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뛰고 철근값 내리고.. 내달 건축비 변동 촉각
주요 건설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 내리면서 9월 발표되는 기본형 건축비 변동 폭이 주목되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8월 기준 시멘트 가격은 t당 1만원 이상 올랐고, 시멘트를 주 원료로 하는 레미콘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반면 철근은 전월 대비 15만원 이상 떨어졌다. 최근 1년간 자재비가 꾸준히 오르면서 아파트 분양가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기본형 건축비는 지난해 9월 대비 3.3㎡당 약 25만원 상승한 상태다.
하지만 직접공사비 상승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던 철근 가격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은 8월 철근 공급가격을 t당 15만4000원 인하했다. 최근 3개월새 18만5000원이 떨어지며 건설사에 공급하는 기준가격은 92만5000원으로 작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철근 가격 하락의 주 요인은 원료인 스크랩(고철)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스크랩 1kg당 매입 가격은 지난 5월 680원에서 이달 480원으로 29.4% 떨어졌다. 전 세계적인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면서 철강재 수요가 줄고, 고철을 쓰는 전기로 가동률이 떨어지면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반면 또다른 건설 주요 자재인 시멘트는 가격은 더 올랐다. 삼표와 한일시멘트가 9월 1일부터 t당 시멘트 가격을 각각 11%, 15% 인상한다고 밝힌 데 이어 쌍용양회, 아세아시멘트, 한라시멘트 등도 가격 인상을 검토중이다. 이번 가격 상승으로 시멘트 가격은 10만원을 넘어서게 됐다.
시멘트 업체들은 지난해 7월 시멘트 가격을 5.1% 올린 뒤 올 2월 약 15% 추가 인상을 단행했다. 시멘트 업계는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유연탄 가격이 오른 만큼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유연탄 가격(호주 뉴캐슬산 FOB·5500㎉/㎏ NAR 기준)은 지난해 1월 t당 55.19달러에서 지난달 193.8달러로 세 배 이상 뛰었다.
시멘트 가격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레미콘과 건설 업계가 즉각 반발했지만 레미콘 역시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4일 현대건설과 DL이앤씨, 대우건설 등 건설사와 시멘트 계열사가 없는 레미콘사 등은 시멘트 가격 인상 관련 합동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지만 뾰족한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건설업계와 공동으로 시멘트사를 계열사로 둔 레미콘사 제품을 보이콧하고 중국, 인도산 시멘트 수입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당장 시멘트 가격이 오르면 레미콘 가격도 올릴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에도 시멘트 가격이 1만원 이상 오르면서 레미콘 가격도 결국 상승했다"고 말했다.
주요 자재의 가격 향방이 갈리면서 9월 발표되는 기본형 건축비 정기고시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7월 기본형 건축비를 상향 조정하면서 원자재 단일품목 15% 상승조건 외 비중 상위 2개 자재(레미콘·철근) 가격의 상승률 합이 15% 이상인 경우 기본형 건축비를 조정할 수 있게 했다. 이는 비정기고시 요건이긴 하지만, 자재 가격 변동분을 건축비에 빠르게 반영하는 것이 골자였던 만큼 이번 가격 변동이 정기고시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레미콘 업계가 아직 가격 인상을 결정하지 않아 국토부가 정한 비중 상위 2개 자재의 가격은 7월 비정기 고시 대비 하락했다. 특히 철근 가격은 15% 이상 떨어졌고, 건설업계 시장 전망이 어두워 하반기 추가 인하 가능성도 높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를 산정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에 이번 정기고시에서는 국토부의 고심이 더 깊어질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에 돌입하고 있고 미분양이 점차 쌓이면서 너무 높은 분양가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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