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3법 시행에 전세매물 씨말라.. 집주인도 세입자도 정책 피해자" [현장르포]

김동호 2020. 8. 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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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 3법 중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된 첫 주말 서울지역 전세물량 실종이 현실화됐다.

겨우 만난 은마아파트 A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차 2법이 지난달 31일 시행된 이후 전세, 월세 매물이 전혀 없다"며 "교육 때문에 전세를 사는 세입자 대부분은 집주인들이 재계약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고 있어 초조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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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차3법 첫 주말 맞은 서울
대치·개포 중개업소 개점휴업
신축전세=저렴 공식도 깨져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공포됐다. 2일 서울 송파구 부동산중개업소 매물 정보란이 전셋값 폭등 및 전세 품귀 현상으로 비어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임대차 3법 시행 직후 집주인들이 매물을 약속이나 한 듯 싹 거둬들였어요. 중개업소들도 생존을 걱정해야 할 처지예요."(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 D중개사무소 대표)

임대차 3법 중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가 시행된 첫 주말 서울지역 전세물량 실종이 현실화됐다. 대치동 등 서울 주요 아파트 전세는 씨가 말랐고, 입주를 앞둔 신규분양 대단지 아파트에서 볼 수 있었던 저렴한 전세도 자취를 감췄다. 공인중개사들은 "세입자와 집주인 모두 정책의 피해자"라며 답답해했다.

'실거주' 택한 집주인들

궂은 날씨였던 2일 서울 대치동 중개업소는 대부분 문이 닫혀 있었다. 가끔씩 휴가를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는 곳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안내조차 없이 불이 꺼져 있었다. 겨우 만난 은마아파트 A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차 2법이 지난달 31일 시행된 이후 전세, 월세 매물이 전혀 없다"며 "교육 때문에 전세를 사는 세입자 대부분은 집주인들이 재계약 이야기조차 꺼내지 않고 있어 초조해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로 총 28개동, 4424가구 규모인 은마아파트 인근 중개업소를 모두 점검했지만 전세물건은 단 한 개도 없었다. 인근 3000가구가 거주하는 개포 주공 5·6·7단지도 전월세 매물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개포주공 5단지의 B중개업소 대표는 "집 가진 사람들은 세금 때문에 죽어나고, 세입자들은 올라가는 전셋값 때문에 죽어난다"며 "집주인들은 쾌적한 환경을 버리고 노후된 집에 들어와야 하고, 세입자들은 다른 지역으로 떠밀려야 하는 전세난민들이 속출할 텐데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미 지난해 9·13 대책 이후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으려는 집주인들의 실거주 움직임이 확산됐다"며 "임대차 2법이 이런 분위기에 기름을 부어 전세시장이 최악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 아파트 '저렴한 전세'도 옛말

이날 9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개포동 개포래미안포레스트(2296가구) 인근 중개업소에는 문의전화가 꾸준히 이어졌다. 전세가가 폭등하자 입주를 앞둔 신축 아파트의 저렴한 전세 물건을 알아보려는 수요가 많았다.

인근 C중개업소 대표는 "임대차 3법 때문에 집값을 못 올릴 수 있다는 위기감에 (신축 아파트) 임대인들이 단톡방을 만들어 임대료를 처음부터 비싸게 받아야 한다는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며 "지난주 12억원에 거래되던 전용 84㎡ 전세가 전월세상한제 시행 직후인 어제 14억원에 나오더니, 오늘은 15억원짜리도 올라왔다"고 말했다. 7월에 입주하는 서울 면목동 사가정센트럴아이파크(1505가구)는 아예 전세 물건조차 없었다. 인근 D중개업소 대표는 "정책은 엊그제 발표됐지만 거론이 시작된 이미 한달 전부터 전세 품귀현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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