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살리기냐, 죽이기냐"…'과밀억제권역'의 함정 [현장 써머리]

김서온 2023. 11. 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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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수 김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 오는 6일 만나 편입 논의
김포, 성장관리권역→과밀억제권역 변경…"개발 더 어려워질 수도"
"골병라인 더 못 타" 지하철 5호선 연장 앞당기는 것이 '급선무'

부동산 시장을 취재하는 김서온 기자가 현장에서 부닥친 생생한 내용을 요약(summary)해 전해드리는 코너입니다.

[아이뉴스24 김서온 기자] 국민의힘이 경기도 김포시 등 서울과 인접한 도시를 서울특별시로 편입하는 당론을 추진키로 하면서 '메가시티 서울'이 연일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도 추진 여부를 두고 입장 차가 첨예하게 갈리고 있고요, 지역 주민의 여론도 제각각인 상황입니다. 편입 최우선 지역으로 꼽히는 김포에서는 이달 말 전문업체에 의뢰해 '서울 편입' 여론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네요.

부동산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얼른 김포에 집 사세요", "행정구역 개선은 필요하다", "김포, 고양, 광명은 강남이 될 거로 생각하나", "서울시민 혜택 받게 되니 찬성이다", "경기 일부 편입시키면 서울 강남만 더 희소해져 초양극화 시대만 된다" 등 각양각색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어찌 됐든 앞서 김포의 서울 편입을 당론으로 내세운 여당은 편입 이슈를 다룰 '수도권 주민편익 개선 특별위원회'도 이미 구성, 속도전에 돌입했습니다. 김병수 김포시장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오는 6일 만나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집니다.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도 "가능성 있다", "비현실적이다"로 엇갈리는 것뿐만 아니라 지방 권역과 수도권 권역 간 격차는 더 벌어지고, 서울 내에서도 이미 고가 주택이 즐비한 강남4구·용산구·마포구 등과 기타 구 사이에서 발생하는 '초양극화'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치기도 했습니다.

경기도 김포시의 한 거리에 '김포 서울 편입' 관련 현수막이 게시돼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가운데 업계에 오랜 기간 몸담아 온 한 베테랑 전문가는 단순 서울 편입으로 당장 기대되는 이점보다 포기해야 하는 부분 그리고 약 48만 명의 김포시민에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합리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합니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박합수부동산연구소 대표)는 "편입 기대감에 김포 부동산 시장이 자극받을 순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편입이 효율적인 사안인지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며 "지금 간과하고 있는 것이 김포시가 서울시에 편입되면 김포는 수도권 성장관리권역에서 과밀억제권역으로 바뀌게 된다는 점"이라고 말합니다.

이어 "과밀억제권역이 된다면 규제가 강화된다. 오히려 개발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성장관리권역만 해도 규제가 융통성 있게 가해지지만, 과밀억제권역은 강한 규제를 받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정부는 지역이 균등하게 발전할 수 있도록 수도권 권역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과밀억제권역 △성장관리권역 △자연보존권역 3가지로 구분되는데요, 과밀억제권역은 산업, 인구가 지나치게 몰려있거나 우려가 있는 곳으로 대표적으로 서울과 안양, 과천, 성남 등이 있네요. 성장관리권역은 도시개발이 필요한 곳으로 산업 유치를 독려, 인구와 산업을 이전시키기 위해 여러 혜택을 제공합니다. 대표적으로 김포와 오산, 평택, 화성, 파주 등이 있습니다.

서울 도심 아파트 단지 전경. [사진=정소희 기자]

또한, 서울 편입으로 예상되는 재정지원 역시 새 식구가 된 김포에만 집중되기엔 다소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분석입니다.

박합수 교수는 "편입이 된다고 당장 김포시만 서울 예산을 받는 게 아니다. 독립된 기초 지자체 구조인데, 집중지원은 어려울 것으로 본다"며 "특정 지역에만 집중지원이 된다면 서울 25개 구에서 역차별 논란이 발생한다. 정책은 형평성이 있어야 하므로 공정한 지원을 기대할 수 있겠다"고 했습니다.

무엇보다 일명 '골병라인'이라고 불리며, 김포시민 출퇴근길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김포골드라인 혼잡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 방화역~인천 검단신도시~김포 한강신도시를 연결하는 신설 노선 지하철 5호선 사업이 추진 중이지만요, 정차역을 놓고 인천시와 김포시가 팽팽하게 맞서면서 사업 진행이 지체되고 있습니다.

박합수 교수는 "지하철 5호선 개통이 김포시민에겐 급선무"라며 "출근 버스가 일부 확충되긴 했지만, 지하철 5호선 개통은 아직 노선도 정해지지 않았다. 설계에 토지 보상, 공사까지 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즉, 김포시민이 2량짜리 골드라인을 타고 앞으로 10년은 더 힘겨운 출퇴근길을 버텨야 한다는 의미"라며 "지하철 5호선 연장과 GTX-D 노선 사업 추진, 계양강화고속도로 개통 등을 앞당겨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석열 정부에서 처음 발표한 신규 택지 후보지인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도 교통 인프라 미비로 김포시민이 현재 겪고 있는 고통을 대물림받을 우려가 있습니다. 정부와 국토부는 지난해 11월 경기 김포에 4만6000호 규모의 신도시급 신규 택지를 조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맞춰 서울 지하철 5호선을 연장하겠다고도 했네요.

정부는 오는 2027년부터 순차적으로 분양을 시작하고, 주택공급 시기는 시장 상황에 맞게 탄력적으로 조정한다는 계획인데요, 통상 분양 이후 2~3년 내로 입주가 이뤄집니다. 다만, 앞서 말했듯이 지하철 5호선은 첫 삽은커녕 밑그림도 나오지 못한 상태입니다.

박합수 교수는 "김포시민을 비롯해 '김포한강2 콤팩트시티' 조성계획에 맞춰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먼저"라며 "이미 골드라인으로 드러난 결정상 오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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