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서민 위해 만들었다는 '임대차3법'의 저주, '7월 전세대란' 또 터지나?
서울 아파트 입주 30% 급감, 전월세매물 3달새 17% 감소
전세 하락세에서 상승세로 전환
윤석열 주택정책 첫 시험대, 민주당은 임대차 3법 고집
입주물량 많은 인천이 완충 역할 기대, 금리인상도 전세 인상 제동 차학봉기자의>
‘임대차 3법’ 도입 2년이 되는 7월 말을 전후해 아파트 입주가 급감하는 서울을 중심으로 전세대란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를 비판하면서 집권한 윤석열 정부의 주택 정책이 첫 시험대에 오른다는 평가이다. 인수위는 재건축 규제완화 방안 등은 마련하고 있지만, 서민 생활과 밀접한 임대차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2년 추가 연장한 세입자들은 30% 이상 전세금 올려야
2020년 7월말 ‘더불어 민주당’이 주도한 새임대차법에 따라 계약기간이 ‘2년+2년’에 5%로 인상이 제한됐는데, 당시 2년 거주자가 행사한 갱신청구 임대기간이 오는 7월말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전문가들의 반대에도 서민 주거안정이라는 명분으로 강행처리 된 임대차 3법은 무주택자에게 ‘전세금 폭탄’ 재앙이 됐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2020년 7월 대비 3월 말까지 평균 23.23%가 올랐다. 갱신청구가 완료된 경우, 한꺼번에 30% 가까이 전세금을 올려줘야 한다. 일부 아파트 단지는 거의 2배 폭등하기도 했다. 전국적으로는 2020년 7월이후 19.23% 올랐다.
더군다나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급감, 전세대란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아파트 입주물량은 2만520가구로, 작년(3만2012가구)에 비해 35.9% 줄어든다. 입주 물량이 급감하면 전세가격이 치솟고 입주 물량이 늘면 전세가격이 급락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벌써 전월세 매물이 감소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부동산 정보 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전월세 매물이 최근 4만1523개로, 3달전( 5만204개)보다 17% 줄었다.
전월세 매물이 줄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세대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3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률이 3년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지만 다시 반등했다. 서울 전세가 변동률이 3월 -0.02%에서 4월 0.06%로 상승세로 돌아섰다.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 30% 급감, 월세화 급속도로 진전
임대차 3법은 전세의 월세화 현상도 가속화시켰다. 서울시 부동산정보 광장에 따르면 서울의 임대차 거래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28%에서 2020년 31.1%, 2021년 37.6%까지 치솟았다.
다만 경기도와 인천의 전월세 매물은 늘어나고 있다. 인천은 1만387건으로, 3달 전(9481건)보다 9.5% 늘었다. 인천의 아파트 입주물량도 작년 1만5868가구에서 올해 3만8991가구로 2배 이상 급증한다.
경기도의 전월세 매물은 4만3398개로, 3달 전(4만2353개)보다 2.4% 늘어났다. 입주물량은 작년 9만3000가구에서 올해 8만7000가구로 소폭 줄어든다. 서울은 전세난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지만, 인천과 경기도에서 어느 정도 완충작용을 할 가능성이 있다.
금리인상도 변수이다. 지난 2년간 전세금이 급등한 것은 저금리로 전세금 대출이 용이했던 것이 원인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금리 인상이 전세금 상승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작년 하반기 전세시장이 안정된 것은 금리인상과 함께 전세자금 대출을 규제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임대차 3법 보완대책 서둘러야
전문가들의전망도 엇갈린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신규계약은 인상폭의 제한이 없기 때문에 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 높다”면서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 탓에 전월세를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 따라 국지적으로 전세대란과 같은 혼란도 벌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교수는 “전월세 안정을 위해서는 전월세 유통물량을 확대해야 하지만,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임대차 계약기간을 ‘2년+2년’에서 중고교 학제에 맞춰 3년으로 단일화하고 인상폭을 5%에서 10%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월세 인상률을 자진해서 낮추는 집주인들에게 종부세 등 보유세를 낮춰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인상률 낮추는 집주인에 인센티브 강화해야
박원갑 KB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이미 전세가격이 큰폭으로 뛰었기 때문에 7월말이후에도 전세 가격은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박 수석 전문위원은 “2년 전에 계약갱신을 청구한 세입자들은 지역에 따라 최고 2배 가량 전세금이 올라 있는 경우도 있어 부담이 굉장히 크다”면서 “같은 지역에서 살기 위해서는 반전세로 계약을 하는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은 정부 대책으로 “상생임대 주택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집주인들의 의무 거주 기간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생임대제도란 집주인이 임대료를 5% 이내로 올려 전월세 계약을 맺으면 양도소득세 비과세 특례 적용을 위한 실거주 요건 2년 중 1년을 인정해주는 제도이다. 상생임대인 대책은 다주택자를 배제하는 데다 공시지가 9억원 이하 주택에만 적용돼 효과가 떨어진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 전문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의 집주인 실거주 의무제한 등을 풀어야 전월세 유통 물량이 늘어나 임대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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