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우 "기업형 임대 규제 완화…임대료 급등, 제도적 장치로 유지 가능"(종합)
"임대료 인상 가능성 작다…공급량·제도적 장치로 제어"
(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 개인간 전월세 제도에서 발생하는 역전세와 전세사기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형 장기임대 주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의무임대 기간 중 임차인 변경 시 임대료 시세 반영이 가능하게 하는 등의 규제를 완화하고 사업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다만 문제로 지적된 임대료 상승에 대해선 임대차법과 수급에 의해서 자연스레 제어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서울 태흥빌딩에서 '전세시장 안정화와 양질의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 추진시 필요한 업계 지원사항'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박상우 장관과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주거복지포럼, 한국주택협회, 대한주택건설협회, 임대관리협회, 리츠협회, 부동산개발협회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 장관은 "공공임대, 민간등록임대와 달리 일반 전월세는 2~4년 내 비자발적 퇴거 위험에 노출돼 있고, 최근에는 역전세, 전세사기로 주거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또 전세제도는 갭투기를 유발해 주기적인 부동산시장 불안을 야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기업형 장기임대를 꼽았다. 박 장관은 "기업형 장기임대가 활성화되면 국민들에게는 좋은 품질의 주택에서 수준 높은 주거서비스를 받으며 적정한 수준의 임대료를 내고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새로운 주거 선택권이 제공될 것"이라고 했다.
기업형 임대주택 활성화를 위해 기존 세제 등의 규제도 풀어가겠다고 했다. 초기임대료 제한과 임대료 증액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 배제 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임대료 규제를 완화해 초기임대료 제한과 임대료 증액에 대한 추가적인 규제를 배제하고, 의무임대 기간 중 임차인 변경 시 임대료 시세 반영이 가능하게 하겠다"며 "이와 더불어 장기임대 운영 특성에 맞게 금융 및 세제 지원을 합리적 수준으로 개편해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이에 따른 임대료 상승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에는 가능성이 작다고 일축했다. 임대차3법에 따라 올릴 수 있는 금액에는 제한이 있고, 다량으로 공급되면 자연스레 조정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장관은 "임대차 3법에 의한 갱신청구권이라든지 어느정도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기에 그럴 가능성은 작다"며 "공급이 많이 이뤄지면 임대료가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제도에 대해 9월 정기국회 이전까지 제도의 형태로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건설업계와 모의 분석을 통해 실현 가능성있는 제도를 만든다. 예컨대 땅을 확보해서 주택을 지을 땐 공사비가 얼마가 들어가는지 임대료는 얼마를 책정해야 수익이 발생하는지를 들여다 보겠다는 것이다.
박 장관은 "남은 기간 동안 같이 하기로 구두지만 합의를 했다"며 "다만 모의분석에 참여할 때 특수한 권한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기에 협회 소속 참여자가 있다고 해서 특혜를 보는 일은 없다"고 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정책의 일관성이 확보돼야 한다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다. 과거 뉴스테이 사업처럼 정부가 바뀌면 사라지거나 해선 안된다는 의미다.
기업형 임대주택은 박근혜 정부에서 도입됐다가 지금은 사실상 폐지된 뉴스테이와 비슷한 성격인데, 뉴스테이는 기업이 과도한 이익을 얻고 주거안정화 효과가 낮다는 이유로 다음 정부 들어 폐지 수순을 밟았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전국비아파트총연맹(전비총) 관계자들로 인해 잠시 파행을 빚기도 했다. 이들은 HUG의 전세 보증금 반환보증 가입 요건을 담보인정비율 100%에서 90%로 강화한 조치에 대한 원상복구와 생활형숙박시설의 준주택 전환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태규 전비총 회장은 "HUG의 보증보험 가입한도 축소는 전세사기 문제를 선량한 임대인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또 생숙의 준주택 전환도 전혀 논의가 되지 않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기업들이 임대시장을 독식하겠다는 것은 정상적이지 않다"고 주장했다.
다만 국토부는 당장 원상복구는 쉽지 않다면서도 검토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규철 주택토지실장은 "집값의 90%를 넘는 주택은 보증 가입이 불가능한데, 그걸 원상복구 시켜달라는 것이다. 정책이라는 것이 처음 설계할 때와 향후 벌어지는 일들과 예측이 안맞을 수 있다. 90%로 바꿨지만 문제가 있다면 검토할 필요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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