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가격 현실화 계획 3년 만에 폐기 수순···비아파트 임대주택 10만호 공급
정부가 부동산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을 2035년 90%까지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을 폐기하겠다고 발표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 제도를 도입한 지 3년여 만이다. 또 내년까지 빌라 등 비아파트 10만호를 중산층과 서민에게 전·월세로 공급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19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 민생토론회에서 노후 도시공간 개선과 거주비용 경감 방안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더 이상 국민들께서 마음 졸이는 일이 없도록 무모한 (부동산)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폐기하려면 국회에서 부동산 가격공시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야 한다. 윤 대통령은 “법을 개정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법 개정 전이라도 여러 가지 다양한 정책 수단을(통해), 폐지와 같은 효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현환 국토부 1차관은 “오는 11월까지 법률을 개정해 내년 공시가격 산정에 반영하는 게 목표”라면서 “공시가격의 시세 반영률이 2020년 수준(69.0%)을 넘지 않도록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무주택자의 주거 안정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올해와 내년에 총 2만5000호의 ‘든든전세주택’을 공급한다. LH는 60~85㎡의 신축 비아파트 1만5000호를 매입한다. HUG는 전세보증금 사고가 발생한 주택을 경매로 회수해 2년간 1만호를 공급한다.
임대료(보증금)는 시세의 90%, 거주기간은 최대 8년(4+4년)이다. 소득과 자산 조건 없이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하되 자녀가 많거나 2세 이하 자녀가 있으면 우선권이 있다.
신축매입임대(월세) 주택은 당초 계획(6만호)보다 1만5000호 늘린 7만5000호(수도권 70%)를 내년까지 공급하기로 했다. 월세는 시세의 30~50% 수준이다.
올해 아파트를 포함한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모집은 8만9000호로 지난해보다 1만호 늘렸다.
주택청약 시 60㎡ 이하 비아파트를 무주택으로 간주하는 공시가격 기준은 수도권 1억6000만원 이하·지방 1억원 이하에서 각각 3억원 이하·2억원 이하로 높이기로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고가 아파트 전세 세입자도 무주택 청약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저가 빌라 소유주가 아파트 청약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하려는 취지”라고 말했다.
청년·취약계층 지원도 확대된다. 19~34세 대상 청년 월세 지원사업의 보증금·월세 등 거주요건은 폐지되고, 지원기간은 1년(12회)에서 2년(24회)으로 늘어난다. 소득 요건(청년가구 중위소득 60% 이하)은 유지된다.
신생아 특례 대출은 신생아 특별공급이나 우선공급에 당첨됐다면 입주 시점에 자녀 나이가 2세를 넘더라도 가능해진다.
국토부는 노후 저층주거지를 개선하는 뉴빌리지 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빌라촌을 정비·재건축할 때 주차장, 운동시설, 도서관 등 기반시설과 편의시설은 국비로 지원하고, 주택 건설은 주택도시기금을 사업비의 최대 70%까지 빌려서 할 수 있다. 재원은 연간 1조원인 기존 도시재생사업 예산을 재구조화해 마련한다.
https://www.khan.co.kr/economy/real_estate/article/202311212057005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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