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빨리 식을 줄 몰랐다".. 불과 8개월 만에 오피스텔 청약 경쟁률 1000대1→1대1
주택시장 인기가 시들해지면서 오피스텔 청약시장의 분위기도 차갑게 가라앉고 있다. 준강남으로 불리는 과천 오피스텔 경쟁률도 1대 1을 겨우 넘겼다. 지난해 11월에 분양한 과천 오피스텔의 경쟁률이 1000대 1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불과 8개월 만에 시장이 급변한 것이다. 오피스텔 시행사나 분양 대행사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투자 심리가 냉각될 지는 미처 예상치 못했다는 반응까지 나온다.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과천지식정보타운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 과천 디센트로 2차는 지난달 19일 청약을 실시한 결과 전체 타입(전용 25·53·56㎡) 중 53㎡ 타입에서 미달 발생했다. 전체 156실 모집에 154명(거주자 15명, 기타 139명)이 지원해 경쟁률 1:1에 못 미쳤다.
중소형 평형(전용 56·80·84㎡)로 구성된 디센트로 1차도 일부 타입의 경쟁률이 1대 1을 겨우 넘겼다. 전용 80㎡(26실)과 전용 84㎡B(26실) 물량이 그 대상이다. 두 타입의 경우 각각 27명, 44명이 신청하면서 경쟁률은 각각 1.03, 1.69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과천 일대 오피스텔의 경쟁률이 1000대 1을 넘어섰던 것과는 대조적인 분위기다. 작년 11월 청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 과천청사역 오피스텔의 평균 경쟁률은 1398대 1이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까지만해도 과천에서 청약경쟁률이 한자릿수가 나온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었다”면서 “예상보다 오피스텔 시장 열기가 빠르게 식으면서 이제는 두자릿대 경쟁률이 나오는 것도 쉽지 않아졌다”고 했다.
서울에서 분양하는 오피스텔도 인기가 많이 식었다. 강서구에 들어서는 한울에이치밸리움 더하이클래스 오피스텔은 지난 2일 2차 청약을 실시한 결과 63실 모집에 54건만 접수됐다. 이 단지는 지난 6월 1차 청약 당시에도 128실을 모집에 69건만 접수된 바 있다.
작년 초만해도 서울에서는 분양가가 비싼 오피스텔도 높은 경쟁률에 ‘완판’되는 일이 허다했다.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오피스텔이 대체상품으로 급부상한 데 따른 것이었다. 특히 중대형 규모의 경우 ‘아파텔’로 불리며 경쟁률이 더 높았다. 일례로 지난해 서울 동대문구에 분양한 답십리역 지웰에스테이트는 작년 11월 청약 당시 전체 144실 모집에 5783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40대1을 넘었다. 전용 59㎡ 짜리 2개 타입으로 구성된 이 오피스텔은 분양가가 7억3000만원대로 저렴하지 않은 금액에도 접수가 많았던 것이다.
한 분양대행업계 관계자는 “시행사는 통상 6개월 안에 계약이 완료되는 것을 기대하는데 작년까지만해도 이 기간 안에 계약이 끝나는 사업장이 대부분이었다”면서 “올해 초부터 분위기가 갑자기 확 바뀌면서 가격과 위치, 개발호재 등 삼박자가 다 갖추지 않으면 분양 완료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분양 완료시점까지 프로젝트 파이낸싱(PF)대출 이자를 계속 상환해야하는 시행사 입장에서는 걱정도 커지고 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파이낸싱이 계속되지 않을 수 있어 분양시 취급하는 수수료는 올리는 등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라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시장이 조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아파트 가격이 떨어지자 대체상품인 오피스텔의 매수 수요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한다. 고준석 제이에듀 투자자문 대표는 “오피스텔 매수자들은 주로 월세를 받는 것을 목적으로 분양을 받는다”면서 “금리가 급격히 오르니까 실투자자들이 투자를 보류하거나 매수를 포기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도 “최근 대출금리 인상 등으로 아파트 가격이 조정 받고 있는 상황이라 대체상품인 오피스텔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지는 것”이라면서 “브랜드 선호도나 입지가 좋아시장 분위기가 급변하면서 분양 대행사들의 반응도 분양가가 저렴하지 않으면 매수자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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