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 이거 뒤집을 수도 없고.. 자승자박 된 다주택자 규제

이종선 2020. 10. 27. 00:0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최근 전국적인 전세난을 진정하기 위해 세제나 공급 측면의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과거 전세난에는 정부가 민간의 임대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임대물량을 공급한 다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식의 당근책이 있었지만, 최근 정부 내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시장에서는 "이제라도 정책 노선을 바꿔 민간 임대 공급을 활성화해야 전셋값을 잡을 수 있다"고 제안하지만, 정부에는 마이동풍인 셈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7·10 대책에 거래 줄며 전세 품귀


정부가 최근 전국적인 전세난을 진정하기 위해 세제나 공급 측면의 보완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하다.

과거 전세난에는 정부가 민간의 임대 공급을 활성화하기 위해 임대물량을 공급한 다주택자에게 세제 혜택을 주는 식의 당근책이 있었지만, 최근 정부 내에서는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는 분위기다. 금리나 매매가격 등 시장 상황이 달라진 탓도 있지만, 정부가 올해 내놓은 다주택자 세 부담 강화 등의 정책 노선과 충돌하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이제라도 정책 노선을 바꿔 민간 임대 공급을 활성화해야 전셋값을 잡을 수 있다”고 제안하지만, 정부에는 마이동풍인 셈이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2013년부터 시작된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2014년 2·26 대책에서 다주택자가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을 사서 10년 이상 임대를 하면 재산세나 소득·법인세 감면 폭을 확대하고 3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줬다. 전세난이 계속되자 2015년 4·6 대책에서는 서민에 대한 주택 구매자금과 전월세 대출 금리를 0.2~0.5% 포인트까지 인하했다.

그러나 이런 대책들은 정부 논의 테이블에 올라와 있지 않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0년 초반에만 해도 전국에 미분양 주택 수가 엄청 많았기 때문에 다주택자에게 집을 사서 임대물량으로 공급하게 하는 정책이 효과가 있었다”면서도 “지금은 시장 상황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설명대로 2013년 3만3192가구였던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지난해 6202가구로 5분의 1가량 줄었다. 기준금리 역시 2015년 4월에는 1.75%였지만 현재는 0.50%로 금리 추가 인하 여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당면한 전세난을 해소하려면 민간 임대물량 유도가 필수라고 입을 모은다. 권대중 명지대 교수는 “당장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어떤 대책도 백약이 무효하다”며 “160만7000가구에 달하는 등록임대사업자 물량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정부가 유인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정부가 공급하는 공공임대 물량을 대폭 늘렸지만, 여전히 전체 임대 물량의 8% 수준에 불과하다.

문제는 정부가 불과 석 달 전 7·10 대책을 통해 임대사업자 지원을 대폭 축소하고 다주택자 세 부담을 대폭 강화했다는 점이다. 4년 단기임대사업자와 아파트 8년 장기임대 제도는 폐지해 버렸고 다주택자에 대해 취득세는 물론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 중과세율까지 인상하면서 거래 유인을 막아버렸다.

그러다 보니 전국적인 전세난에도 당장 불을 끌 수단이 마땅치 않다. 정부가 검토하는 공공임대주택 확대, 월세 세액공제 확대 등은 대부분 중장기적 정책이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정부가 검토하는 내용 대부분은 전세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저소득층 주거복지 정책”이라며 “공무원들도 효과가 없을 것이란 걸 알겠지만 이제 와 정책 방향을 바꿀 수도 없고 난감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