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량 급감 속 신고가 랠리..집값 이상현상 계속된다
보유세 인상에 월세 전환 늘어..비싸진 전세 집값 자극 악순환
전문가 "내년 봄까지 오를 것"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정부의 2·4 공급 대책이 나온지 5개월 여가 가까워지고 있지만 집값 전망은 여전히 ‘안정’과는 거리가 멀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꼭지론’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의 ‘금리 인상 예고’ 등 잇단 정부의 부동산시장의 ‘버블’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거래 위축 속 매물이 줄고 가격은 급등하는 이상현상이 지속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 매도와 매수 호가 간의 간극이 더욱 커지는 ‘혼돈의 시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인은 비싸게 내놓고 매수인들은 싸게 사려고 하다보니 두 세력 간의 힘겨루기가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심지어 집값 상승에도 거래량이 급감하면서 통계의 왜곡을 가져오는 현상도 나타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됐다.
◇‘버티기’ 늘고 매물은 더 줄어…시장이 멈췄다 =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 ‘매물절벽’을 가장 우려되는 점으로 꼽았다. 정부의 공급대책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공공을 강조하고 민간 부문을 위축시키는 ‘구축효과’로 인해 전반적인 공급량은 줄어들었다. 심지어 지난 1일 시행된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양도소득세 중과와 전월세신고제 또한 거래절벽 현상을 심화시키고, 증여를 급증하게 하는 역효과를 낳았다. 강도 높은 규제로 다주택자를 압박해 규제 시행 전 매물을 쏟아내게 하면 집값 조정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정부 정책 목표가 또다시 빗나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이로 인해 시장의 ‘멈춤’ 현상이 오히려 집값이 ‘안정’된 것처럼 보이게 하는 통계 왜곡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소장은 "대기 수요는 많은데 매매, 전세 모두 매물이 없다"면서 "이를 해소할 만한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현 정부에서는 계속 매물을 없애는 정책만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임대차 입법, 실거주요건 강화 등의 정책이 시장 회전을 할 여지 자체를 없애고 있다는 설명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공급부족이고 다음으로 물량도 없는데 보유세 부담이 높아지는 것"이라면서 "보유세 전가는 전세를 월세로 돌리게 하면서 전세가를 계속 올라가게 하고 다시 매매 시장까지 자극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대전’ 된 대선, 집값 자극 우려 = 임기 1년 남은 정부의 뒤늦은 공급대책, 게다가 부동산 투기에 발목을 잡혀 지지부진 속도를 내지 못하는 사이 어느새 다가온 대선 정국이 집값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은 한 마디로 시장에 안 먹히는 것들을 요구한 셈"이라며 "2·4대책도 현실화할 수 있는 부분이 없고, 부동산세를 완화한다는 점도 정치적 편가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시장에 명확한 시도를 주기에는 역부족"이라고 했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부가 2.4대책을 통해서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했지만 2.4대책이 나온지 4개월이 지났음에도 결과적으로 보면 공급확대 계획이 현실화될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대선 후보자들은 추후 실현 여부를 크게 따지지 않고 규제 완화책 등을 그냥 던질 가능성이 높아 현 정부나 여당의 부동산 관련 정책에는 신뢰감을 가지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도 "이미 대권 도전자들은 재개발, 재건축 등 지역개발을 포함한 큰 그림에 대해 이야기를 하기 시작하는 등 각종 공약 경쟁에 한창"이라면서 "서울의 대부분 지역은 노후 주택이 밀집한 재개발, 재건축 구역으로 이 같은 경쟁적 ‘희망 고문’에 집값이 자극 받아 오를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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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내집마련 서둘러야" = 전문가들은 현재 집값 상승이 과열된 측면이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동의했다. 그러면서도 당분가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서는 의견을 같이 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현재 서울과 수도권 집값에 20~30%는 거품이 끼었다고 본다. 현재 거의 고점이 임박했거나 고점을 지나고 있는 중"이라면서 "하지만 정부와 정책이 거품을 계속 키우고 있기 때문에 거품이 붕괴되기 직전인 내년 봄까지 집값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전세가격 오름세가 꾸준한데 입주량이 전년 보다 작기 때문에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을 밀어올리는 현상이 지속될 것 같다"면서 "3기 신도시 물량, 하반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물량이 나오는 것 만큼 무주택 세대주들은 청약가점이 된다면 분양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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