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등 '벌떼 입찰' 발못붙인다.. 1사, 1필지 도입, 대형-중견사 '온도차'
[파이낸셜뉴스]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 내 '벌떼 입찰'을 방지하기 위해 모기업과 계열사를 포함해 1개 업체만 1필지 입찰에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또 택지를 낙찰받은 건설사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택지 공급 계약이 해제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이 제한된다. 대형건설사들은 "공정한 경쟁이 가능해졌다"며 반겼지만, 일부 중견건설사들은 "장기적인 경영 악재"를 우려하는 등 희비가 갈리고 있다.
■3년간 공공택지 규제 지역 우선 시행
국토교통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공공택지 벌떼입찰 근절 방안'을 추진한다고 26일 밝혔다. '벌떼 입찰'은 건설사가 공공택지 낙찰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서류상 회사(페이퍼컴퍼니)와 같은 계열사를 동원해 편법 입찰하는 행위를 말한다.
대책에 따르면 10월 중 모기업과 계열사를 포함해 1개의 업체만 1필지 추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1사 1필지 제도'를 도입한다.
예를 들어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건설의 경우, 대우건설이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하면 중흥건설은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된다.
오는 2025년까지 3년간 공공 택지 경쟁률이 과열되는 규제 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과밀억제권역)의 300가구 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시행 한 뒤 성과를 점검해 연장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1사 확인 기준은 공정거래법에 따른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공시대상기업집단에 속하는 경우로 해당년도 공시 현황을 확인한다. 외부감사법에 따른 지배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법인 등 특수관계자에 해당하는 경우 최근 1년간 감사보고서를 파악한다.
또 LH 등 공공택지 공급자는 당첨업체 선정 즉시 지자체에 해당 업체의 페이퍼컴퍼니 여부 등을 점검 요청하고, 지자체는 30일 이내 점검 결과를 통보하도록 했다. 주택건설사업자 등록증 대여 시 현재는 대여자만 제재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차용자, 알선자, 공모자도 모두 제재할 수 있도록 대상을 확대한다.
택지 관련 업무 수행 과정에서 모기업의 부당한 지원을 방지하기 위해 택지 당첨 업체가 관련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는 경우 택지공급 계약을 해제하고 향후 3년간 택지공급이 제한된다.
이와 관련,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벌떼입찰 현장인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 내 한 공공주택 단지를 방문, "3기 신도시 등 향후 대규모 공공택지에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실력있는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중견 건설사 뚜렷한 온도차
공공택지 입찰 1사, 1필지 도입에 대해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는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대형사들은 공정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취지에서 반겼지만, 중견사들은 장기적인 경영 악재를 우려했다.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공정한 경쟁을 유도한다는 차원에서 합리적인 방안으로 보인다"며 "다만, 최근 부동산 시장 흐름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공 택지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오히려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향후 경쟁이 치열한 입지에서 대형사에 밀려 공급 부지를 확보하기 어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대형건설사와 달리 포트폴리오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장기적으로 경영 활동에 제약이 우려된다"고 토로 했다.
아울러 국토부는 최근 3년간 LH로부터 공공택지를 추첨 공급받은 총 101개사, 133필지에 대해 추첨 참가자격 미달 여부 등을 점검한 결과 81개사, 111개 필지에서 페이퍼컴퍼니 의심 정황을 확인했다. 이중 직접 현장 조사한 10개사는 택지 확보를 위해 형식적으로 계열사를 설립한 정황을 적발, 해당 지자체에 영업정지 등 행정 처분을 요청했다. 국토부는 경찰 수사 결과, 페이퍼컴퍼니로 확인될 경우 원상복구 차원에서 택지를 환수할 계획이다.
서류 조사 벌떼입찰 행위가 의심되는 71개 업체는 올 연말까지 LH 및 지자체와 합동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결과에 따라 경찰수사 의뢰 및 지자체에 행정처분을 요청할 계획이다. 아울러 공정거래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공정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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