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군 이래 최대' 둔촌주공도 결국 분양가 상한제로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으로 관심을 모았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재건축 후 1만2032가구)이 결국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게 됐다. 주변 시세를 토대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현행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규제를 적용받느니 차라리 건설원가 기준으로 분양가를 규제하는 상한제가 낫다고 판단한 셈이다.

24일 주택정비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이 지난 7월 24일 HUG로부터 받은 분양보증의 유효기간이 이날로 만료된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일(7월 28일) 전에 받아둔 분양보증이 사라지면 분양가 상한제를 피할 수 없다.

당초 둔촌주공 조합은 HUG가 분양보증을 발급하는 조건으로 제시한 분양가(3.3㎡당 2978만원)를 수용할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을지 고민하다 일단 분양보증부터 받으며 시간을 벌었다. 하지만 이후 조합 내부에서 의견이 엇갈리면서 갈등이 불거졌고, 지난달 8일 조합 집행부가 해임된 후 관련 논의가 사실상 중단됐다.

둔촌주공 조합원들은 분양가를 최소한 3.3㎡당 3550만원은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HUG는 인근 단지 분양가와 시세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양가를 통제하는 반면, 상한제를 적용받으면 토지가격·건축비 등 원가에 적정 이윤을 더하는 방식으로 분양가가 결정된다. 최근 공시지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 때문에 일부 조합원들은 “차라리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게 낫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초구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재건축하는 래미안원베일리(2990가구)도 HUG 보증 기간이 28일까지인데 둔촌주공과 비슷한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10월 말 분양가 상한제를 시행하려 했지만 조합의 퇴로를 열어주기 위해 올해 7월까지 유예했다. 당시 정부는 “분양을 서두르면 상한제에서 제외되므로 공급이 조기화되는 효과가 있다”며 대상 아파트가 서울에 13만1000가구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11월부터 올해 8월(7월 중 분양신청 단지 포함)까지 서울에서 분양된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는 2만7401가구에 불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