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교수, 세제개편 비판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 대폭 경감은 졸책 중 졸책"

이창준 기자 2022. 7. 25.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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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아무 노력 안 했지만
고금리·집값 폭등 인식에
안정 찾아가는 주택시장
또다시 기름 부을 가능성"

경제학계 원로이자 재정학 전문가인 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사진)가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낮춘 윤석열 정부의 최근 세제개편안을 두고 “졸책 중 졸책”이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지난 22일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다주택자 종부세 부담 대폭 경감은 졸책 중 졸책’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2022년 세제개편안에서 명백하게 드러났지만 그동안 주택가격 폭등의 숨은 일등공신은 바로 국힘당(국민의힘)”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도대체 약발이 먹혀들지 못했던 결정적인 이유는 국힘당의 기회주의적 태도에 있다”고 썼다.

정부는 지난 21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종합부동산세 과세 기준을 주택 수에서 가액으로 바꾸고 다주택자의 중과세율을 폐지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나치게 부동산 규제 정책으로 활용돼 온 종부세제를 정상화할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개편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지난 정부에서 다주택자 세부담이 높아졌음에도 정권이 바뀌면 다시 이를 낮춰줄 것이라는 기대심리에 다주택자들이 계속 주택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국힘당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세금으로는 문제 해결이 안 된다. 우리가 정권을 잡으면 종부세를 크게 낮춰주겠다’는 말로 다주택자들의 환심을 사기에 여념이 없었다”며 “이 말을 들은 다주택자들은 ‘한두 해만 버티면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라는 기대를 했을 것이고 보유세 중과는 아무런 효과를 거둘 수 없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이어 “공급 측 상황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데 최근 주택가격 급등세가 멈칫한 이유는 주택가격이 올랐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금리가 지속 상승할 기세를 보이면서 투기 수요가 한풀 꺾였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아무런 노력도 기울이지 않았는데 주택가격 급등세가 진정된 상황은 15년 전 MB(이명박) 정부가 들어섰을 때의 상황과 너무나도 비슷하다”고 썼다.

이 교수는 지금처럼 다주택자의 세부담을 낮추면 주택가격이 다시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교수는 “나는 세금 중과만이 투기 수요를 잡는 유일한 해법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주택시장이 완전한 안정 기조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부담 대폭 경감 조치는 간신히 안정 기조를 찾아가는 주택시장에 또다시 기름을 들이붓는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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