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 대책] 신규 택지까지 긁어모은 초대형 공급 대책..이번엔 집값 잡을까

박상길 2021. 2. 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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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4일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공공개발과 함께 수도권 신규 택지까지 긁어모은 83만6000호 규모의 초대형 공급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3000호 등 수도권에 61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고 지방 대도시에서도 22만호의 주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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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창흠(사진) 국토부 장관이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공공주도 3080+ 대도시권 주택공급 획기적 확대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 박상길 기자] 문재인 정부가 4일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공공개발과 함께 수도권 신규 택지까지 긁어모은 83만6000호 규모의 초대형 공급 대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2025년까지 서울 32만3000호 등 수도권에 61만6000호의 주택을 공급하고 지방 대도시에서도 22만호의 주택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에서 공급하는 32만3000호는 경기도 분당 신도시를 3개 합친 규모이며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에 위치한 아파트 수와 비슷하다.

정부는 83만6000호 중 약 70%에 달하는 57만3000호를 도심 내 신규 사업을 통해 공급하고 나머지 26만3000호는 신규 공공택지 지정 등을 통해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이를 위해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를 중심으로 전국 15곳 내외의 지역에서 신규 택지를 지정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가 기존에 주거복지로드맵과 3기 신도시 등을 통해 내놓은 수도권 127만2000호 공급 계획까지 합하면 이번 정부에서 수도권에 공급되는 주택은 188만8000호에 달한다. 정부가 작년 5·6 대책에서 내놓은 서울 전세대책 물량 7만5000호까지 더하면 주택 수는 더 늘어나는데, 1990년 노태우 정부 때 추진된 수도권 200만호 공급 계획과 맞먹는 수준이다.

당시 노태우 정부는 급등한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경기도 분당과 일산 등 1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골자로 한 수도권 200만호 주택 공급 계획을 추진했고 이 영향으로 10년간 서울 집값이 안정세를 보였는데, 이 사례를 본보기 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다만 정부가 이번에 제시한 주택 공급 물량은 아직 실체가 없다. 정부는 2025년까지 83만6000호의 주택 분양을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주택을 지을 땅을 확보하겠다고만 밝혔다. 이 때문에 실제 분양으로 이어지려면 그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다만 아파트가 아닌 빌라형이나 중층 단지의 경우 일반 아파트보다 사업 속도가 빨라 공급 속도가 다소 빠를 수는 있다.

정부 관계자는 "소규모 정비사업 등을 통해 공급하는 다세대 주택 등은 2023년 준공도 가능하다"며 "주택 유형에 따라 실제 준공되고 입주하게 되는 시점은 다양하게 벌어질 것인데, 중대형 아파트의 경우 지금부터 5~6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제 상황이 30년 전 노태우 정부 때와 전혀 다른 데 물량 폭탄을 쏟아내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노태우 정부 당시에는 1988년 서울올림픽 등으로 경제가 호황이었고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인구가 급격히 유입돼 주택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심각한 저출산으로 인구감소 시대를 앞두고 있고 30년 전에 비해 지방에서 서울로 이동하는 인구도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61만6000호 주택 공급계획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당장은 집값 안정을 이룰지 몰라도 수년 뒤 주택 공급 쇼크가 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 교수는 "정부 대책은 실현 가능성이 있느냐가 관건이지만, 만약 사업이 실제 추진된다면 다음 정부는 주택 입주시점에 맞춰 대책이 필요하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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