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아파트 시장, 경착륙하다 겨우 연착륙…내년에는?"
내년은 공급 축소로 전셋값 상승 예상
올해 부동산 시장이 경착륙(hard landing) 도중 정부 정책에 힘입어 겨우 연착륙(soft landing)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내년에는 서울 메가시티나 지하철 연장 등 '갑툭튀' 쟁점들이 마구 쏟아질 가능성이 높지만, 주택공급 감소는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다.
14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작년 하반기 금리 빅스텝과 강원 레고랜드발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 여파로 경착륙이 예상됐던 올해 부동산 시장은 정부의 1.3부동산대책 덕분에 일단 연착륙한 것으로 평가된다. 2년 연속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했지만, 서울과 수도권 등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은 회복세를 보였다. 반면 수도권 외곽지나 지방은 여전히 침체된 상태다.
부동산R114 랩스 통계상 서울의 경우 3월에 -0.47% 변동률로 저점을 찍고 6월까지 하락폭이 둔화됐지만, 7월 상승반전 후 11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반면 지방은 국지적 하락세에 있고 수도권 전역이 상승세로 돌아선 시점은 10월이므로 가격 회복 움직임에 차별화는 물론 양극화 움직임이 나타났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1.3대책과 특례보금자리론(특례론)에 힘입어 2022년의 거래 절벽 현상을 뒤로 하고 일정한 회복세를 나타냈다. 다만 비아파트보다는 아파트 유형 위주로, 지방보다는 수도권 위주의 제한적인 수요만 유입됐다.
상대적으로 회복세가 뚜렷한 서울은 작년 하반기 월평균 거래량이 1000건에도 미치지 못하는 역대 최소 거래량을 나타냈지만 2023년 1월 기점으로 거래량이 우상향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통계상 서울 월별 아파트 매매거래량을 보면 △1월(1161건) △2월(2286건) △3월(3234건) △4월(2981건) △5월(3711건) △6월(4136건) △7월(3804건) △8월(4091건) △9월(3845건) △10월(2983건) 등으로 우상향 패턴이 확인된다.
다만 이러한 거래량 증가세는 주택 유형 중에서도 아파트 유형에 한정된 결과다. 올해 10월까지 누적거래량 중 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34% 늘었지만, 비아파트는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한편 올해 상반기 전세시장은 2020년 7월말 시행된 임대차3법(3법 중 2법 상한제, 갱신권) 영향력이 상당했다. 2020년과 2021년 급등한 전세가격의 2년 만기가 도래해 올해 상반기 내내 전세사기와 역전세 이슈가 시장을 지배했기 때문이다.
다만 7월 들어 서울 지역부터 가격 하락세가 멈췄고 이후 11월까지 상승세가 점차 강화되는 분위기다. 2월에 -0.94%로 저점을 찍은 서울 전세가격 변동률은 이후 6월까지 하락폭이 둔화됐지만 7월 보합 전환 이후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최악의 상황에서 상승 반전한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가 7월부터 전세보증금반환 특례대출을 시행하며 임대인들의 유동성이 크게 개선된 부분이 작용했다"며 "여기에 임대차3법 시행 3년차 진입해 제도가 안착 중이고, 1년 6개월(18개월)동안 하향 조정된 전세보증금에 대한 대출이자 부담이 급등한 월셋값 부담 대비 상대적으로 덜해진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내년에는 4.10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서울 메가시티나 지하철 연장 등 '갑툭튀(갑자기 툭 튀어 나오다의 줄임)' 쟁점들이 마구 쏟아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정치 이슈를 배제하면 내년에는 앞쪽(인허가, 분양) 공급과 뒤쪽(준공, 입주) 공급에서의 축소 경향이 강해질 것이라는 진단이다.
내년 아파트 입주 예정물량은 올해보다 3만3520가구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줄어든 물량의 대부분이 서울(2만1853가구 감소), 인천(1만7551가구 감소)에 집중된 상태다.
윤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의 신축아파트 입주물량 감소가 내년 전월세 임대차 시장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2023년 하반기 상승 반전한 전세가격의 추세를 강화하는 중요 이슈"라며 "신축을 통한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질 경우 실수요층을 중심으로 재고물량(기존 주택 매물)에 대한 매매 갈아타기로 선회할 가능성이 높아 그동안 신축 분양가 위주로 반영되던 물가 상승분이 기존 구축 주택(실물)으로 반영 속도를 높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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