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까지 번진 전세품귀 현상..표준임대료·6년 보장 카드 꺼내나

성남 전세價 두달만에 2억↑..공급책 내놓은 상황서 추가 카드 마땅치 않을 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당 지도부 및 관련 부처 장관들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경제상항 점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조성우기자]

[아이뉴스24 이영웅 기자] 임대차3법 시행과 가을 이사철 등으로 서울과 수도권에 전세 품귀 현상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다음주 24번째 부동산 전세 대책을 내놓는다. 표준임대료 도입, 6년간 전세보장, 주택 매매시 세입자의 계약갱신 여부를 기재하는 이른바 홍남기방지법 등이 거론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 주재로 열린 경제상황 점검회의에서 "가격은 오르고 물량은 줄어드는데 실거래 통계는 지난해 동기 대비 늘고 있다"며 "전세시장과 관련해 실수요자와 서민 보호를 위한 안정화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날 당정은 다음주께 부동산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전세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놓기로 했다. 허영 민주당 대변인은 경제상황 점검회의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전세시장에서 거래량이 줄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당 차원에서 전세 관련 TF를 구성해 시장 안정화를 위한 방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세난으로 대혼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 서울 아파트 중심으로 이뤄지던 전세품귀 현상이 수도권으로까지 옮겨붙으면서 서울과 교통 접근성이 우수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 신고가 행진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최근 경기 성남 분당구 판교알파리움2단지 전용면적 142㎡가 16억5천만원에 거래됐다. 지난 9월에는 14억7천만원에 거래됐다는 점에서 한달만에 무려 2억원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인근 백현6단지 휴먼시아 84㎡도 최근 전세보증금 10억8천만원에 거래됐다. 7월 7억원대에 계약이 이뤄졌는데 9월 말 10억원에 계약서를 쓴 데 이어, 일주일만에 8천만원 증가했다. 수원 영통구 힐스테이트광교 107㎡ 역시 지난달 전세 10억 시대를 열었다. 불과 두달 전인 지난 7월 8억3천만원에 거래됐다.

수도권에서 이같은 전세가격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는 배경에는 신규 입주물량이 감소한 가운데 청약대기 수요 및 거주요건 강화 등 전세매물 부족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10월 둘째주 수도권 전세가격은 0.16% 상승하면서 지난주 대비 0.02%포인트 증가했다.

하지만 정부가 추가로 내놓을 카드가 마땅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7·10 공급대책을 통해 수도권에 대규모 아파트 물량을 공급하기로 한 데다 주거복지로드맵을 통해 오는 2025년까지 공공임대주택 물량을 기존 200만가구에서 240만가구로 대폭 늘렸기 때문이다.

여당에서는 전세 시장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표준임대료 제도 등이 거론되고 있다. 표준임대료 제도는 지자체별 물가와 주택의 공시가격, 주변의 임대료, 주거비물가지수 등을 고려하고 표준주택을 선정해 기준이 되는 임대료를 고시하는 제도다. 집주인이 임대료를 마음대로 올리지 못하게 막겠다는 것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윤호중 민주당 의원은 7월 이같은 내용의 주거기본법 및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을 발의, 현재 소관위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일각에서는 전월세상한제 대상을 신규계약까지 확대하고 계약갱신청구권을 기존 2+2에서 6년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 밖에도 전세 낀 집을 매매할 때 기존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여부 등을 계약서에 명시하는 이른바 '홍남기 방지법'이 담길 가능성도 있다. 최근 홍 부총리가 경기도 의왕 아파트를 실거주하려는 매수자에게 팔았으나 기존 세입자가 나가겠다는 약속을 번복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영웅기자 hero@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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