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러운 '원주민' 과거사..'국경일'로 제정하려는 캐나다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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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8일, 원주민 아동 유해 215구가 발견되면서 드러난 캐나다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국경일을 제정하자는 법안이 6월 3일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뒤 왕실의 동의를 받았다.
유해가 발견된 캐나다 캠룹스 (Kamloops) 기숙학교는 1874년에서 1996년 사이 캐나다 전역에서 운영되던 130개가 넘는 원주민 기숙학교 중 하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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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BC주에서 215구의 아동 유해 발견
원주민 문화 말살 상징하는 부끄러운 과거사
국경일 제정 움직임에 원주민 사회 '진실부터 밝혀라'
지난 5월 28일, 원주민 아동 유해 215구가 발견되면서 드러난 캐나다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기억하고 반성하는 국경일을 제정하자는 법안이 6월 3일 상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한 뒤 왕실의 동의를 받았다.
유해가 발견된 캐나다 캠룹스 (Kamloops) 기숙학교는 1874년에서 1996년 사이 캐나다 전역에서 운영되던 130개가 넘는 원주민 기숙학교 중 하나였다.
캐나다 정부는 사회 통합을 명목으로 원주민 자녀를 기숙학교에 집단 수용시켰다. 기숙학교에서는 원주민 언어 사용을 철저히 금지, 영어와 프랑스어를 가르쳤으며 기독교로의 개종도 강요 됐다. 사실상 원주민 문화 말살 정책이었던 것이다.
학대와 폭력도 공공연하게 벌어졌지만 정부는 이를 방치했고, 기숙학교에 수용된 원주민 자녀들은 굶주림과 학대 질병 속에서 사망했다. 그리고 사망한 어린이의 일부가 이번에 유해로 발견된 것이다.
이에 캐나다 정부는 오는 9월 30일을 진실과 화해를 위한 정기 국경일로 제정해 자국의 부끄러운 과거사를 반성하자고 제안했다.
과거 캐나다 원주민 자녀가 기숙학교로 끌려갔던 날짜이기도 한 9월 30일은 원주민 아동이 겪었던 고통과 아픔을 잊지 말자는 취지로 2013년부터 시작된 ‘오렌지 셔츠의 날(Orange shirt day) ’이기도 하다.
◆215명의 소중한 아이들을 위한 추모 ©여지영
매년 ‘오렌지 셔츠의 날'에 캐나다 시민들은 오렌지색 티셔츠를 입고 ‘모든 아이가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되새겨왔다.
하지만 9월 30일을 정식 국경일로 하는 법안에 대해 '그저 형식적인 제스처 일 뿐'이라며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원주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겪는 고통은 기억해야 할 ‘과거 역사’ 아니라 해결해야 할 ‘현재’이며, 국경일 제정보다 더 시급한 문제가 쌓여있기 때문이다.
캐나다 원주민에 대한 차별은 ‘희망 없음’으로 이어져 10대들을 자살로 내몰고 있으며, 원주민 가정 대부분이 빈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현재 원주민 사회와 시민단체는 캐나다 전역에 설립되었던 모든 원주민 기숙학교를 대상으로 유해 발굴과 탐사 작업을 벌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진실을 낱낱이 밝히려는 노력이 진정한 화해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캐나다 = 여지영 글로벌 리포터 negation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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