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투기엄단"… 역대급 공급대책 나오나
도심 정비사업 진행 가속 우선
非아파트 관련 추가 대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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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기조 아래에서도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 조짐을 보이자 정부가 가용한 모든 정책수단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8월 중 추가 주택 공급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대통령실은 30일 다음달 중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내용의 부동산 종합 대책을 정부가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급을 확대하되 투기 수요는 억제하는 정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은 최근 "실수요로 가격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투기적 수요가 발생하기 시작하면 아파트 가격이 걷잡을 수 없게 올라간다"며 "투기 지역 수요가 일어나기 전에 아파트 가격이 올라가지 않도록 조금 더 서둘러서 대책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실제로 서울 아파트값은 매주 상승 폭을 키우며 과거 집값 급등기를 연상시키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 5월 셋째 주를 시작으로 10주 연속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넷째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3% 올라 5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찍었다. 2018년 9월 둘째 주(0.45%) 이후 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전국의 매수 수요가 서울로 몰리며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7000여건을 훌쩍 넘기며 43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월별 매입자 거주지별 통계를 보면, 5월 거래된 서울 아파트 6833가구 중 21.8%인 1496가구는 외지인이 사들였다. 특히 서울에서 상급지로 통하는 용산(288가구), 마포(239가구), 강남3구(337가구)에 외지인 매수가 집중됐다.
서울 전셋값도 62주 연속 오름세를 유지하는 등 주거비 부담은 날로 커지고 좁혀지는 갭(gap) 때문에 '갭투자' 수요도 생겨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도 그간 정부는 팔짱만 끼고 있었다. 이달 18일 정부가 10여년 만에 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를 통해 내놓은 주택 공급 대책은 2029년까지 23만6000채 주택 분양 등 중장기 공급 대책으로 시장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어 이달 25일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는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연 뒤 △도심 정비사업 신속화 △수도권 공공택지 주택공급 조기화 △수도권내 추가택지 확보 △비아파트 공급 확대 등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대책을 논의해 8월 중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급 부족에 대한 불안이 수요를 자극하고 있기 때문에, 8월 대책에는 정부가 가용 가능한 모든 공급책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인·허가 절차 단축 시행이 예상된다. 도시계획·건축·교통 등 개별심의 사안을 통합심의 하도록 해 도심 정비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비(非)아파트 공급 관련 추가 대책도 나올 전망이다. 기존 공공매입임대주택을 확대하는 한편, 비아파트·준주택 소유자들이 청약·세제 등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주택 수 제외'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담길 수 있다. 이밖에 3기 신도시 공급을 앞당기는 방안도 포함될 수 있다.
그린벨트 추가 해제를 통한 택지 공급 방안도 나올 전망이다.국토교통부는 올 하반기 주택 2만채 공급을 위해 수도권 신규 택지를 발굴하는 과정에서 그린벨트 해제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신규택지 공급은 택지 지정부터 입주까지는 적어도 10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시장이 공급 대책에 안심할 지는 미지수다.
전세값 상승의 주범으로 불리는 임대차법에 대한 손질도 예상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임대차 2법이 4년치 가격 상승분을 반영해 전셋값을 상승시키는 압력을 만들고 있다"며 "당연히 공급은 확대해야 하고, 임대차 2법도 폐지하는 방향이 맞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다음 달 발표 예정인 부동산 종합 대책에 이 같은 내용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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