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제일 뜨겁다는 서울 동북부 주택시장.. "'삼릉오계'는 잊어주세요"

백윤미 기자 2020. 8. 3.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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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노원·성북구 일대의 이른바 ‘삼릉오계(정릉·공릉·태릉·상계·중계·하계·월계·석계)’ 지역이 6.10 대책과 7.10 대책 이후에도 아파트 신고가를 갱신하는 등 서울 부동산 시장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최근 중저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자가 몰리는 이른바 ‘패닉바잉(Panic Buying·공포에 의한 사재기)’ 바람이 분 여파다.

3일 한국감정원의 7월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노원구는 이달 주택 가격이 1.22% 상승해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정릉동을 제외한 삼릉오계 대부분의 지역이 노원구에 속했다. 서울 평균 상승률은 0.71%였다. 한국감정원은 "학군이 양호한 중계·하계동 위주로 주택가격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정릉동이 포함된 성북구 역시 0.71% 올랐다.

삼릉오계는 택시나 대리운전 기사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용어다. 도심부에서 먼데다 주거지가 밀집해 손님을 태우고 가면 나올때 빈손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아 운행을 꺼린다고 한다. 부동산 시장에서도 노후주택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지하철 등 교통망이 잘 갖춰지는 않은 터라 투자 선호 지역으로 꼽히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 삼릉오계는 가장 주목받는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첫번째 요인은 정부의 잇따른 고가주택 규제 정책과 대출규제에 따른 30대 중심의 ‘패닉바잉'이다.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삼릉오계 부동산 시장이 반사효과를 누리고 있다.

또 우이신설선이 개통된 후 그동안의 교통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된 것도 지역의 매력을 높였다. 병원과 잘 갖춰진 학원가, 일부 아파트 단지의 재건축 인허가 등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실제로 이 지역 집값은 7.10 대책 이후에도 하락 조짐을 보이기는 커녕 최고가를 잇달아 경신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11단지아파트 전용면적 79㎡는 지난달 25일 8억200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6월 말 7억2400만원에 거래된 지 한 달만에 9400만원 오른 가격이다.

성북구 정릉동 경남아파트 전용면적 50㎡도 지난달 10일 5억3850만원에 거래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6월 초 4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8850만원 오른 가격에 다시 신고가를 찍었다. 노원구 하계동 하계학여울청구아파트 전용 84㎡는 지난달 30일 7억7000만원에 거래돼 일주일 만에 4000만원이 뛴 가격으로 신고가를 기록했다.

하계동 하계6단지 전용면적 43㎡도 지난달 29일 4억750만원에 거래돼 9일 만에 1250만원 뛰었다. 공릉동 공릉태강아파트 전용 59㎡ 역시 지난달 21일 5억48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에 손바뀜됐다. 이 아파트는 지난달 9일 5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한 달도 안 돼 2800만원이 올랐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중심으로 급등세가 펼쳐지자 빌라나 단독주택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진 점과 함께 매물이 없어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된 것도 삼릉오계의 상승 요인으로 꼽는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삼릉오계 지역의 상승세는 일종의 패닉바잉의 결과"라면서 "막차를 타야한다는 조급함에 ‘과거에는 기피지역이었어도 서울은 서울’이라는 심리로 이들 지역을 매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소형 아파트는 6억, 중대형 아파트는 9억 선에서 대출 규제 등이 있기 때문에 어느 순간에는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삼릉오계 지역은 서울에 얼마 남지 않은 대표적인 중저가 지역인데다 출퇴근이 용이한 4호선과 동북선 경전철 등 교통 개선 기대감으로 상승한 경향이 있다"면서 "30대 등 위주로 꾸준히 매수 성향과 심리가 유지되는 한 이 지역 상승세는 일정부분 유지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도심 고밀도 개발과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 신도시 확충 등을 병행해 시장에 공급량이 많다는 신호를 주면 매수 성향이 줄어들 여지가 생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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