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새 1조2000억 신도시 땅 쓸어담은 이 회사.. 부동산 업계 '주목'

최상현 기자 2021. 12. 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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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LH가 공급한 하남미사지구 택지가 공급예정금액의 3배에 가까운 가격인 4840억원에 낙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택지를 낙찰받은 시행사 ‘인창개발’은 하남미사 택지에 이어 파주 운정신도시 택지 두 곳도 각각 3555억원과 3705억원에 낙찰받으면서, 모두 1조2000억원에 달하는 신도시 땅을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러스트=손민균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인창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급하는 하남미사지구 자족시설용지 8-1블록 2만8990㎡를 지난 8일 자회사를 통해 4840억원에 낙찰받았다. LH가 책정한 공급예정금액인 1751억원과 비교하면 3배에 근접하는 가격으로, 3.3㎡당 약 5500만원 수준이다.

자족시설용지는 도시 활성화를 위해 도시지원시설용지의 범위를 지식산업센터 및 벤처기업집적시설 등으로 확대한 용지다. 건폐율 60%이하, 용적률 500%이하, 최고 층수 10층 이하로 건축이 가능하다. 하남미사 자족시설 용지에는 지식산업센터와 벤처기업집적시설 외에도 의료시설, 방송통신시설, 교육연구시설 등 다양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다.

하남미사 자족시설용지는 제조형 지식산업센터(지산)로 개발될 전망이다. 인창개발 관계자는 “온라인 유통산업의 발전에 따라 제조형 사무실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데, 현재 하남미사 지역은 대부분이 업무형 지식산업센터로 공급된 상태”라면서 “향후 제조형 지식산업센터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낙찰가가 공급예정금액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지만, 부동산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최근 경기에 비춰봤을 때 무리한 가격은 아닐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식산업센터는 분양가 상한제나 대출 규제 등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투자 수요가 몰리고 있고, 그만큼 시행사의 수익성도 높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도 “공급 예정금액의 3배에 가까운 가격에 토지를 매입한 것이 상당히 특이한 사례는 맞는다”면서도 “최근 전반적인 토지 경쟁입찰 경향을 보면 아주 이례적이라고 할 정도까진 아니다”고 했다.

인창개발 측은 “자족8블럭은 미사 내 자족시설용지 중 허용 가능한 용도가 가장 많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또 공공택지입찰은 민간택지입찰과 달리 중도금 및 잔금지급 조건이 2~3년 이상이라 지가 상승분을 감안하고 상대적으로 적은 금융비용을 고려해 공격적으로 참여했다”고 했다.

인창개발은 지난 9일에는 LH로부터 파주운정3 주상복합용지 두 필지도 낙찰받았다. 각각 3만6141㎡ 규모의 주상복합1·2블럭은 3555억원(공급예정금액 2210억원), 3만7580㎡ 규모의 주상복합5·6블럭은 3705억원(공급예정금액 2303억원)이라는 입찰가를 써냈다. ‘민간사전청약’ 조건이 달려있기는 하지만, 사업성이 우수한 필지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 평가다.

인창개발이 이틀 새 거머쥔 세 필지의 낙찰가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인창개발 측은 “대금납부 조건이 각각 2년 유이자(하남미사)와 3년 유이자(파주운정3)이기 때문에 일부 자체자금을 활용할 수도 있고 유동화할 수도 있다”면서 “향후 상황에 맞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인창개발은 부동산 디벨로퍼다. 지난 2018년 파주 운정신도시 내 주상복합용지 8만9989㎡를 4311억원에 사들인 인창개발은 이를 ‘힐스테이트 더 운정’으로 최근 분양했다. 평균경쟁률은 10대 1이었는데, 최근 국방부와 마찰을 빚으며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또 2018년 2월에는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꾸려 가양동 CJ부지 개발 사업에 참여했고, 1조500억원에 부지를 매입하는 데 성공했다. 해당 부지는 지하 7층~지상 14층 규모의 업무시설 및 지식산업센터(가칭 현대프리미어캠퍼스)로 개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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