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아파트 단지 입주로 인한 인근 전셋값 하락, 사실이다. [팩트체크]
부동산업계에서는 ‘대규모 단지 입주가 이뤄지면 인근 아파트 전세가격이 떨어진다’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신규 아파트 입주가 진행되면 전세 공급이 늘면서 발생하는 전세 가격 하방 압력이 인근 단지에도 적용된다는 것이다.
올해 서울 강남권은 신규 단지 입주 물량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었다. ‘강남불패’라는 부동산업계 용어처럼 이 일대는 국내 부동산시장에서 상징성이 가장 큰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아실에 따르면 올해 서울 강남구 아파트 입주 물량은 4646가구로 지난 해 768가구 대비 여섯 배 가량 증가했다. 4646가구에는 6702가구 규모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개포동)’가 포함되지 않았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입주가 올해 11월로 예상되는만큼 강남구 입주 물량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서초구 역시 지난 해 1188가구에서 올해 3556가구로 세 배 가량 늘었다.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부동산업계의 오랜 정론대로 인근 전세가격이 하락해야 하지만 시장은 다소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업계의 정론대로 인근 전세 가격이 하락했는지 일대 전세 가격을 검토해봤다.
올해 서울 강남권에서 입주가 진행되거나 입주를 앞둔 단지로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강남구), 래미안 원베일리(서초구)를 선정했다. 각각 6702가구, 2990가구 규모 대단지다.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와 래미안 원베일리 비교 단지로는 각각 인근에 위치한 개포래미안포레스트, 래미안퍼스티지를 선정했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와 래미안퍼스티지는 2996가구, 2444가구 규모 대단지다. 전세가격 추이는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기반으로 작성되는 ‘아실’을 참고했다.
부동산업계의 이야기대로 대규모 단지 입주가 실제 인근 단지 전세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는지 비교하기 위해 서울 최대 규모 단지인 헬리오시티(송파구·9510가구) 입주 당시 전세가격 추이도 분석했다. 헬리오시티 인근 단지로는 915가구 규모 가락금호아파트를 선정했다.
이 단지는 지난 3월 9억원(7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진 것과 달리 9월에는 전세가격이 13억5000만원까지 오르며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디에이치 아이파크 입주가 가까워지고 있음에도 전세가격이 하락하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래미안퍼스티지는 지난 3월 13억~14억원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래미안원베일리 입주가 이뤄진 9월에는 14억~15억원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대규모 단지 입주에 따른 전세가격 하락 효과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대규모 단지 입주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전세가격이 오히려 상승 추세를 보이거나, 하락세로 돌아서지 않는 것에 대해 부동산업계에서는 공급 물량 부족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지금 전세 시장은 결국 공급 물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부동산업계에서는 서울의 적정 입주 물량을 연간 4만5000가구 정도로 보는데, 공급은 부족한 상황에서 아파트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가구 분할이 활발하게 이뤄지면서 거래량 감소 속에 전셋값이 오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부동산업계에서는 대규모 단지 입주가 이뤄지면 일대 전세가격이 하락한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실제로 헬리오시티 입주 당시 9510가구 규모 대단지가 들어서면서 인근 단지 전세가격 하락에 영향을 끼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서울에서 1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단지 입주가 이뤄지고 있음에도 인근 단지 전세가격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규 단지 입주가 이뤄짐에도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것은 향후 서울을 포함한 전국에서의 공급 물량 감소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규모 단지 입주 역시 부동산 시장 흐름에 영향을 받는만큼 ‘대규모 단지 입주에 따른 전세가격 하락’은 절반의 사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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