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내놓은 강남 `알짜 땅` 할인해도 안팔리는 사정은?
원인은 건물·토지 소유주 달라
한국마사회가 서울 강남 초역세권에 위치한 '알짜 부지'를 공매에 부쳤지만, 수차례 유찰을 거듭하고 있어 그 내막에 관심이 쏠린다.
22일 한국자산관리공사 공매시스템(온비드)에 따르면, 마사회가 보유한 서초구 지하철 2·3호선 교대역 인근 1400여㎡ 규모의 부지에 대한 일반(경쟁) 입찰 건은 지난 17일 개찰 결과 유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마사회는 지난해 7월 이사회 의결을 통해 이 부지를 공매로 매각하기로 하고, 지난해부터 올해 3월과 4월, 6월 등 5차례에 걸쳐 매각 공고를 냈지만 모두 유찰됐다. 감정가가 1722억4920만원에 달하는 부지가 수차례 유찰을 거쳐 1550억원대까지 할인이 됐지만 매수자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부지는 일반상업지역으로 대지 총 2필지 1400.4㎡(약 423.6평) 규모다. 지하철 2·3호선 환승역인 교대역 5번 출구 바로 앞에 위치해 있다. 서초대로와 서초중앙로가 교차하는 사거리에 위치해 서울 전역으로 접근이 용이하다. 강남업무지구(GBD) 내 교통요지로 GTX-C노선, 신분당선 연장 등 광역교통 개발 등으로 교통 편의는 더 좋아질 전망이다.
당초 마사회가 마권 장외발매소 운영을 위해 매입해 십년 이상 보유해 온 땅이었다. 마사회는 지난 2009년 서초구청에 장외발매소 건축허가를 신청했지만, 당시 서초구가 불허 의견을 보이자 마사회는 회의장 용도로 변경해 2010년 허가를 받았다. 이후 2012년 건축 허가가 취소되면서 건축은 무산됐다.
희소 가치가 있는 강남권 초역세권 입지가 공매로 나오자 관심은 크지만,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해당 토지의 지상에는 건물이 지어져 있는데, 이 건물과 토지의 소유주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법은 토지와 건물을 각각 독립한 별개 부동산으로 취급한다.
부지에는 현재 지하 2층~지상 5층, 연면적 6119.7㎡(약 1854평) 규모 건물이 들어서 있다. 이 건물은 등기부 상 삼성전자판매가 지난 2023년 9월 매입한 것으로 돼 있다. 삼성전자판매는 이 곳을 삼성스토어 서초 매장으로 운영 중이다.
삼성전자판매는 건물을 지은 뒤 직접 운영하는 방식으로 해당 토지를 임차 중이다. 토지 임대차계약 기간은 2018년 12월부터 2028년 11월까지다. 임대차 보증금은 8억2431만원, 월 임대료는 1억3738만원 수준이다. 또한 법원의 화해 권고 결정에 따라 임대 기간이 끝난 뒤인 2029년 2월 초까지 약 3개월 동안 삼성전자판매가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부지 낙찰자는 체결된 임대차계약(전대차 포함)을 승계하도록 하는 조건이 걸려있다. 기존 임차인인 삼성전자판매에 대한 일체의 명도책임 또한 전적으로 낙찰자에게 있다.
한 경공매업계 관계자는 "이 부지의 평당(3.3㎡) 가격을 지난 입찰 최저입찰가(1550억원대)로 계산하면 3억원 중반대로 주변에 비해서 저렴하다"면서도 "하지만 건물과 땅의 주인이 달라 권리상 제약이 따르므로 쉽게 매수하려고 들지 않을 것이다"리고 말했다.
그는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 임대료만 받는데 3개월의 렌트프리(무상 임대) 기간이 있어 수익률이 떨어질 것이고 계약기간이 끝나면 토지임차인으로부터 건물을 사들여 철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빌딩 중개 전문 B중개법인 관계자는 "지금과 같은 고금리 상황에서 투자자는 할인가인 1550억원도 비싸다고 볼 것이다. 임대차 계약 기간 동안은 보증금과 월 임대료만 받아야 하는데, 이 때 수익률이 조달금리에도 못미친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철거 이후 개발을 통한 토지 가치 상승을 노린 부동산 시행사들이 관심을 가질 만 한데, 불투명한 시장 상황에서 시행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축이라 그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전했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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