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발진 막아달라”…멈춰선 도현이법, 국회로 간 아빠

[앵커]

'도현이 법'이라고 들어보셨는지요?

지난해 '급발진' 의심 사고로 희생된 12살 이도현 군의 사망을 계기로, 자동차 제조사가 더 책임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발의된 법안입니다.

하지만, 정부와 정치권 모두 미온적이어서 진척이 잘 안 되고 있는데, 애타는 유족은 안타까운 블랙박스 영상까지 KBS에 추가로 공개하며 다시 한 번 법안 처리를 간곡히 요청했습니다.

정재우 기잡니다.

[리포트]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차량의 후방 블랙박스 영상입니다.

통제 불능의 차량, 운전하던 할머니는 손자 이름을 계속 외칩니다.

당초 공개된 영상에 더해 사고 직전까지 운전자의 다급한 목소리가 이어졌고, 다른 차량을 끝까지 피하려던 모습이 추가로 확인됐습니다.

급발진 규명을 위해 뛰고 있는 도현이 아빠 이상훈 씨.

다시 국회를 찾았습니다.

[이상훈/고 이도현 군 아빠 : "올해 개정이 되지 않으면 내년에 총선이나 다른 여러 가지 이슈들에 묻혀서 개정이 안 될 확률이 많기 때문에…."]

5만 명 넘는 시민이 국회에 청원해 발의된 이른바 '도현이법'의 핵심은 급발진 입증 책임을 소비자가 아닌 제조사가 지도록 하자는 것입니다.

하지만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허영/더불어민주당 의원 : "(공정위가) '입법례가 없다'라는 취지의 답변을 했어요, 굉장히 부정적으로. 제조사와 업계에 부담을 줄 우려가 있기 때문에."]

여러 의원이 개정안 취지엔 공감하고 있지만, 지난 6월 국회 정무위원회 소위에서 한 차례 논의됐을 뿐, 이후 진척된 내용은 없습니다.

이씨는 법 개정을 통해 급발진 의심 사고로 인한 피해를 막자는 게, 아들 도현이가 남긴 소명이라고 말합니다.

[이상훈/고 이도현 군 아빠 : "의원분들 만나면서 정말 정말 간곡하게 연내 제조물책임법이 급발진시 만이라도 개정되고 통과됐으면 좋겠습니다."]

사고 차량을 몰았던 어머니가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이 씨는 이번 명절에도 어머니를 만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씨는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차량 제조사를 상대로 민사 소송도 진행 중입니다.

KBS 뉴스 정재우입니다.

촬영기자:박상욱/영상편집:이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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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우 기자 (jjw@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