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목마른 시장, 서울 '끝자락' 노원 미니 신도시에 만족할까

태릉골프장 일대+구리갈매역세권 3만가구 공급 가능
"업무지구 빈약 노원에 공급, 베드타운 전락..강남 집값 더 견고할 것"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의 모습 2020.7.16/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일대에 '미니 신도시'가 들어설 전망이다. 정부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 대신 꺼내 들 것으로 유력한 주택공급 대책이다.

부동산업계는 공급 속도와 물량 측면에서는 후한 평가를 줬으나, 입지가 아쉽다고 평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국 또 공급하겠다는 곳이 서울 강북에서도 끝자락"이라며 "(공급) 속도는 나겠지만, 시장 불만을 누그러트리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21일 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발표할 주택공급 방안에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가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가 태릉골프장을 지목한 만큼 사실상 결정된 사안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평가다. 그간 반대 입장을 보였던 국방부 역시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태릉골프장은 노원구 공릉동 일대 82만5000㎡다. 부지 면적만 놓고 보면 단군 이래 최대 재건축 사업으로 불리는 강동구 '둔촌주공'(62만㎡)보다 넓다.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 규모가 1만2000여가구인 것을 고려하면 태릉골프장에 2만여 가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 태릉골프장과 맞닿아 있는 경기 '구리갈매역세권'(담터지구) 사업까지 더하면 노원구 일대에 3만여 가구 공급이 가능해 보인다.

업계의 평가는 다양했다. 사업 과정이 비교적 수월해 공급 속도가 날 것이라는 전망과 시장 수요를 만족시키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가 엇갈렸다.

태릉골프장은 다른 공공택지와 달리 민간이 보유한 땅이 아니다. 바로 국방부가 소유한 땅으로 관계부처 협의만 순탄하면, 공급 속도는 빠를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5월 발표한 용산 철도창부지(8000가구) 역시 한국철도(코레일)가 보유하고 있어, 정부는 2023년이면 공급할 수 있다고 했다. 태릉골프장 부지 역시 비슷할 전망이다.

그러나 공급의 질 측면에서는 평가가 야박했다. 무엇보다 시장의 선호도가 떨어지는 서울 외곽이고, 주변 업무시설도 빈약해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장이 원하는 곳은 결국 도심 업무지구와 가깝거나 강남권 일대인데 이곳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

시장 전문가는 "택지지구를 조성해 공급하기에는 서울에 땅이 없는 게 현실이나, 비슷한 서울 끝자락인 마곡은 많은 회사가 있다는 점에서 노원과 차이가 크다"며 "시장은 강남을 원하는데 결국 노원에 공급하니 정부가 그리 잡고 싶어 하는 강남 집값은 더 견고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News1 이은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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