.6도를 기록했다.
울주군 삼동면에 설치된 자동 기상관측장비(AWS)는 33.6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jjang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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