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두 번 지지 않았다…한국야구 아시안게임 4연속 금메달
한국 야구대표팀이 대만에 설욕전을 펼치며 아시안게임 4연패에 성공했다.
한국은 7일 중국 저장성 사오싱 야구-소프트볼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결승전에서 2-0으로 이겨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년 광저우, 2014년 인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은 4회 연속 우승이다. 한국은 지난 2일 조별리그 경기에서 0-4 패배를 안겼던 대만을 결승에서 다시 만나 완벽한 설욕에 성공했다.
한국과 대만은 조별리그 맞대결 때 선발 등판했던 문동주와 린여우민을 결승전 선발투수로 다시 기용했다. 당시 문동주는 4이닝 2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고, 린여우민은 6이닝 무실점으로 한국 타선을 틀어막았다.
한국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이제 우리도 타격감이 올라왔다. 지난 번과 같지는 않을 것"이라던 선수들의 각오 그대로였다. 1회 초부터 1사 후 최지훈이 볼넷, 윤동희가 우전 안타로 출루해 1·2루 기회를 잡았다. 4번 타자 노시환이 병살타로 물러나 득점은 못했지만, 타자들의 자신감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대만은 1회 말 선두타자 정쭝저의 중월 2루타로 포문을 열었다. 그러나 한국 선발 문동주는 희생번트로 이어진 1사 3루 위기를 잘 막아냈다. 유격수 땅볼로 일단 3루 주자를 묶어놓은 뒤 대만 4번 타자 린안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이닝을 끝냈다.
위기 다음엔 기회가 온다. 한국은 2회 초 곧바로 선두 타자 문보경의 우익선상 2루타로 응수했다. 다음 타자 강백호 타석에서 린여우민의 초구 폭투가 나와 무사 3루가 됐고, 1사 후 김주원이 좌익수 쪽으로 큼직한 희생플라이를 날려 선취점을 뽑았다. 2사 후엔 김형준의 안타와 김성윤의 2루타로 만든 2·3루에서 린여우민의 폭투로 한 점을 더 추가했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역투하던 문동주는 6회 1사 후 정쭝저에게 오른쪽 펜스 상단에 맞고 그라운드로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대만 벤치에서 '홈런이 아니냐'고 항의했을 정도로 큼직한 타구였다.
가슴을 쓸어내린 문동주는 곧 전열을 재정비했다. 대만 2~3번 타자 린쯔웨이와 린리를 차례로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문동주가 던진 공 6개에 대만 간판 타자 두 명이 여섯 번 헛스윙했다. 짜릿한 연속 삼진을 잡아낸 문동주는 주먹을 불끈 쥐고 가슴을 팡팡 치며 포효했다.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차세대 국가대표 에이스의 탄생이었다. 5일 만에 다시 만난 린위민(5이닝 2피안타 2볼넷 2실점)과의 리턴 매치에서도 문동주가 완승했다.
대만은 보스턴 레드삭스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는 류즈룽을 두 번째 투수로 내보냈다. 류즈룽은 조별리그 맞대결에서 마지막 이닝을 책임졌던 투수다. 시속 150㎞ 중반대 강속구를 던진다. 당시 유일하게 맹타를 휘둘렀던 윤동희도 "마지막 투수는 공이 너무 빨라 공략하는 게 쉽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류즈룽은 일사천리로 아웃카운트를 잡아나갔다. 6회 초 등판하자마자 노시환에게 볼넷, 강백호에게 안타를 하나씩 허용한 게 전부다. 8회 윤동희와 노시환을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7~9회를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4이닝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 린여우민보다 더 압도적인 상대였다.
그러나 한국 마운드도 무너지지 않았다. 프로 2년 차 최지민과 박영현이 1이닝씩 무실점 릴레이를 펼쳐 2점 리드를 끝까지 잘 지켜냈다. 9회 마운드에 올라온 마무리 투수 고우석이 1사 후 린리와 린안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1·2루에 몰렸지만, 우녠딩을 2루수 병살타로 솎아내고 금메달에 마침표를 찍었다.
항저우=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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