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전망] 오세훈표 재건축·재개발 속도..엇갈리는 집값 전망
시장 과열 우려..오 시장 재선 안 되면 정책 방향 선회할 수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건축·재개발 활성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면서 서울 주요 주택단지의 정비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가 오 시장의 주택공급 확대 기조 아래 각종 규제를 풀어주고 행정적 절차를 빠르게 진행하는 '신속통합기획'을 도입하면서 그동안 정체돼 있던 곳곳의 노후 아파트 정비 계획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오 시장 취임 이후 약 9개월간 이 같은 정책이 상당 부분 진전되면서 새해를 비롯해 향후 2∼3년간 서울의 주택 공급 물량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이런 공급 확대가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한편에서는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중심으로 투기 수요를 부추겨 시장을 과열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각종 규제 완화, 사업 기간 획기적 단축
오 시장은 올해 4월 취임한 뒤 서울시의 주택·부동산 정책 방향을 완전히 틀었다. 박원순 전 시장 시절 엄격하게 적용했던 민간 개발 관련 각종 규제를 대거 풀었다. 먼저 재개발 사업의 '대못'으로 꼽히던 주거정비지수제 폐지를 비롯해 2종 일반주거지역의 7층 높이 제한 규제 등 6대 규제 완화 방안을 내놨다.
주거정비지수제는 주민동의율과 노후도 등을 부문별로 상세히 점수화해 일정 수준 이상이 돼야 정비사업이 가능하게 한 것으로, 이 제도가 생긴 후 서울에서 재개발 구역 신규 지정은 단 1건도 이뤄지지 않았다. 오 시장은 이 제도를 폐지하면서 몇 가지 법적 요건만 충족하면 재개발 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게 했다.
또 사전 타당성 조사부터 정비계획 수립 단계까지 서울시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지원하는 '공공기획' 개념을 처음 도입하고 이를 '신속통합기획'이란 이름으로 발전시켰다.
종전에는 정비사업을 처음 추진하기 시작해 계획을 확정하기까지 통상 5년가량 걸렸으나, 신속통합기획을 적용하면 2년가량으로 대폭 줄어들게 된다.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해주고 각각 이뤄지던 건축·교통·환경 심의를 통합해 심의 기간을 단축해주기로 했다. 지역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도시계획 기준을 적용해 추후 문제가 생길 소지도 줄여준다.
강남·여의도 대단지 재건축 '시동'…재개발 구역 20여 곳 신규 지정도
사업 기간 단축과 규제 완화 혜택 등이 강한 유인책으로 작용하면서 강남과 여의도 등 주요 대단지의 재건축 조합들이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에 속속 합류하고 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와 대치동 미도아파트, 송파구 장미1·2·3차 등 대단지가 지난달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 적용 지역으로 확정됐고, 최근 대치동 은마아파트와 압구정 2·3·4·5구역도 강남구청에 신청서를 냈다. 잠원동 신반포2차, 여의도 한양·삼부 등도 주민동의서를 받는 등 신청을 추진 중이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금까지 신속통합기획으로 정비계획 결정 고시까지 완전히 끝나거나 아직 기획이 진행 중인 재건축 단지는 21곳이다.
이에 더해 서울시는 27일 민간 재개발 구역으로 20여 곳을 신규 지정한다. 신속통합기획이 그동안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지체된 재건축·재개발 지역을 대상으로 막힌 곳을 뚫어주고 진행 속도를 내게 해준 것이라면, 이번에 지정하는 재개발 구역은 새롭게 정비사업을 추진하는 곳들이다. 이들 지역의 재개발로 총 2만6천 호를 공급한다는 것이 시의 목표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서울에서 민간 재개발 구역을 신규 지정하는 것은 약 10년 만이다"라고 설명했다.
"서울 집값 안정될 것" vs "시장 자극할 것"
최근 서울 일부 지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꺾였다는 지표가 나오고 있지만, 아직 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여의도 등의 시세는 떨어질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 시장이 추진하는 신속통합기획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용적률과 층고 제한 완화 등 혜택으로 사업성을 높여주면서 시세 차익을 노리는 투기 수요가 유입돼 시세를 더 올리고, 이것이 다시 주변 시세까지 자극해 시장 불안이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또 각종 세금 부담으로 '똘똘한 한 채'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면서 입지가 좋은 재건축 단지의 인기가 더욱 높아질 것이란 전망도 있다.
하지만 오 시장과 서울시는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공급 확대로 집값이 안정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견지하고 있다. 또 해당 지역에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건축허가 제한 등 시세 교란을 막을 장치도 마련해 놨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김성보 실장은 "행정당국이 주택 공급의 확고한 시그널을 주는 것이 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된다"며 "또 그동안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끈 저금리와 유동성 환경이 바뀌면서 시장이 점차 안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해 6월 치르는 지방선거도 서울시 주택 정책에서 큰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현 정책이 그대로 유지되겠지만 실패한다면 정책 대부분이 중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출 규제 등으로 거래 절벽에 맞닥뜨린 서울의 주택 시장은 6월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다시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mi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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