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아이] 대선 결과에 불편해진 중국
한국 대선 결과를 바라보는 중국의 불편한 속내는 여기저기서 감지된다. 우리나라 네이버 격인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baidu). 10일 오전 뉴스 첫 화면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 기사가 걸리지 않았다. 언론뿐 아니라 포털 역시 정치적인 중국에서 그의 당선이 맘에 들지 않는다는 무언의 표시로 비쳤다.
또다른 포털사이트 텅쉰망(qq.com). 한참 아래에 관련 기사가 있는데 제목부터 부정적인 뉘앙스다. ‘윤석열 한국 새 대통령 당선 : 박근혜·이명박 전대통령 구속시킨 전력’. 내용은 3가지로 요약된다. ① 2명의 전직 대통령을 교도소에 보냈다 ② 경험이 없는 ‘정치 초보’다 ③ 외교분야의 거칠고 과격한 발언을 일삼았다. 수십 개의 관련 기사 중 전면에 노출시킨 기사가 하필 이런 거다.
관방매체들은 어떨까. 환구시보는 아침 6시 47분(현지시간), 홈페이지 4번째 꼭지로 ‘한국 역사상 가장 치열한 선거, 신정부 중국 정책 주목’이란 기사를 올렸다. 표현은 거칠다. “(중략) 대선 과정에서 난맥상과 추문이 끊이지 않았고, 후보들 간의 치열한 폭로와 비방이 한국 사회를 찢어놓았다. 이는 처절한 ‘오징어 게임’을 연상시키며 세계 10대 경제국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한다.”
하고 싶은 얘기는 마지막에 꺼낸다. 윤석열 당선인이 “한국의 안보에 필요하다면 한·미동맹 강화를 바탕으로 미국 주도의 사드(THAAD) 배치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인용한 뒤 “한국이 자신들의 정치적·경제적 이익을 지키려면 그에 걸맞은 외교정책을 수립해야 발전 방향과 일치할 것”이라고 마무리했다. 중립을 지키라는 경고다.
한·중관계의 경보음은 다른 매체도 잇따라 발신하고 있다. ‘극적 외교정책 변화 이어질 것’(관찰자망), ‘한국의 트럼프 당선’(계면신문), ‘반중 견해로 얼룩진 윤 당선인’(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첫날부터 초미의 관심사다.
일반 시민들의 생각은 또 어떨까. 중국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서 ‘#윤석열한국대통령당선#’은 2시간 여만에 1억2000만 회의 조회수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은 댓글은 ‘차기 교도소 후보’였고, 이어 ‘반중이라고? ㅆㅂ좋을 거 없네’, ‘요사스럽네. 친미친일·반중’, ‘문재인 위기, 한국에 있는 중국인도 위기’, ‘저게 민의(民意)면 한한령 더 높여야 되는 거 아냐’ 순이었다. 댓글의 ‘오버스러움’을 감안하더라도 긍정적인 내용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이날 중국의 초미세먼지 수치는 200㎍/㎥(WHO 권고기준 25)에 육박했다. 다시 뿌옇게 된 하늘은 한·중 관계의 순탄치 않은 앞날을 예고하는 듯 보였다.
박성훈 베이징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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