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광풍'..상반기 주택매매 62만건 역대 최다

[경향신문]
정부의 잇달은 부동산 규제에도 불구하고 올 상반기 주택매매거래가 62만건을 넘어서며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풍부한 시중의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유입되면서 수요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동작구 상공에서 바라본 도심. 김창길 기자

22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이 집계한 상반기 주택매매거래량을 보면 62만878건을 기록해 집계가 시작된 2006년 이래 가장 많은 거래량을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31만4108건)와 비교하면 2배에 가까운 97.7% 거래가 늘었고, 최근 5년 상반기 평균 거래량(45만7543건)과 비교할 때도 35.7% 거래량이 많다.

올 상반기는 지난해 12·16 부동산대책의 효력이 곧바로 이어진 시기다. 상반기에는 규제지역을 추가한 ‘2·20 부동산대책’,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강도높은 처방이 담긴 ‘6·17 부동산대책’ 등 굵직한 부동산 추가 대책도 발표됐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보통 규제가 발표되면 거래가 뜸해져야 하는데 최근 상황은 분명히 비정상적”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투자처를 찾는 유동자금이 부동산으로 계속 유입되면서 매매거래 증가와 가격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5일 발표한 ‘5월 중 통화 및 유동성’ 통계를 보면 5월 광의 통화량(M2 기준)은 3053조9000억원으로, 한달 새 35조4000억원(1.2%) 늘었다. 시중 통화량의 적정수준을 나타내는 ‘실질머니갭률’도 1분기에 8%대를 나타냈다. 시중 통화량이 적정 수준보다 8% 이상 많았다는 의미로, 집계가 시작된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래량이 33만9503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38.4% 증가했다. 서울만 놓고보면 8만8980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21.3% 증가했다. 지방도 28만1375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63.9% 증가했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 거래량(45만2123건)이 전년동기 대비 128.1%, 아파트 외 주택 거래량(16만8755건)이 전년동기 대비 45.6% 각각 증가했다.

전·월세 거래량도 늘었다. 상반기 전세 거래량은 66만9826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3.2%, 월세 거래량은 45만6435건으로 전년동기 대비 13.7% 각각 증가했다.

송진식 기자 truej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