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R 완화까진 아니지만 선물보따리?" 정부, 다주택자 주담대 허용
"DSR 완화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완전 선물보따리 아닌가요." "3주택 이상인데 DSR 남는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정부가 지난 30일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대출자들을 위해 금융권 채무 조정제도 적용 대상을 확대하고 대환 대출을 쉽게 할 수 있도록 기존 대출 시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겠다는 등의 대출규제 완화를 발표하자 직접적으로 정책 영향을 받을 다주택자들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반면, 다른 쪽에서는 DSR이 여전히 묶인 것으로 봐야하지 않느냐는 시각이다.
31일 금융당국 등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부동산 시장의 숨통을 조였던 대출 중심의 금융 관련 규제 완화 내용이 담긴 올해 업무 계획을 보고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치솟는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정권 교체 전까지 다주택자와 고가주택(시가 9억원 초과)을 보유한 1주택자에게 강도 높은 대출 규제를 시행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5월 정권교체 후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부동산 시장이 냉각되자 윤석열 정부는 집값과 상관없이 1주택자의 규제지역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50%로 올리는 1차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발표했다.
이 조치로는 부동산 시장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자 이번에는 다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까지 추가로 내놨다. 상대적으로 자금 여력이 있는 다주택자의 주택 구매를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앞서 국토교통부가 지난 3일 규제 지역을 일부 해제했고, 금융 분야에서는 다주택자 등에 대한 주담대 규제 완화를 3월 말까지 마무리하기로 하는 수순이다.
이번 규제완화를 통해 현재 대출이 불가능한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은 LTV 30%까지 허용한다. 주택임대·매매업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도 규제지역의 경우 LTV 30%로, 비규제지역은 LTV 60%까지 끌어올린다.
금융위는 가계부채 및 주택시장 상황을 봐가며, 1주택자 LTV도 추가로 완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주택 수와 규제지역에 상관없이 LTV 70%를 일괄 적용했었다. 이번에 발표한 금융위 대책이 모두 시행된다면 일부 다주택자 LTV 규제를 제외하고 사실상 문 정부 이전 수준으로 대출 규제가 대폭 풀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위는 또한 금리 상승 등으로 주담대 상환이 어려운 차주를 '재무적 곤란 차주'에 포함시켜 원금 상환 유예 및 조건 변경을 통한 대환을 허용하기로 했다. 9억원 미만 주택 보유자의 총부채상환비율(DTI)이 70% 이상인 경우 최대 3년간 거치 기간이 적용되는 주담대 원금 상환 유예도 적용하기로 했다.
주담대 만기 연장 또는 신규 대출로 대환 시에는 1년 정도 한시적으로 기존 대출 시점의 DSR 적용한다. 금리 인상에 따른 상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조치지만, 대출 증액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이 부분이 DSR 정책 완화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27일 사전 브리핑에서 "대출 만기가 되거나 대환 신청을 하는 경우 당초 대출을 받았을 때는 DSR 문제가 없었는데 금리가 올라 대환할 때 DSR 한도를 넘어가는 사례가 있어 원래 대출 시점으로 DSR를 적용한다는 것"이라며 "DSR의 정책 완화 기조로 보는 건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담대 차주의 금리 부담을 구조적으로 낮출 수 있도록 지원 요건을 완화한 총 39조6000억원의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할 방침이다. 주택금융공사의 보증 비율은 기존 90%에서 100%로 높이고 보증료율은 0.1%포인트 낮춰 은행이 저금리의 '고정 금리 전세자금 대출 상품' 공급을 확대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임차인의 주거 비용은 낮추고 임대인의 임대보증금 반환 애로를 없앨 수 있도록 전세 대출 및 임대보증금 반환 목적의 대출 규제도 정비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기존 전세대출 보증대상에서 제외됐던 부부 합산 소득 1억원 초과 1주택자 및 시가 9억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해서도 전세대출 보증을 제공한다.
임대보증금 반환목적 대출 관련 규제도 폐지해 투기·투기 과열 지역 내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대출 한도 2억원을 폐지하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적용하기로 했다.
향후 금융위는 가계 부채 및 주택시장 상황을 고려해 대출 규제를 추가로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다. 1주택자의 LTV를 추가로 확대하거나 등록 임대 사업자의 LTV를 우대하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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