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네오펙트 '스마트장갑'..원격 재활치료 美선 'OK' 韓은 'NO'
인피니트헬스케어, MRI·CT 등
수많은 병원진료 데이터 수집
실시간 조회가능 플랫폼 제공
라이프시맨틱스 '에필케어M'
혈압·심박수 등 앱에 올리면
의료진이 온라인서 모니터링
◆ 원격의료 이끄는 혁신중기 ① ◆
원격 재활의료 기기 토종 업체인 네오펙트의 대표 상품 '스마트글러브'는 미국에서 온라인 영상을 통한 쌍방향 원격 재활치료 기기로 널리 활용된다. 뇌졸중 등 중추신경계 질환 환자가 장갑 식으로 만든 스마트글러브를 끼고 컴퓨터 영상을 통해 재활치료사 설명과 지시에 따라 원격으로 재활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환자의 손동작 정보가 웹 포털과 연결된 스마트글러브를 통해 재활치료사에게 매일 전달되고, 이 같은 데이터를 토대로 재활치료사가 환자에게 어떤 운동을 하라고 화면을 보면서 주문할 수 있다. 체크된 운동량이 네오펙트 의료진용 웹 포털로 전송돼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점도 효율적이다. 네오펙트는 손 운동을 위한 스마트글러브 외에 스마트밸런스(다리), 스마트보드(어깨·팔), 스마트키즈(어린이용), 컴커그(치매 인지 재활) 등 원격 재활치료 제품 7종을 미국 시장에 내놨다. 근골격계나 신경계 손상에 따른 하체 재활을 돕는 스마트밸런스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전자쇼 'CES 2020'에서 혁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처럼 환자와 재활치료사를 영상과 웹 포털로 연결해 환자가 병원에 가지 않고도 가정에서 손쉽게 재활훈련을 할 수 있어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반해 원격치료와 상담이 금지돼 있는 국내에선 병원에만 제품을 납품할 뿐 가정에는 판매할 수 없다. 반호영 네오펙트 대표는 "재활 환자들은 몸이 불편해 병원 방문이 힘든 만큼 원격을 통해 수시로 재활훈련을 하는 게 중요한데, 스마트글러브를 개발해 놓고도 정작 국내에서는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반 대표는 "스마트글러브 등 우리 제품을 사용해 본 대다수 의사는 원격으로 재활운동을 시키는 것이 환자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며 "원격 재활치료는 의사 처방을 근거로 하기 때문에 의사들의 이해관계를 침해하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에 우리가 만든 원격 재활용 제품 7종을 수출한다"며 "국내에서 원격 의료가 허용되면 재활치료·훈련을 비대면으로 하는 데 기술적 문제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또 비대면 의료(원격 의료까지 포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한 환자와 병원 간 디지털 연결 시스템 구축이다. 웨어러블 측정 기기, 스마트폰 등을 통해 환자 건강 정보가 병원 내 플랫폼에 전송되고 이를 의사가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정확한 처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때 환자 진료 데이터가 디지털화돼야 의사가 실시간으로 환자 정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의료 데이터 기술은 원격 의료 시행에 필수적이다.
이와 관련해 병원 내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의학영상정보시스템(PACS) 기술을 보유한 IT 의료기기 전문기업 인피니트헬스케어도 원격 의료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 중 하나다. 김동욱 인피니트헬스케어 대표는 "디지털화된 진료 데이터가 없다면 원격 의료는 불가능하다"며 "자기공명영상장치(MRI), 컴퓨터단층촬영(CT) 등을 통해 수집된 수많은 진료 데이터를 하나의 서버에 통합한 뒤 데이터 관리, 실시간 조회 등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PACS를 원격 의료에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인피니트헬스케어는 향후 원격의료가 시행되면 PACS를 환자 쪽에서 비대면으로 정보를 보낼 수 있도록 B2C(기업과 소비자 간) 서비스 업체들과 협력할 계획이다.
디지털 헬스 정보 업체 라이프시맨틱스는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자 지난 3월 전화진료 지원 솔루션 '에필케어M'을 무상 배포했다. 증상 의심자가 체온, 심장박동 수, 혈압 등 자가 점검 테이터를 애플리케이션(앱)에 올리면 의료진은 노트북PC에 깔린 에필케어M 프로그램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해당 제품은 2018년 '에필케어'라는 품목명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유헬스케어 진단 지원 시스템으로 허가받았다.
회사 측은 "당시 기술로도 비대면 진료가 가능했지만 의료법 제약상 출시가 미뤄졌다가 코로나19 사태로 한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필케어는 환자가 인터넷에 연동된 모바일 앱을 통해 주기적으로 본인 상태를 입력하면 의사가 모니터링한 뒤 심각한 경우 내원을 요청할 수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원격 의료 허용 상황에 따라 온라인상 처방·진단이 가능한 에필케어 업그레이드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비대면 의료 중 하나인 온라인 의약품 유통 등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평가다. 이는 온라인상에서 소비자에게 전문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으로, 미국 영국 일본 중국 등에서는 온라인 유통이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 약사법은 약국 외 장소에서 의약품 판매를 금지하고 있어 반드시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찾아가야 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완전한 비대면 의료, 원격 의료가 되려면 처방받은 약까지 온라인상에서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기술적으로 어렵지 않기 때문에 결국은 제도 개선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병호 기자 / 이종화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네오펙트 '스마트장갑'..원격 재활치료 장비로 美서 인기
- 의사들도 혁신을 선택했다..병원협회 "원격진료 찬성"
- 美 이노비오vs진원생명과학..코로나19 백신 소송전
- 젊은 사람도 눈 주위 외상 후엔 녹내장 주의해야
- "국내 기술력 충분해..원격의료 당장 시행해도 문제없다"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AI가 실시간으로 가격도 바꾼다…아마존·우버 성공 뒤엔 ‘다이내믹 프라이싱’
- 서예지, 12월 29일 데뷔 11년 만에 첫 단독 팬미팅 개최 [공식]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