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태훤의 왈家왈不] 홍남기 부총리가 '테스형'을 부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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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경제 수장의 처지가 요즘 말이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나라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부총리가 이럴진대, 돈 없고 힘 없고 '빽' 없는 서민이 전세난민으로 내몰리는 사연이야 오죽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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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 경제 수장의 처지가 요즘 말이 아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명색이 부총리고, 국무위원 중에서도 으뜸급 장관인데 전셋집을 구하지 못하고 또 팔지 못한 집 문제로 매일 조롱과 비아냥에 시달린다. 이미 인터넷 카페와 포털 커뮤니티에선 ‘동네북’ 취급까지 받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홍남기 부총리에게 당분간 부동산 문제라도 걱정을 덜어주겠다며 서울역 주변의 신축 아파트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전세로 내놓겠다는 제안이 담긴 청원까지 올라왔다.
청원인은 "심사숙고 끝에 제안을 드리는 만큼 빠른 시일 안에 홍남기 총리님의 긍정적인 답변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 "앞으로는 무주택자뿐 아니라 주택 보유자까지 모든 국민을 함께 대인배처럼 헤아리시어, 지금처럼 부동산과 세금으로 인해 고통받지 않고 생업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좋은 정책 고민을 부탁드린다"고 썼다.
홍 부총리가 청원인의 제안을 받아들일지는 모르겠으나, 세입자를 보호하고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을 유도하겠다며 부동산 정책을 주물렀던 경제 수장이 전세난민으로 내몰리고, 1주택자가 되려고 집을 처분하려 해도 팔기 어렵게 스텝이 꼬였으니 어쨌든 경제 수장으로서의 체면은 제대로 구긴 셈이다.
나라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부총리가 이럴진대, 돈 없고 힘 없고 ‘빽’ 없는 서민이 전세난민으로 내몰리는 사연이야 오죽할까.
법안을 발의한 여당 국회의원들이나 정부 관료는 이런 후폭풍은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을까? 1000만명이 넘는 이 나라 국민의 주거와 직결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법사위에 상정돼 심사·의결에 2시간이 채 걸리지 않고,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에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데 28시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날림 처리됐다면, 이 정도 ‘구멍’은 예고된 일이다.
경제부총리조차 임대차 3법에 포함된 계약갱신청구권에 발목이 잡히자 당국은 뒤늦게 관련법을 보완하겠다고 어수선이다. 보완책을 예고한 지 벌써 며칠이 흘렀지만 속전속결로 처리하지 않는 걸 보니, 부총리도 겪는 문제라 여기는지 이번엔 정부도 신경을 좀 쓰는 모양이다.
서민도 부총리도 정부도 꽉막힌 답답한 심정은 누가 헤아려줄까. 어려운 시기에 답답하고 팍팍해진 삶을 위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나훈아의 신곡 ‘테스형'이 위로라도 될까? 최근 국정감사에서도 이 노래가 간접 소환될 정도로 많이 인용되는데, 마침 가사를 보니 문구 조금만 고치면 갑갑한 홍 부총리의 마음이 읽힐 법도 하다.
그가 ‘테스형’을 들려주진 않겠지만, 혹시라도 부른다면 이렇지 않을까?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긴 꼴 됐다. 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
그저 사는 전세가 고맙기는 하여도, 죽어도 오고 마는 재계약은 두렵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집 파는 건 또 왜 이래. 사는 집 아니면 파시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 내가 어찌 알겠소, 모르겠소 테스형.
마포 전세 아파트, 만기 곧 돌아온다. 의왕 아파트는 안 팔려 얼굴빛이 샛노랗다.
그저 지어진 아파트가 천지 널려 있어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
아! 테스형. 아프다 세상이, 고민 많은 나에게. 아! 테스형, 소크라테스형. 시절은 또 왜 저래.
먼저 경험해본 임대차 3법 어떤가요, 테스형.
해보니까 대책이 통했나요, 테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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