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평선] 대장내시경의 배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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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한국일보>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 등 대장암 검사를 받으라고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권고한다.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선종성 용종이 암으로 진행되기까지 5~10년이 걸린다는 이유다.
□최근 독일 암연구센터 다국적 연구진이 첫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문제없으면 다음 검사는 15년 뒤에 받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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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한국일보> 논설위원들이 쓰는 칼럼 '지평선'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문제의식을 던지며 뉴스의 의미를 새롭게 해석하는 코너입니다.
50세가 되면 대장내시경 등 대장암 검사를 받으라고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권고한다. 대장암이 주로 50세 이상에서 발병하는 탓이다. 국가암검진 사업에서도 50세부터는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무료로 진행해 준다. 문제가 있으면 내시경 검사를 받는다. 갈수록 발병 시기가 빨라지면서 40세나 45세에 첫 검사를 권장하는 병원도 늘고 있다. 미국도 2021년 대장암 검진 권고 연령을 50세에서 45세로 낮췄다.
□대장내시경을 한 번이라도 해본 사람은 안다. 준비 과정의 고통스러움을. 위내시경이야 전날 저녁부터 음식물 섭취만 하지 않으면 되지만, 대장 세척을 위해서는 약을 탄 물을 최소 2리터에서 많게는 4리터까지 마셔야 한다. 비릿하고 역겨운 맛에 끝까지 섭취를 못하고 포기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밤새도록 화장실을 들락거려야 하는 것도 고통이다. 과거보다는 많이 개선됐음에도 그렇다. 최근 알약도 개발됐지만 다량의 물과 함께 타이레놀보다 큰 약을 30알 이상 삼키는 것도 쉽지 않다고 한다.
□대장암은 초기에 눈치챌 만한 증상이 없다. 혈변이나 변비 등이 나타났을 때는 3기 이상으로 진행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조기 발견하려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는 방법밖에 없다. 국내 학회가 지금까지 권장해 온 검사 주기는 5년이다. 대장암의 씨앗이라고 불리는 선종성 용종이 암으로 진행되기까지 5~10년이 걸린다는 이유다. 만약 검사에서 용종이 발견돼 떼어 낸 경우라면 1, 2년 뒤에 검사를 받도록 하고 있다.
□최근 독일 암연구센터 다국적 연구진이 첫 대장내시경 검사에서 문제없으면 다음 검사는 15년 뒤에 받아도 된다는 연구 결과를 학술지에 공개했다. 첫 검사에서 음성이 나온 11만여 명을 최대 29년까지 추적했더니 10년마다 검사를 받은 사람과 15년 뒤 검사를 받은 사람의 위험이 거의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가 권고하는 ‘5년 주기’는 아예 실험 대상에 넣지도 않았다. 하지만 2018년 국제암연구소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대장암 발생률은 186개국 중 2위이지만, 사망률은 73위다. 저렴한 비용 덕에 대장내시경 검사가 훨씬 보편화돼 있어서라는 해석이 많다. 건강을 위해서라면 다소의 과잉은 용인할 만하다. 불편도 5년에 한 번이니 감내할 만하지 않나 싶다.
이영태 논설위원 yt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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