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홈플 "3400억 상환"…MBK "홈플서 받은돈 10년간 0원"

홈플러스가 급한 불 끄기에 나섰다.
조주연 홈플러스 사장은 14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관계자들에게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채권에 대한 변제를 약속하고 나섰다.
이 자리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 돌입에 따라 커지고 있는 불안을 가라앉히고, 상거래채권 지급 진도율, 상품 공급 안정화 현황 등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기업회생(법정관리) 돌입 이후 납품 중단, 카드사들의 홈플러스 상품권 결제 중단, 홈플러스가 발행한 어음의 부도 처리 등 홈플러스를 둘러싼 부정적 상황이 이어지면서, 이 기업의 정상영업이 과연 가능한 것인지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데에 따른 긴급 조처로 해석된다.
이날 조 사장은 상거래채권 지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조 사장은 "13일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원을 상환 완료했으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든 채권을 일시에 지급하긴 어렵다는 점도 밝혔다.
조 사장은 "현실적으로 모든 채권을 일시 지급해 드리긴 어려워 소상공인과 영세업자 분들의 채권을 우선순위로 하여 순차적으로 지급 중에 있다"면서 "이 부분에 대해 대기업 협력사의 양해를 구하기 위한 협의를 하고 있다"면서 "대기업 협력사들이 조금만 양보해 준다면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반드시 모든 채권을 상환하겠다"고 했다.
홈플러스가 입점업체에 지급해야 할 상거래채권 중 1월 1일부터 2월 11일 사이에 발생한 회생채권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은 법원의 변제 허가가 필요해 홈플러스는 지난 7일과 11일 총 4584억원 규모 채권에 대한 변제 승인을 법원으로부터 받았다.
홈플러스는 오는 14일까지 모든 협력업체 업주들에 대한 변제 계획 수립을 마무리하고 이를 이행한다는 계획이나, 지급 완료 시점에 대해선 확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조 사장은 또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어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13일 현재 기준 현금시재가 약 1600억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면서 "협력사와 임대점주들께 지불해 드려야 하는 상거래채권은 순차적으로 지급해 드리고 있으며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두 지급할 것"이라고 했다.
영업부분에서도 긍정적인 실적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게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그간 시장에선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 개시 이후, 납품 일부 중단 등으로 인해 영업에 지장이 클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홈플러스 측은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난 4일 이후 한 주 동안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작년 동기 대비 13.4%나 증가했다"면서 "객수도 5% 증가하는 등 회생절차와는 상관 없이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13일 현재 하이퍼, 슈퍼, 온라인 거래유지율은 95% 수준이며 몰 99.9%, 물류 100%, 도급사 100% 등이라고 홈플러스 측은 설명했다.
이날 홈플러스 측은 신용등급 하락 사실을 홈플러스가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극구 부인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기업회생 신청을)사전에 준비한 것 없다. 신용등급 확정된 뒤에 긴급히 검토하고 연휴기간에 의사결정해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이라며 " 홈플러스가 부도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부도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방법이 회생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에 대해선 "익스프레스 매각은 회생 전에는 진행 중이었으나 회생 신청과 함께 중단됐다"면서 "이제 익스프레스 매각, 구조조정 등은 저희들의 의사결정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법원 인가가 나야 되는 부분이며, 현재 익스프레스 매각, 구조조정 계획이 없다"고 했다.
홈플러스 재무구조가 망가지는 동안, MBK가 홈플러스로부터 관리비 수익과 LP(출자자)들로부터 수수료 수익을 챙기며 배를 불린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홈플러스 입장에서 MBK에 준 돈은 10년 동안 없다"라며 "다만 우선주투자가들이 연 3% 정도 우선주배당을 현금으로 받은 것은 있다. 이 또한 금액이 몇백억 수준으로 적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가 관리보수 많이 받았다고 오해하는데, 홈플러스 건으로 관리보수를 별도로 받는 것은 없다"면서 "홈플러스가 사모펀드로 세번째 투자처인데,사모펀드로 관리보수를 받는 바가 최근 몇년 간 없었다. 투자된 3조2000억원 중 속칭 '블라인드 펀드'가 5000억원 남짓이다. 나머지는 공동투자인데 여기선 사실상 관리보수로 받는 게 없다"라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워크아웃(기업구조개선작업)을 거치지 않고 지난 4일 바로 법원으로 달려가 기업회생 신청을 한 상황이다. 그로부터 일주일 후 주거래은행(SC제일은행, 신한은행)이 홈플러스가 발행한 어음을 부도 처리했다. 이로써 지난 10일부터 당좌거래가 중지됐고 이로 인해 협력업체들 사이에선 대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던 상황이었다.
시중은행의 홈플러스에 대한 신규 대출도 막힌 상태다. 홈플러스 외상매출채권(상품 팔고 받지 못한 채권)은 3000억원에 달하고, 이를 담보로 받은 은행대출이 300억원 정도인데 갑작스런 기업회생 돌입으로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의 신규 신규약정이 중단된 것이다.글·사진 김수연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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