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만 4억 붙었다" 서울 누르니 튀어오른 수용성

이소은 기자 2020. 2.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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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선효과 3인방, '수·용·성' 가보니]


12·16 대책 등으로 서울 전역에 부동산 규제가 강화되자 수도권 집값이 급등세다. 일명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 상승을 주도한다. 서울 접근성이 우수한 역세권 단지를 중심으로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전용면적 84㎡ 호가가 14억원까지 올랐다.

9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7% 상승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0.4% 상승에 그쳤다.

상승세를 이끈 지역은 수원·용인 등이다. 수원은 같은 기간 1.98%, 용인은 1.73% 올라 경기도 평균을 끌어올렸다. 수원 팔달구가 2.36%, 용인 수지구는 2.61% 뛰며 지역 내 최고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성남 수정구도 1.04% 뛰었다.

수원, 광교신도시 12억…갭투자 몰린 팔달구
수원 영통구 이의동 일대 아파트 단지들.사진=조한송 기자

수원은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고 상권이 발달한 광교신도시 아파트가 줄지어 10억원을 돌파하며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광교중앙역 '자연앤힐스테이트'는 지난달 84㎡(이하 전용면적)의 매매가격이 12억3000만원(16층)으로 1년 전보다 2억5000만원 뛰었다. 신분당선 상현역에 위치한 '광교상록자이(84.938㎡)'도 지난 3일 10억8500만원에 신고가를 찍었다.

강남 출퇴근이 용이하고 주거환경이 쾌적해 판교, 수원 직장인을 비롯해 서울 투자자들까지 가세했다. 광교 B 공인중개사는 "강남이 오르면 판교와 광교가 같이 오른다"며 "30평형대는 삼성전자 직원들이 많이 샀고 자녀에게 물려주거나 소장 개념으로 사놓는다는 서울 분들도 꽤 있다"고 말했다.

광교 열풍이 불자 투자자들의 관심은 수원 전역으로 확산됐다. 최근 부동산 거래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30대 갭투자자가 눈여겨 보는 곳은 팔달구다. 전세와 매매가의 차이가 2억원 안팎인 팔달구 구축 단지를 중심으로 갭투자가 성행하면서 지난달 이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3억6098만원으로 1년 전(3억3048만원)보다 9.2% 급등했다.

용인, 신분당선 성복역·동천역 급등
경기 용인시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전경. 사진=이소은 기자


용인시 집값도 지난해 10월부터 꾸준히 상승 중이다. 서울 강남에서 수원 광교를 있는 신분당선을 따라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동천역 수지구청역 성복역 상현역이 수지구를 지난다.

지난달 수지구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 84㎡가 11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강남 접근성이 좋고, 신축 아파트라 선호도가 높다. 서울에서 전세를 살다 밀려온 강남 출퇴근 수요가 많다는 전언이다.

성복역 다음으로 강세를 보이는 지역이 동천역 주변이다. 지난달 동천동 아파트 평균 매매시세는 3.3㎡당 1798만원으로 용인시에서 가장 높다. 지난해 5월 입주한 '동천자이2차' 84㎡는 지난달 9억9000만원(16층)에 거래됐다. 호가는 11억원이다. 2016년 분양가는 5억5200만원 수준으로, 4년 새 2배가 됐다.

기흥구 대장주도 분당선 역세권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기흥역세권인 구갈동 아파트값은 3.3㎡당 1547만원(1월 기준)으로 기흥구에서 가장 높다. GTX-A 노선이 예정된 보정동도 구갈동에 이어 기흥구 집값 상승을 견인하는 지역이다.

현장 관계자는 "강남의 마지노선은 '용인'이라는 속설이 있다"며 "서울에서 새 아파트를 매입하기 힘든 30대가 강남 접근성이 좋은 용인을 선택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성남, 개발 예정된 구도심 상승세
지난 7일 오전 찾은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지하철 8호선 인근 '산성역 포레스티아' 건설 현장. /사진=최동수 기자

성남에서는 수정구와 중원구가 뜨겁다. 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이 본격 진행되며 전체 집값 상승을 견인 중이다.

수정구 신흥동 첫 재건축 단지인 '산성역 포레스티아'가 오는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84㎡는 11억원까지 올랐다"며 "프리미엄만 4억원 가량 붙었다"고 했다. 건너편 신흥2구역도 오는 5월 분양을 앞두고 철거 중이다.

지하철 8호선 단대오거리역 'e편한세상 금빛그랑메종'(금광 1구역 재개발) 등도 입주권 거래가 활발하다. 중원구 B중개업소 관계자는 "프리미엄이 3억5000만원 붙었다"며 "상대원 2·3구역 재개발 사업까지 진행되면 성남 집값이 다시 한 들썩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 구도심이 주목받는 건 주거환경에 대한 개선 기대감 때문이다. 성남 구도심은 오래된 빌딩과 빌라가 밀집해 낡은 도시라는 이미지가 컸지만, 대규모 재개발·재건축이 진행되며 주거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여기에 지하철 8호선이 모란역에서 판교로 연장 확정됐고, 위례신사선과 성남 경전철 제1노선 등도 계획돼있다.

수원·용인·성남 등 수도권 집값의 최근 상승세를 두고 전문가들은 규제의 풍선효과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12·16대책 등을 발표하며 서울을 규제하면서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지역에 투자가 몰린다는 분석이다.

송인호 KDI 경제전략연구부장은 "서울과 주변 위례, 판교 등 집값이 워낙 올라 키 맞추기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3구에서 마·용·성(마포·용산·성동)으로, 이제는 수·용·성으로 투자자들이 옮겨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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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은 기자 luckysso@mt.co.kr, 최동수 기자 firefly@mt.co.kr, 조한송 기자 1flow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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